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는 목요일 오전, 중국 선전에서 열린 윈도우 하드웨어 엔지니어링(WinHEC) 컨퍼런스에서 퀄컴과의 협력으로 새로운 형태의 저가형 PC를 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사실상 단종된 칩인 인텔 아톰 기반 윈도우 태블릿을 대체하게 된다.
일반적인 윈도우 앱은 X86 칩에서만 실행되고 ARM에서는 실행되지 않는다. 윈도우 RT는 바로 그 이유로 실패했다. 퀄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X86 명령어를 에뮬레이션하는 작업을 협력 진행 중이라고 한다.
PC 시장은 하락세지만 저가형(200~300달러)과 투인원 노트북, 두 부문은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앞으로 나올 퀄컴 칩이 이러한 하드웨어를 구동하고 포토샵과 같은 앱을 실행할 만큼 성능과 배터리 효율성도 뛰어나며 소비자 친화적인 가격대에 판매될 것임을 의미한다. 퀄컴과 인텔 코어 m간의 결전을 예고하는 발표인데, 그 결전은 1년 이내에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드디어 하위호환성!
마이크로소프트와 퀄컴 관계자는 파트너십의 중심이 퀄컴 스냅드래곤 835라고 말한다. 퀄컴에 따르면 이 칩은 현재 생산 단계에 있고 2017년 상반기 중 출하될 예정이다. 최초의 ARM 기반 윈도우 PC는 내년 하반기부터 출시될 전망이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가 생각하는 ARM 기반 윈도우의 관계는 어디까지나 뛰어난 배터리 수명을 가진 새로운 유형의 모바일 PC를 실현하는 데만 국한된다. 그러나 윈도우와의 하위호환성은 윈도우 폰 매니아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까지 궁극의 희망사항이었다. 또한, 일반적인 윈도우 앱을 실행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 등장할 가능성도 다시 열렸다.
최초 서피스(그리고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기반 태블릿)에 탑재되어 출시된 윈도우 RT는 빈약한 마이크로소프트 범용 앱 영역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윈도우 모바일도 마찬가지였다(클라우드 기반 환경에서 Win32 앱을 실행하는 HP 엘리트 x3 제외). 당연히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양한 플랫폼을 연결하려 시도하는 과정에서 윈도우 커뮤니티에는 이런저런 불만이 터져 나왔다. 선전에서 새로운 ARM 기반 윈도우 파트너십을 소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테리 마이어슨은 지난 10월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계획을 다음과 같이 살짝 내비친 적이 있다.
ZDNet 리포터 매리 조 포레이가 윈도우 모바일 운영 체제의 미래에 대해 질문하자 마이어슨은 "기술적으로 윈도우 모바일에는 두 가지 고유한 요소가 있다. 하나는 셀룰러 연결, 다른 하나는 ARM 프로세서"라고 답했다.
마이어슨은 이어 "따라서 마이크로소프트는 ARM과 셀룰러에 계속해서 투자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유형의 기기인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ARM 칩을 사용하는 윈도우 기기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셀룰러 연결 기능이 있는 기기가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금요일 WWAN 연결 PC를 위한 셀룰러 약정을 윈도우 스토어를 통해 판매할 계획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퀄컴 기반 PC는 기업 부문에서도 활용될 수 있으므로 단순한 소비자용 기기 이상의 의미를 지니게 된다. 메시지는 명확하다. 윈도우 10 모바일과 데스크톱 PC용 윈도우 10 간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 방법이 사람들이 애초에 생각했던 것과 다를 뿐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능
2008년, 에이수스를 비롯한 몇몇 기업이 아톰 기반 PC 판매를 시도했고 그 중 대다수가 실패했다. 최근에도 에이수스 트랜스포머 미니 같은 아톰 기반 제품은 크고 무거운 작업을 힘들어한다. 소비자들은 인텔 코어 칩(또는 코어 m)으로 돌아섰다.
X86 에뮬레이션이 (적어도 문서상으로 볼 때) 위태로운 제안인 이유가 여기 있다. 에뮬레이션은 X86 칩에 맞게 작성된 명령어를 받아 해석하고 이를 칩의 네이티브 명령어 집합으로 변환한다. 트랜스메타(Transmeta)의 2008년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듯, 실제 환경에서 에뮬레이션은 칩의 성능을 크게 저하시킬 수 있다.
당시 신생 기업 트랜스메타는 뛰어난 전력 절감 효과를 제공했지만, 느린 속도로 X86 아키텍처를 에뮬레이션했던 크루소(Crusoe) 칩 제품군으로 인텔에 도전했다. 그러나 인텔은 성능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자체 저전력 칩 제품으로 대응했다. 경쟁력을 잃은 트랜스메타는 결국 문을 닫았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냅드래곤 835의 성능을 보고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퀄컴은 835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제조 공정을 10nm로 축소하는 것만으로도 퀄컴의 이전 세대 14nm 칩에 비해 성능을 27%, 배터리 수명을 40% 개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냅드래곤 820이 에뮬레이터를 통해 윈도우 10 엔터프라이즈를 얼만큼 잘 구동하는지 보여주는 영상을 공개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직접 X86 하드웨어 에뮬레이터를 만들었다. 에뮬레이터 소프트웨어는 CPU 호출만 처리함으로써 CPU 오버헤드를 최소화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연결된 스토리지, I/O 또는 GPU로 전송되는 명령어는 모두 각 구성 요소에 의해 네이티브로 처리된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어도비 포토샵도 매끄럽게 잘 실행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포토샵은 마이크로소프트가 WinHEC에서 시연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새로운 형태의 스냅드래곤 PC가 실제 얼마나 잘 작동할지는 퀄컴이 835를 출하하고 리뷰어들이 에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는 기기를 입수해 살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에뮬레이터는 현재의 하드웨어에서는 실행되지 않는다. 즉,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알려면 2017년 말까지 기다려야 한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의 위 비디오에서는 스냅드래곤 820에서 윈도우가 잘 돌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서피스 폰의 재등장, 정말일까?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랫동안 풍문으로 떠도는 서피스 폰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고 있다. 서피스 폰이(휴대폰 형태가 아닐 수도 있는) 내년쯤 출하될 것이라는 소문은 예전부터 돌고 있다. 소문 속 서피스 폰의 대표적인 기능 중 하나가 Win32 앱이었는데, 인텔이 아톰 칩 대부분을 단종시키자 이 기능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졌다.
그러나 앞선 마이어슨의 발언을 보면 서피스 폰이 실제로 스냅드래곤 기반의 소형 셀룰러 연결 기기, 즉 귀에 갖다 대는 전화기 형태가 아니라 책상 위에 두고 블루투스나 스카이프를 통해 말하는 기기일 가능성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RM 기반의 윈도우를 시장의 판도를 바꿀 일종의 ‘게임 체인징’ 기술로 보는 듯하다. 그러나 그 게임이 실제로 어떤 모습이 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게 남아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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