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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델의 인수 전략이 프랑켄슈타인 방식보다 효과적인 이유

Rob Enderle | CIO 2015.10.26
델은 필자의 고객이기도 하고, 또 자동차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를 갖고 있기도 하기 때문에 마이클 델과 비교적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 물론 그의 차고가 필자의 것보다 훨씬 크고 흥미롭다.

다른 CEO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을 마이클 델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 중 하나를 꼽자면, 바로 인수를 제대로 하는 방법이다. 이 차이는 마치 목사가 두 사람을 결혼시키는 것과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자신의 괴물을 만들어내는 것 간의 차이만큼이나 극명하다. 안타깝게도 산업계 전반은 프랑켄슈타인 방식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필자는 델과 EMC의 합병에 대한 한 조사 메모를 읽고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EMC도 필자의 고객 중 하나이다). 이 조사는 델이 합병된 회사에서 프랑켄슈타인 방식의 끔찍한 통합을 진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이는 델이 그런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델의 인수 프로세스를 살펴보고, 프랑켄슈타인 방식과 얼마나 다른지를 살펴보자. 델의 인수 방식은 IBM에서 나온 것으로, IBM은 필자의 고객일 뿐만 아니라 필자가 IBM에서 근무한 적도 있다. IBM에서 일할 때 필자는 인수합병 정리팀을 맡곤 했으며, 개인적으로 일반적인 프로세스가 유발하는 불필요한 고통과 손해를 여러 차례 목격했다. 필자는 여기서 전통적인 방식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그리고 충분히 나은 대안이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자 한다.

프랑켄슈타인 방식 인수합병
전통적인 인수합병 방식은 인수된 회사를 가져와 인수한 회사에 던져 넣고는 인수된 회사에게 인수한 회사의 정책과 프로세스를 따르도록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인수된 회사의 충돌하는 요소가 버려지거나 드물게 인수한 회사의 충돌 요소가 떨어져 나간다. 인수한 회사에게 문제였던 직원들은 인수된 회사로 강제 이주 당하는 데, 이 때 직원들이 적절한 역량을 가졌는지는 고려되지 않는다. 그리고 마치 과정의 일부인 양 재앙에 가까운 경영 결정이 내려진다.

영업 인력에 대한 보상도 인수한 회사의 원칙을 따르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필자가 검토한 한 회사의 경우 인수된 회사의 매출이 7억 500만 달러에서 1/3로 줄어든 가장 큰 이유가 이것이었고, 그 회사는 한 순간에 흑자 회사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거의 대부분의 역량 있는 영업 인력은 회사를 떠나 버렸다. 또 다른 인수합병에서는 인수한 회사가 인수된 회사에게 자사의 구식 기술로 이전하도록 하고 과도한 엔지니어 재편성을 진행했는데, 사실상 회사를 망하게 했다.

이런 방식이 사용되는 이유는 좀 더 관리하기 쉬워 보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여기서 “쉬워 보인다”고 한 이유는 오히려 이런 방식이 치명적인 문제를 수없이 유발하고 인수된 회사의 가치를 파괴하고, 경영진은 이런 수많은 문제에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 방식이 더 쉽다고 생각하지만, 아주 조그만 회사가 아닌 한 더 복잡하고 어렵다.

델의 인수합병 방식
델이 사용하는 인수 합병 전략은 처음에 IBM이 인수된 회사의 가치를 보전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다. 이 방식은 인수된 회사를 인수한 회사의 프로세스에 적응시키는 것보다는 인수된 회사의 가치에 중점을 둔다. 1단계는 인수된 회사의 자산을 파악하고 보호하고 인수된 회사의 가치를 손상할만한 것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보통 회사의 문화, 프로세스, 보상 계획, 경영진, 채용 프로세스, 심지어 위치까지 그대로 유지된다.

바뀌는 것은 비용 절감이나 업무 수행 향상을 위해서 뒤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델의 앞선 공급망이 인수된 회사의 업무 수행 속도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이런 변화가 재무적으로 의미가 있고 인수된 회사의 자산을 해치지 않는다면 향후 계획에 포함되고, 그렇지 않으면 폐기된다.

바보 같은 비즈니스 프로세스
업계에는 누가 봐도 어리석어 보이는 프로세스가 적지 않다. 직원에 대한 상대 평가는 협업을 망치고 직원들 간의 관계를 망치며, 재택 근무를 반대하는 정책도 가장 생산적인 사람을 떠나게 한다. 권한이 없는 것으로 사람들을 평가하는 것 역시 실수로부터 배우고 실수를 피할 수 있게 하는 대신 실수를 덮고 재발하도록 만들 뿐이다. 그리고 이 중에서도 가장 골치 아픈 것이 프랑켄슈타인 방식의 합병이다. 이 방식은 앞서 언급한 어떤 관행보다도 더 많은 회사를 망치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어떤 회사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예측할 때는 그 회사가 과거에 한 것을 고려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만약 어떤 회사가 무언가를 처리하는 방식을 확고하게 정해 놓은 상태라면, 그 회사가 다른 식으로 더 어리석게 일을 처리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스스로 어리석어지는 것이다.

*Rob Enderle는 엔델레 그룹의 사장이자 대표 애널리스트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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