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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형 수익 모델로의 전환, 앱스토어와 사용자에 어떤 영향 미치나

Chuck La Tournous  | Macworld 2018.09.03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한 사용자는 보통 그 애플리케이션이 이제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단지 사용권, 즉 라이선스를 받은 상태에 불과하다. 애플의 행보를 보면 이 사실이 조만간 사용자의 지갑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최근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작년 애플과 일부 iOS 앱 개발자들 간에 진행된 “비밀” 회의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이 회의에서 개발자들에게 단발성 구매에서 구독 기반의 모델로 전환할 것을 촉구한 모양이다.

목적은 개발자에게 더 안정적인 반복 매출원을 제공하는 것이다. 물론 그 반복적인 매출은 애플에게도 이익이다. 구독 첫 해에는 매출의 30%, 이후에는 15%를 애플이 가져가기 때문이다.

애플의 매출에서 서비스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실적 발표에 따르면 애플은 앱 스토어를 포함한 서비스 비즈니스 부문에서 사상 최대의 분기 매출을 거뒀다. 현재 애플 전체 수익에서 서비스는 맥 컴퓨터 판매 수익을 훨씬 웃도는 약 18%를 차지한다.

구독 모델로의 전환은 몇 년 전부터 일부 개발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유료 업그레이드를 사용한 전통적인 단발성 비용 지불 모델 대신 구독 모델을 채택했다. 이 개발자들은 구독을 통한 꾸준한 매출이 개발자에게 안정적 수익원을 제공하고, 앱 스토어에 만연한 가격 하락 압박과 “프리미엄(freemium)” 모델을 상쇄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개발자에게 앱을 유지보수하고 계속 개선할 만한 인센티브도 제공한다고 말한다.

수익 때문에 인질로 잡힌 앱
비판적인 사람들은 구독이 고객의 비용을 늘릴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때로는 그 증가폭이 상당한 경우도 있다. 이들은 개발자가 신규 사용자 유입과 기존 사용자의 업그레이드를 유도하기 위해 앱을 개선할 필요가 없으므로 굳이 힘들여 앱을 다듬기보다는 현실에 안주하면서 “적당히 좋은” 상태로만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한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미 비용을 들인 앱의 작동이 중단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인해 돈을 계속 지불할 수밖에 없다. 앱이 인질인 셈이다.

개발이 쉬운 일이고 부자가 되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다. 양질의 앱이라 해도 무수한 경쟁을 뚫고 앱 스토어에서 사용자들의 눈에 들기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또한, 애플이 오래 전부터 앱 스토어에서 무료 평가 기간이나 가격 인상을 금지하고 있다는 점도 개발자들에게는 어려운 문제다. 지금 앱 스토어에 넘쳐나는 수많은 버려진 앱은 앱 판매 비즈니스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다른 앱이 그 사이에 묻혀 사용자들 눈에 발견될 가능성을 낮추는 부작용까지 일으킨다.

지금까지 사용자의 불만을 감수하고 구독 모델로 전환한 맥이나 iOS 개발사도 상당히 많다. 어도비와 마이크로소프트 모두 애플리케이션 제품군을 구독 모델로 바꿨고 그 외의 소규모 개발사도 전환 대역에 동참했다.


스마일 소프트웨어(Smile Software)는 가장 먼저 전환한 개발사 중 하나다. 이 회사는 2016년에 유명한 텍스트익스팬더(TextExpander)를 구독 요금제로 전환했는데, 지불 방식 변화를 예상하지 못한 사용자들의 격렬한 분노에 놀라 곧 요금을 대대적으로 낮추고 기존 사용자에게 큰 할인 혜택을 주고 단일 결제 방식으로 이전 버전을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도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커크 맥켈런은 Macworld에 기고한 글에서 “이런 말을 하게 되어 정말 유감이다. 스마일 개발자들은 유능하며, 뛰어난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이 앱의 가격을 두 배 이상 올린 것은 큰 실수”라고 썼다.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스마일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텍스트익스팬더 5를 독립 구매 모델로 제공하고 있다.

스마일의 전환 직후 인기 있는 암호 관리자인 1패스워드(1Password)도 구독 모델로 전환했다. 차이점은 개발사인 애자일비츠(AgileBits)가 대놓고 홍보는 하지 않아도, 독립 버전도 계속해서 함께 제공했다는 점이다. 1패스워드는 지원 포럼을 통해 “원하는 사용자를 위해 독립형 라이선스도 계속 제공하지만, 그 점을 굳이 홍보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애자일비츠에 확인한 결과, 원하는 사람은 지금도 독립 구매 방식을 택할 수 있다. 다만 회사 측은 “부가 기능을 활용하려면” 구독( “멤버십”)을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완전히 구독 모델로 바꾼 사례도 있다. 텍스트 편집 앱인 율리시스(Ulysses)는 작년 여름에 앱 모델을 바꿨다. 기존에는 맥 앱은 45달러, iOS 앱은 25달러였는데 지금은 월 5달러 또는 연간 40달러의 구독 방식으로 판매된다. 구독을 하면 맥과 iOS 두 플랫폼에서 모두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율리시스 개발자 맥스 실러맨은 미디엄(Medium)에 올린, 전환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한 글에서 “2013년 4월 처음 출시된 시점에 율리시스를 구매한 사람이라면 지금까지 9개의 주 릴리스를 무료로, 아무런 추가 비용 없이 받았다”고 썼다. 그러나 다른 시각에서 보면, 같은 기간 동안 구독 모델을 적용할 경우 사용자는 기존의 70달러가 아니라 160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두 가격의 적절성은 논의의 대상이지만 고객이 지불하는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다.

