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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프로용 매직 키보드 리뷰 | “사용감과 확장성 뛰어나”

Leif Johnson  | Macworld 2020.05.12
아이패드용 키보드 케이스는 대체로 보호에 초점을 두다 보니 키보드 자체의 만족도는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최고급형 키보드 케이스라 해도 입력 작업이 길어지면 디지털 키보드보다 나을 정도이지, 그 이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애플의 신형 아이패드 프로용 매직 키보드는 처음으로 제대로 된, 입력 작업에 적합한 키보드라는 인상이다. 백라이트가 켜지는 각각의 키는 손가락이 움직일 수 있을 만큼 폭이 충분하고 좌우로도 넓어서 맥북의 키보드가 연상된다. 그것만 해도 인상적이지만 애플은 한걸음 더 나아가 트랙패드와 전용 충전 단자를 추가해 사용 경험을 훨씬 더 풍부하게 만들었다.
 
트랙패드와 충전 단자는 좋은 아이패드 키보드 케이스의 조건뿐 아니라 아이패드 자체의 용도를 두고 애플의 생각이 바뀌고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이고, 업무용으로 아이패드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용자에게는 더욱 좋은 소식이다. 단,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전의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와 마찬가지로 매직 키보드 케이스 역시 케이스 내부의 강력한 자석을 사용해 아이패드 프로에 붙이기만 하면 간단히 설치된다. 스마트 커넥터를 터치하면 즉시 페어링되므로 블루투스 키보드와 달리, 새로 구입한 아이패드 프로의 기초 설정 과정에서 와이파이 암호를 입력할 때에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매직 키보드 케이스(왼쪽)와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 비교. 두 태블릿 모두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다. ⓒ LEIF JOHNSON/IDG

진정한 개선은 케이스를 완전히 열 때 드러난다.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는 두 개의 홈 중 하나로 아이패드를 끼워넣는 방식이라서 화면 각도를 조절할 때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다. 하지만 매직 키보드는 아이패드가 키보드 위로 약 2.5cm가량 떠 있는 형태의 독특한 2중 힌지 시스템을 채택한 덕분에 만족스러운 각도로 조절할 수 있다. 움직임은 꽤 뻑뻑하다. 애플 광고를 보면 벌새가 디스플레이를 가볍게 두드려 뒤로 기울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확실히 그보다는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
 
입력하는 동안 종종 손가락이 아이패드의 아래쪽에 걸리지만 않았다면 보통 노트북에 탑재된 키보드보다 훨씬 더 마음에 들었을 것이다. 손이 큰 편이라면 사전에 키보드 아래 부분에 손이 얼마나 걸리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힌지는 한 가지 역할만 하지 않는다. 큰 힌지의 왼쪽 끝에 있는 USB-C/썬더볼트 3 단자를 통해 아이패드를 충전할 수도 있다. 이 단자는 충전 외의 다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지만, 그래서 태블릿 자체의 USB-C 단자가 자유로워지고 외장 드라이브나 카메라를 비롯해 아이패드OS에서 지원하는 기타 디바이스를 연결할 수 있다.
 
패스스루 충전 단자가 눈에 잘 띄지 않게 숨어있다는 점이 재미있다. ⓒ LEIF JOHNSON/IDG
 
아이패드 프로를 더욱 노트북에 가깝게 쓰고 싶어했던 사용자에게는 모두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예술가나 애플 펜슬로 자주 메모하는 사람에게는 이상적인 케이스가 아니다. 힌지 방식인 데다 균형도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매직 키보드 케이스에는 특정 각도까지만 케이스를 여는 힌지가 있고, 실제 화면 각도를 조절하는 힌지가 따로 있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기에 적당한 캔버스 각도가 잘 나오지 않는다. 온라인에서 이 문제를 극복한 몇 가지 사례를 찾을 수 있지만 아직은 어설프다. 마땅치 않다면 그냥 케이스를 분리하는 방법이 있다.
 
보기에도 투박하지만 조금만 압력을 가해도 힌지가 움직이기 때문에 실제 사용하기도 어렵다. ⓒ LEIF JOHNSON/IDG
 

뛰어난 키 사용감과 트랙패드 유용성

대다수 사용자는 아마 키보드가 출시됐다는 사실 자체를 반기겠지만, 숫자 키 위에 기능 키가 없다는 점은 아쉽다. 기능 키는 대부분의 서드파티 아이패드 키보드에서 표준으로 채택됐고, 키보드 백라이트 밝기를 조절할 때도 유용하게 쓰인다. 매직 키보드에서 밝기를 조절하려면 설정 앱으로 일일이 들어가야 해서 매우 번거롭다. 애초에 터치 바를 만든 업체인 애플의 디바이스에 기능 키가 없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다. 애플은 부가적인 기능 키 배열의 이점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업체이기 때문이다.
 
