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ㆍ협업

줌 서비스 장애 “원격 수업 플랜 B의 필요성 대두”

Charlotte Trueman | Computerworld 2020.08.26
1년 전이라면, 월요일 발생한 줌(Zoom)의 서비스 장애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팬데믹과 함께 대세로 떠오른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게다가 이번에 발생한 3시간 정도의 서비스 장애는 이 화상회의 플랫폼의 장애가 단순히 사무직 직원에게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미국과 유럽에서 발생한 이번 장애로 일부 사용자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장애에 대한 소소한 불만을 표시하는 정도였지만, 교사 등 업무에 줌 의존도가 높은 일선 사용자의 경우 일을 아예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줌은 아직 장애 원인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문제가 해결됐다고만 상태 페이지를 통해 알렸다. 여러 기술의 서비스 장애를 추적하는 downdector.com을 통해 줌의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시점과 장애로 발생한 문제를 확인할 수 있다. 
 
ⓒ DOWNDETECTOR.COM
 
얼마나 많은 기관과 기업, 학교가 이번 장애로 영향을 받았는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미국의 많은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이 진행된 첫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시하기 어려운 문제다. 예를 들어, 아이오와 대학교는 장애 시점에 예정되어 있던 1,359개의 온라인 회의와 수업이 취소됐고, 텍사스의 리오 그란데 밸리 지역에서 예정되어 있던 수업도 영향을 받았다. 애틀랜타와 던햄의 학교와 팬실베니아 대학교도 줌 장애로 문제를 겪었다. 

미국 멤피스에 사는 교사 앰버는 서비스 장애로 학생들이 수업 2개를 놓쳤다고 전했다. 이 학교는 이달 초부터 줌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화상회의 주최자(이 경우에는 교사)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기능 때문에 줌을 선택했다. 

하지만 줌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앰버는 “줌 서비스 장애가 난 이후에 학교에서 차선책으로 구글 미트(Google Meet)를 활용하라는 지시가 있었지만, 그전에는 공식적인 대응책이나 의사소통이 없었다. 교사가 스스로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전했다.


비상 계획을 수립하며 유연성 갖추는 기업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을 때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유연하게 변경하는 것이 그 어느때 보다 중요해졌다. IDC EMEA의 유럽 자문 책임자인 크리스 웨스턴은 올 봄 기업들이 처음 팬데믹 체제에 돌입했을 때는 회사가 사용 가능한 도구나 쉽고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는 도구로 전환하는 확실한 ‘대응’ 단계가 있었고, 그 후 통합 단계가 진행되며 보안 및 탄력성이 검토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6개월간 협업 도구 및 화상회의 전략과 관련해 여러 기업과 논의해온 웨스턴은 많은 플랫폼이 수요가 용량을 초과하는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례 없는 팬데믹의 특성상 대부분의 기업은 문제에 대한 인내심이 높고, 직원이 당장에 사용하는 것이 중요해서 작고 중요하지 않은 기능상의 문제는 간과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451 리서치(451 Research)의 조사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은 팬데믹 초기에 가파른 학습 곡선과 성과 면에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제는 64%의 기업이 큰 문제 없이 6개월 이상 비즈니스를 운영할 수 있는 단계에 들어섰다. 즉, 기업은 유연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그 방법을 찾은 것이다.

웨스턴은 “사람들은 더 많은 탄력성이 필요함을 깨달았고, ‘공식’ 도구에 문제가 있으면 비공식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구글 미트와 페이스타임, 왓츠앱을 사용한다. 기업은 직원과 팀에 공식 도구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451 리서치의 생산성 및 헙업 관련 책임 애널리스트인 라울 카스타논은 “기업은 협업 플랫폼의 중복성을 줄이려고 하고 있지만, 원격으로 일하는 직원의 수가 증가하면서 비즈니스 연속성을 위해 여러 도구의 사용이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로 인해 공급 업체는 더 높은 수준의 안정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졌다. 줌은 이미 오라클 클라우드를 통해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중복 시스템을 배치하는 등 보다 체계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격 수업 본격화… 장기적인 영향은? 

사무직 직원은 비공식 도구로 업무를 우회해서 완수할 수 있지만, 모두가 그렇진 않다. 예를 들어, 교사의 경우 왓츠앱으로는 수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구글 미트 같은 플랫폼을 이용해야 하는데, 학교가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앞서서 언급한 사례에서 앰버는 주로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근무하고 있다. 이 학교의 학생 대부분은 가정 내에 전용 학습 공간이 없고, 수업 시간에 동생을 돌보는 등 수업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학생들에게 일상적인 학교 생활의 붕괴는 학습 능력에 큰 영향을 끼친다. 단기적으로는 수업을 놓치는 것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다른 방법이나 플랫폼을 활용해 학습을 이어갈 가능성이 적다.

카스타논은 이번 줌 서비스 장애로 원격 수업 전용 플랫폼이 주목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줌이 이미 원격 수업용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학습 자체에 더 집중한 플랫폼에 대한 수요가 생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카스타논은 “아쉽게도 원격 수업은 원격 근무보다 자리 잡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학교는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거의 1년이 필요하다. 게다가 인터넷, 컴퓨터나 태블릿 등 모든 학생이 비슷한 학습 환경을 갖추고 있다고 가정한다”고 말했다.

앰버는 이번 서비스 장애로 학교가 더 명확한 대응 지침을 마련하길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는 크롬북과 같은 하드웨어, 니어팟(NearPod) 같은 발표용 소프트웨어 등에 대한 조치도 포함되어 있다. 

한편, 카스타논은 줌과 관련해 줌이 사용자 급증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하고 또 이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며 성장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일부 고객을 잃게 될 수도 있지만, 이런 문제의 대부분을 더 잘 극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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