여러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베스트 바이는 화웨이 메이트 10 프로를 현재 재고가 소진되는 대로 매장은 물론 웹사이트에서도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미 신규 물량 주문을 중단했으며, 수주 내로 제품 판매도 중단한다.
이로써 미국 내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을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은 극소수가 됐다. 화웨이는 미국 내에서는 아직 인지도가 낮기 때문에 베스트 바이 매장에 진열되어 있다는 것은 미국 소비자에게 존재를 알릴 수 있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미국 소비자들은 아직도 많은 수가 실제 매장에서 스마트폰을 구매한다. 블룸버그는 화웨이의 보급형 스마트폰인 아너(Honor)와 노트북, 스마트워치도 마찬가지 신세가 됐다고 지적했다.
사실 최근 화웨이의 시련은 이것만이 아니다. 지난 1월 CES 발표를 앞두고 AT&T가 메이트 10 프로의 매장 판매를 취소했고, 버라이즌도 그 뒤를 이었다. 이후 FBI와 CIA, NSA 수장들이 화웨이 스마트폰이 중국 정부가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며, 구매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화웨이는 이런 주장을 계속 부인해 왔지만, 2012년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의 조사 보고서는 화웨이와 중국 정부를 연결하는 암울한 그림을 보여줬다.
화웨이는 3월 27일 자사의 신형 주력 스마트폰 P20을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 해 P10은 미국에 출시하지 않았는데, 이번 소식으로 미루어 올해 P20의 미국 출시 전망 역시 어두워졌다.
화웨이는 지난 몇 년 동안 미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통신업체의 지원이 없는 것만으로도 힘든데, 대규모 유통매장 중 하나인 베스트 바이까지 손을 뗀 것이다. 이제 아마존과 기타 온라인 쇼핑몰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는데, 이는 더 힘든 일이다. 전세계 2, 3위를 자랑하는 화웨이지만, 미국 내 인지도는 형편없다. 베스트 바이는 화웨이의 미국 진출 야심의 마지막 끈이었을지도 모른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