편 갈라 갑론을박
특히 당연하게도 IT 개발자 커뮤니티에는 율리시스의 전환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파이어볼(Fireball)의 존 그루버는 아예 대놓고 “선불형 앱은 멸종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좋게 생각하든 나쁘게 생각하든 그것이 추세”라고 썼다.

그러나 코드킷(Codekit) 개발자 브라이언 존스는 트위터에서 “구독은 미래가 아니다. 예를 들어 26개 앱을 구독 방식으로 사용하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존스는 독립형 앱이 겪는 어려움은 애플 탓이 크다며 “애플이 지난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평가판 금지 정책을 고수해 선불형 앱의 씨를 말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존스는 이어 “구독은 특정 유형의 앱에 한정된 미래의 ‘일부분’이다. 애플이 모든 앱을 구독이라는 상자 안에 억지로 집어넣으려 하다가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계산기 앱 하나를 쓰려고 월 2달러를 낼 사람은 없다. 맞지 않는 모델”이라고 말했다.

PCalc 개발자 제임스 톰슨은 다른 길을 택했다. 톰슨은 앱 가격을 갈수록 낮추는 추세에도, 구독으로의 전환 추세에도 따르지 않았다. 같은 트위터 스레드에서 톰슨은 “열쇠는 2달러 계산기가 아니라 10달러짜리 계산기를 파는 것”이라고 썼다.

톰슨은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앱을 소유했다는 느낌과 직접 선택한 시점에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점을 좋아한다. 나만 해도 앱을 항상 바로바로 업그레이드하지는 않는다. 앱이 잘 작동하고 새로운 기능이 필요 없다면 주요 버전 몇 번을 건너뛴다”고 말했다.

구독으로의 전환에는 대가가 따른다 율리시스의 실러맨은 “일부 사용자들이 분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우리는 이유를 설명하려고 노력했고 일부 이해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전환을 이유로 지금도 매일 별점 1개 리뷰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모든 경우에 들어맞는 모범 답안은 아마 없을 것이다. 구독 기반 가격은 반복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에는 타당할 수 있지만, 텍스트 편집기, 카메라 앱, 계산기 등 그 자체로 “완성된” 형태의 앱에는 잘 맞지 않는다. 톰슨은 “서버 관련 요소가 많은 애플리케이션이 구독과 가장 어울린다”면서 “PCalc와 같은 유틸리티 앱은 구독 모델과 전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러맨도 동의했지만 율리시스가 목표로 하는 시장의 특성을 덧붙이며 “전문 영역을 벗어나면, 특히 유틸리티와 게임의 경우 여전히 선불 방식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톰슨은 PCalc를 처음 출시했을 때 자신도 비슷한 압박을 느꼈다면서 “초기에 소소한 앱 내 구매와 PCalc 라이트(PCalc Lite)로 실험을 해봤는데 사람들은 선불형을 확실히 선호했다. 물론 나는 운이 좋았다. PCalc는 iOS 버전이 나오기 전부터 비교적 잘 알려져 있었으므로 첫 날부터 반응이 있었고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었다. 지금 새 앱으로 시작한다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실러맨은 “개발자에게도 생활비가 필요하고 사용자들은 자신이 선택한 툴이 갑자기 사라지지 않기를 원한다”면서 “이 두 가지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통해서만 가능하고 특정 앱에서는 구독 모델이 최종적으로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뷔페 모델


한편 셋앱(SetApp)이라는 서비스는 흥미로운 대안을 채택했다. 셋앱은 구독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차이점이 있다. 고객이 한 가지 (반복되는) 비용으로 모든 앱을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뷔페식 구독 서비스라는 점이다. 이 방식의 매력은 한 가지 앱의 일반적인 구독 비용보다 약간 더 높은 금액으로 원하는 만큼 많은 앱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모델이 지속 가능한 모델인지 지나치게 낙관적인 무비패스(MoviePass) 스타일의 실험인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이다. (율리시스는 셋앱 모음에 포함된 앱 중 하나다.)

시대는 변한다
스티브 잡스가 한 말 중에서 “음악을 빌리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다”는 유명한 말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애플 뮤직과 스포티파이(Spotify) 등으로 입증된 바와 같이 소유 중심의 세태도 변화했다.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같은 말을 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세계도 바뀌는 중일지도 모른다.

톰슨은 이것이 음악이나 앱을 뛰어넘는 현상으로 본다. 톰슨은 “대부분의 미디어의 지각된 가치는 0을 향해 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앱 스토어를 뛰어넘는 그 이상의 현상”이라고 말했다.

개발자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앱을 개발, 유지, 개선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가격을 높인다고 항상 수익까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앱 가격을 두 배로 높인다 해도 고객의 절반이 이탈한다면 처음 시작할 때보다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 반대로, 가격을 절반으로 내려도 덕분에 고객이 3배로 증가한다면 이익이다.

개발자들은 매출의 세부 내역을 공개하기를 꺼리지만 실러맨은 개발 팀이 현재 전환에 만족하고 있으며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구독 모델 덕분에 수익을 예측하고 처음으로 장기적인 계획도 수립할 수 있게 됐다. 안정성과 성능에도 초점을 둘 수 있으므로 상황이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 실험이 최종적으로 어떤 교훈을 남기든, 개발자, 고객, 어쩌면 둘 모두가 값비싼 대가를 치르는 실험이 될 수 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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