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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R, OLED TV의 무덤 될까? 밝기에 따른 수명 단축 논란 정리

Jon L. Jacobi | TechHive 2018.06.29

필자는 OLED TV의 화면이 참 마음에 든다. 마치 1970년대 길가에서 보던, 검은 벨벳에 그려놓은 그림을 연상시키는 화면이다. 물론 그렇다고 LCD TV가 훌륭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특히 양자점(Quantum Dot)을 이용해 훌륭한 화면을 구사하는 LCD TV들도 있다. 하지만 이는 LCD 수명과 함께 다른 자리에서 다뤄야 할 주제이다.

여기서는 필자의 이런 OLED에 대한 애정에도 불구하고 OLED 부품에도 수명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에 대해 살펴본다. 어느 정도일지는 모르지만 결국에는 HDR이 OLED의 수명을 단축시킬 것은 분명하다고 관련 업체들은 입을 모은다. 다행히도 이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용의가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정확한 OLED의 수명

2016년 www.flatpanelhds.com에서 LG의 주장을 다뤘던 이후 필자는 OLED 수명에 대한 걱정을 멈추었다. LG는 자사의 OLED TV 수명이 10만 시간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물론 10만 시간 동안 밝기가 50% 가량 감소하는 등 서서히 성능의 변화를 경험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10시간씩 10년 동안 TV를 볼 수 있다는 점, 30~50% 수준의 밝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결코 구매자들의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이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밝기를 50% 가량 줄이면 티가 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용인해 줄 수 있는 수준 이하이다. 그러나 OLED TV는 이러한 밝기 감소를 여러 가지 다른 기능들로 보완한다. 물론 OLED TV 수명에 대한 이러한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주장일 뿐이고, 아직 확실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진짜 문제는 LG의 10만 시간 주장이 HDR(High Dynamic Range) 시대보다 앞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HDR과 OLED는 어쩌면 양과 음의 관계와도 같은지도 모르겠다.

OLED는 밝기 범위에 대한 하한선이 LCD TV보다 훨씬 어둡기 때문에 HDR보다 한 발 먼저 시작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OLED에는 아직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으며, 밝기 범위의 상한선을 끌어 올리고 “HDR 효과”라 불리는 것을 달성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특징과 한계가 장기적으로 OLED TV의 화면 표현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현재로써 확답을 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단서를 통해 추측해 볼 수는 있다.

전류와 밝기, 그리고 수명
OLED의 밝기는 전류의 세기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전류가 세지면 OLED 수명은 감소한다. 주변 환경의 온도도 영향을 미치지만, 여기서는 편의상 OLED가 상대적으로 시원하고 열 방출이 적은 환경에 놓여 있다고 가정하겠다.

필자는 LG, 소니, UDC(Universal Display Corporation, OLED 패널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빛 방사체를 생산하는 회사) 등 여러 OLED 관련 업체에 OLED에 대한 세세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적어 보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해 마찬가지로 상세한 정보를 가지고 답변을 해 준 곳은 없었다. 솔직히 말해, 이 주제를 꺼내자 싸늘한 침묵만이 흐르며 대화가 단절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반면 OLED 협회는 OLED 부품 부식 보정 전문업체인 이그니스 이노베이션(Ignis Innovation Inc.)을 소개했다. 이그니스 이노베이션과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한 애널리스트의 도움을 받아 그 동안 궁금했던 문제들에 대한 답을 모두 얻을 수 있었다.

돌비의 돌비 비전 시연 이미지. 좌우가 같은 이미지는 아니지만, 확대해 경계면을 자세히 보면 차이를 알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에서 2016년 내놓은 논문은 OLED의 밝기 대 수명 논쟁에 대한, 조금은 관련성이 떨어지지만 이해하기 쉬운 정보를 제공한다. 이 논문에 따르면 8,300니트(nits, 제곱미터 당 칸델라 cd/m2로 표기된다)를 생성할 수 있는 OLED 발광 패널은 25% 밝기에서 4만 시간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75니트). 하지만 밝기를 100%로 해두었을 때는 1만 시간만 지속되었다(8,300니트). 이는 거의 400%가 감소한 것이다.

필자가 찾아 본 다른 논문들 역시 이러한 수명 감소가 직선적으로 이루어짐을 확인해 주었다. 그러나 만약 OLED 부품을 HDR에서 하듯 극단까지 밀어붙일 경우 이러한 수명 감소가 기하급수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사실과 대략적 계산
업체들로부터는 만족할만한 답변을 얻지 못했지만, 그래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몇 가지 있다. SDR(Standard Dynamic Range) 영상에서 소니의 브라비아 XBR65A1E OLED TV의 경우 최대 170니트를 출력해 낼 수 있음을 보았다. HDR 영상을 출력할 때는 밝기 영역에서 이 수치가 700니트까지 훌쩍 뛰어 올랐다. 이번에도 역시 밝기가 400% 가량 증가했다. 어디서 많이 본 숫자 같지 않은가?.



700니트 화면 출력으로 인해 OLED가 기하급수적 퇴화를 경험하게 되지는 않았다는 가정 하에 밝기를 4배 증가시키면 수명은 정상치의 25% 가량 줄어든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또 약간 억지 같기는 하지만 HDR이 디스플레이 전체에 고르게 적용되어 있다는 가정을 해 보겠다. 만약 고르지 않게 적용되어 있다면(실제로는 그렇다), OLED 디스플레이의 일부 영역은 다른 곳들보다 더 빠르게 퇴화할 것이다.

이런 ‘직선적 퇴화(linear decay)’ 가설에 따르면 10만 시간동안 최대 HDR 밝기를 사용할 경우 LT50(디스플레이의 밝기가 절반씩 퇴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지칭하며, 업계에서 사용하는 단위이다)은 2만 5,000시간까지 줄어들 것이다. 또한 이는 번인(burn-in) 현상을 초래할 것이다. 수명이 2만 5,000시간까지 줄어들면, 아무리 하루 24시간씩 3년을 구동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해도 상당히 짧은 수명이라는 점에는 동의할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LT에서 5%만 감소해도(LT 95 수준) 그 변화가 눈에 띄는데, LT50은 오죽 하겠느냐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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