대신 실제 키는 매우 뛰어나다. 크고 백라이트가 들어오며 키의 느낌도 맥북에 근접했다. 거의 평평한 캔버스 재질의 아이패드 프로 키보드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과장을 덜어내더라도 애플이나 다른 업체에서 지금까지 출시한 아이패드 키보드를 통틀어 키를 누르는 감촉은 단연 최고다. 애플의 독립형 블루투스 매직 키보드도 이것과 비슷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매직 키보드의 진정한 장점은 키보드 아래, 클릭 기능을 내장한 5ⅹ10cm 크기의 작은 트랙패드다. 아이패드를 노트북 형태로 사용할 때의 경험이 대폭 개선된다. 홈 화면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는 언제든 손가락 세 개로 트랙패드를 위로 밀면 된다. 또 홈 화면에서 모든 앱을 스크롤하려면 두 손가락을 사용해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밀면 된다.
 
응답성도 매우 뛰어나다. ⓒ LEIF JOHNSON/IDG

트랙패드를 통해 아이패드OS의 핵심 제스처 상당수를 재현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맥 트랙패드보다 더 유용하게 느껴진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매직 키보드 트랙패드 크기가 조금 더 작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가장 놀라운 것은 마우스를 연결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편했다는 점이다. 작업 중에 손을 뻗어 아이패드 화면을 건드리지 않아도 된다. 이제 키 입력 위치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으면서 비슷한 제스처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몇 초씩 아끼는 시간이 쌓여서 몇 분이 될 수 있고, 작업할 때도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키보드 케이스이면서 디자인도 훌륭하다. 지금 가격보다 50달러만 더 저렴했다면 필자는 모든 사람에게 지금 당장 이 제품을 구입하라고 추천했을 것이다. 그러나 USB-C 단자와 매력적이면서 튼튼한 외관을 고려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는 트랙패드가 달린 키보드일 뿐이다. 보여주는 방식은 혁신적일지 몰라도 개별 부품으로서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두 번째 힌지를 움직이지 않을 경우 이 각도가 최대로 연 상태다. 즉, 이 모델로는 키보드를 아이패드 뒤로 접을 수 없다. ⓒ LEIF JOHNSON/IDG
 
그래서 필자가 현재 사용하는 12.9인치 모델용 매직 키보드의 가격이 349달러(11인치 모델용은 299달러)라는 사실을 납득하기가 어렵다. 기본형 10.2인치 아이패드의 최저 가격이 329달러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가격이 얼마나 비싼지가 와 닿을 것이다. 즉, 새 키보드 케이스가 아이패드보다 비싼 것이다. 가장 저렴한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에 이 키보드를 연결해 사용하고 싶다면 총 가격은 1,349달러가 된다. 이 돈이면 512GB 맥북 에어를 사고도 남는다. 물론 맥북 에어는 키보드를 분리할 수 없고 매직 키보드는 분리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다른 점도 고려해야 한다. 아이패드 프로에 연결할 경우 총 무게는 약 1.36kg에 달한다. 아이패드를 보호하는 역할도 하지만, 스마트 폴리오 키보드와 마찬가지로 범위는 제한적이어서 가장자리 부분은 보호하지 못한다. 따라서 아이패드 프로가 옆으로 시멘트 바닥에 떨어질 경우 망가질 가능성이 높다. 2018년형 아이패드 프로와 여전히 호환된다는 점은 마음에 든다. 딱 맞게 결합되지만 2018년 모델의 경우 렌즈 크기가 더 작기 때문에 카메라 부분의 구멍이 카메라에 비해 조금 크다는 정도가 유일한 단점이다.
 
스마트 키보드 폴리오 위에 매직 키보드를 올려놓은 모습. 두께는 거의 차이가 없지만 힌지 때문에 매직 키보드가 훨씬 더 무겁다. ⓒ LEIF JOHNSON/IDG
 

결론

아이패드 프로용 매직 키보드는 애플이 지금까지 만든 아이패드용 키보드 케이스 중 가장 뛰어난 제품이다. 백라이트가 들어오는 키는 입력하는 느낌이 좋고, 디스플레이를 완전히 뒤로 젖히고 싶은 경우만 빼면 대부분 편안한 각도로 조절할 수 있다. 사용한 지 아직 며칠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이 키보드 대신 스마트 폴리오 키보드를 추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단 창작자, 또는 모래 같이 작은 알갱이가 키 아래로 들어갈 수 있는 거친 외부 환경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는 추천하기 어렵다. 물론, 후자의 환경이라면 애초에 아이패드 프로와 같은 고가의 태블릿을 들고 갈 일 자체가 아마 없을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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