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차기 CEO : 약점 중심의 후보자 정리

Mark Hachman | PCWorld 2013.08.26
마이크로소프트 CEO 스티브 발머가 앞으로 1년 내에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하면서, 누가 발머의 뒤를 이어 CEO를 맡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사회는 최대 1년 내에 후임자를 결정해야만 한다.

여러 관점에서 볼 때 마이크로소프트의 차기 CEO를 점치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현재 사업 방향을 분석하는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 경영진과 이사회는 스티브 발머가 시작한 방향으로 사업을 계속 진행해 나갈 것인가? 마이크로소프트는 다른 방향의 사업에서 실패를 한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방향이 필요한가? 특정 사업 영역에 중점을 두게 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차기 CEO를 물색하는 데 지침이 될 것이다.



증권가는 발머의 퇴임 발표를 깜짝 선물로 받아들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가 즉각 6%나 오른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윈도우에 대한 비전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시장에 확신시키기 위해 애를 쓰고 있으며, 윈도우 8.1 업데이트 역시 이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스티브 발머는 올 여름 임원진을 흔들어 놨으며, 디바이스와 서비스 업체로서의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자신의 비전에 맞춰 회사를 재편했다. 문제는 이처럼 수평화된 조직 구조 때문에 드러나는 후계자가 없다는 것.

물론 마이크로소프트가 외부에서 인물을 데려오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COO 케빈 터너는 월마트의 샘스 클럽 CEO 출신이다. 하지만 최고참 임원의 상당수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성장한 인물들이다.

과연 발머의 후임은 누가 될지, 후보자를 하나씩 살펴보자.

줄리 라슨그린 : 표면적으로 라슨그린은 유리한 위치에 있다. 디바이스와 스튜디오를 담당하는 임원으로써 라슨그린은 엑스박스와 서피스 태블릿을 포함한 하드웨어 사업을 관장하고 있으며, 이들 디바이스에서 돌아가는 콘텐츠 스튜디오도 맡고 있다. 가장 최근의 이력으로는 윈도우 7, 윈도우 8, 윈도우 8.1의 제품 기획과 설계, 배포를 들 수 있으며, 현재 윈도우 환경의 특징 짓는 한발 빠른 출시 주기도 라슨그린이 주도했다. 여기에 더해 라슨그린은 마이크로소프트에서만 20년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다.

빌 게이츠는 윈도우 8에 대해 “윈도우의 엄청난 개선”이라고 평가해 신뢰를 표한 바 있다. 하지만 라슨그린은 CEO가 되기 전에 좀 더 다양한 경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현재의 역할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이 역시 최근 조직 개편의 일환일 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퀴 루 :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 그룹을 책임지고 있는 루는 오피스와 빙, 셰어포인트 등 여러 가지 마이크로소프트 서비스를 하나로 묶는 작업을 맡고 있다. 서비스 영역에 강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최고 위치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루는 온라인 서비스 사업부에서 현재 위치로 승진한 셈인데, 기존 온라인 서비스 사업부는 만성적자를 기록하던 곳이다.

테리 마이어슨 : 마이어슨은 운영체제 그룹의 최고 부사장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의 비전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고 있다. 마이어슨의 임무는 윈도우와 윈도우 폰, 엑스박스 운영체제 간의 공통성을 설계해 내는 것이었다. 물론 엑스박스 원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나 윈도우 폰의 몇몇 엑스박스 서비스 등 마이어슨의 작업이 어느 정도 성과를 올리긴 했지만, 아직 이 영역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마이어슨을 CEO로 승진시키면, 마찬가지로 역량있는 인물을 또 찾아야 한다는 과제가 생기게 된다.




스테판 엘롭 : 전임 마이크로소프트 에반젤리스트 돈 도지가 언급했듯이 영입 가능성이 있는 외부 인물로 현 노키아 CEO 스테판 엘롭이 거론되고 있다. 엘롭은 이전에 마이크로소프트트의 기업 사업부를 맡은 바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 수익의 원천이 되는 곳이다. 하지만 엘롭은 뭔가 마이크로소프트에 불만을 느끼고 노키아로 배를 갈아탄 인물이다. 또 하나,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와 강력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기는 하지만, 노키아는 최근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엘롭이 마이크로소프트로 귀환할 수도 있지만, 현재 노키아의 나쁜 실적이 장애가 될 것이다.

스티브 시노프스키 : 최근 벤처캐피탈 안드레센 호로위츠의 파트너가 된 시노프스키는 윈도우 8이 출시되면서 갑자기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난 인물이다. 시노프스키의 퇴사에 대해서는 공식 발표도 없었으며, 비밀조항 때문인지 시노프스키도 아무 말이 없다. 라슨그린이 윈도우 8의 출시를 책임지고 있지만, 윈도우 8을 설계한 것은 시노프스키이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 경영진이 운영체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시노프스키의 복귀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시노프스키 자신이 스스로를 실리콘밸리의 영향력 있는 인사로 생각하는지, IT 업계의 거대 업체 책임자로 생각하는지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그외의 가능성 : 현재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CEO인 제프 레이크스는 자신의 현재 자리를 기꺼이 포기할 것이고, 빌 게이츠를 기꺼이 레이크스를 보내줄 것이다. 그리고 외부에서 신선한 인물을 찾을 것이라는 폭넓은 가능성이 남아 있다.

무어 인사이트 앤 스트래티지의 대표 애널리스트 패트릭 무어헤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부 인물로 CEO 자리를 채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전과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런 외부의 시선을 만족시키기 위해 바깥으로 나갈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 밥에 그 나물’로 비춰질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부에서 새로운 인물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삼성전자의 북미 STA 법인장에서 물러난 손대일 전 부사장 같은 인물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손대일 전 부사장은 삼성의 스마트폰을 미국 시장에서 최고의 위치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빌 게이츠는 잊어버리기 바란다. 비록 일각에서는 그의 귀환을 기다릴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한 가지 확실해 보이는 것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스티브 발머의 후임자를 지명하는 데 12개월이나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란 사실이다. 후계자를 일찌감치 지명해 두면, 매 분기마다 후임 CEO에 대한 질문이 부상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공식, 비공식으로 조직의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 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포스트 PC 세계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고 하는 한, 발머의 시대는 끝이 날 것이다. 그리고 발머의 시대를 종료하는 것이 새로운 CEO의 역할이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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