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 8년, 몰락의 시작?>

편집부 | 연합뉴스 2009.02.03

구글 도전도 거세..정확성 보완이 살 길

 

(서울=연합뉴스) 이연정 기자 = 지난 1일(현지시각) 열린 제43회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슈퍼볼) 경기.

 

   하프타임 공연에 나선 록가수 브루스 스프링스틴이 예순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인 공연을 선보이자, 그의 음악세계가 궁금해진 당신은 곧바로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 접속한다.

 

   그러나 '록의 전설'이라는 스프링스틴에 대한 검색 결과는 나오지 않는다. 오직 "브루스 스프링스턴, 바보 같은 자식(Bruce Springsteen. This guy kinda sucks)"이라는 욕설만이 존재할 뿐. 그의 슈퍼볼 공연에 불만을 가진 누군가가 자료를 모두 지워버린 것이다.

 

   "만인을 위한, 만인에 의한 백과사전"을 기치로 지난 2001년 출범, 웹 2.0 시대의 새 장을 개척했던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최근 잇따른 위기로 시련을 겪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네티즌들의 정보 왜곡으로 인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데다 경영진 사이의 불화까지 불거진 것이다.

 

   위키피디아의 가장 큰 위기는 '신뢰성의 위기'다. 주제 선택과 자료 업데이트, 편집권을 모두 네티즌에게 맡겨 온 위키피디아는 덕분에 단시간에 방대한 자료를 모을 수 있었지만, 그 필연적인 결과물인 정보 왜곡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네티즌에 의한 정보 왜곡 중 가장 흔한 것은 바로 '저명인사에 대한 사망설 유포'다. 유명 토크쇼 진행자인 오프라 윈프리, 애플사(社)의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를 비롯한 수많은 유명인사가 위키피디아에 의해 '사이버 세계에서의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가장 최근에 이 대열에 합류한 인물은 바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에서 실신했던 에드워드 케네디 미 상원의원이다.

 

   이 밖에도 위키피디아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가상의 인물이라거나 영국 록가수 로비 윌리엄스가 데뷔 전 애완동물을 잡아먹으며 연명했다는 등의 황당한 소문을 퍼트렸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위키피디아의 창설자인 지미 웨일스는 위키피디아 내용을 편집할 때 편집자가 신규 사용자 또는 알려지지 않았던 사용자일 경우 먼저 위키피디아의 편집진으로부터 승인을 받도록 운영 규정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글'이라는 강력한 경쟁자의 출현도 위키피디아엔 위기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엔진인 구글은 지난해 7월 온라인 백과사전 '놀'(Knol, '지식'을 뜻하는 영단어 'Knowledge'의 줄임말)을 출시, 출범 여섯 달 만에 10만건이 넘는 자료를 모으며 위키피디아를 위협하고 있다.

 

   경영진의 문제도 있다. 문제의 핵심에 선 인물은 웨일스 대표로, 그는 현재 위키피디아의 공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다 위키피디아의 경영 전략을 두고서도 이사진들과 갈등을 겪고 있다.

 

   웨일스 대표는 앞서 지난해에도 위키피디아를 통해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위키피디아에 올라와 있는 여자친구 관련 정보를 멋대로 수정한 사실이 드러나 비난의 표적이 된 바 있다.

 

   그렇다면 위키피디아는 이제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인가? 이에 대해 위키피디아 연구자인 미국 미네소타 대학의 리드 프리드홀스키는 "위키피디아는 21세기의 놀라운 발명품 중 하나다. 수백만명이 위키피디아의 정보를 편집하며, 수시로 내용을 보강한다. 논란을 일으킬 만한 편집 역시 다수의 이용객에 의해 쉽게 발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위키피디아가 현재 매시각 평균 10만건에 달하는 오류 페이지를 노출하고 있다면서, '정보의 왜곡' 문제를 한시바삐 바로잡지 않으면 이 문제는 언제든 '옷장 속의 괴물'처럼 위키피디아를 괴롭힐 것이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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