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알의 네모난 세상 | 구도만 따지는 바보

한홍기 | IDG Korea 2009.06.22

‘좋은 사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정답이란 것은 없다. 내가 좋지만 다른 사람은 좋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듯이 ‘사진에 좋은 구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또한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황금분할이나 삼분법과 같은 구도는 분명히 무시할 수 없는 안정적인 구도이며, 구도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꼭 정확한 답은 아니다. 위와 같은 구도는 오히려 너무 형식적인 것만 추구한다는 이유로 지루한 사진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좋은 구도란 무엇일까? 아마도 ‘정답은 없다’라는 것이 맞을 것이다. 정답에 근접하자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안전하고 정확하게 프레임을 담아내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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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에게 집중할 수 있으면서도 안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삼분법을 바탕으로 한 촬영이다.

 

가끔 어떤 이들은 인물사진을 촬영하면서 구도가 좋고 나쁨만을 최고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풍경사진의 경우라면 구도가 가장 중요한 부분임은 부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물론 인물사진에서도 구도가 불안정하다면 사진을 보고 있는 사람에게 불안함을 느끼게 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인물사진의 경우에는 한 장의 사진을 위해서 구도 외에도 노출과 타이밍, 피사체의 표정, 포즈 등과의 순간 싸움을 해야 한다. 인물 사진에서 구도란 것은 사진을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이지, 최우선이 되는 방법이 아니다. 이것은 마치 수학자가 수학만이 세계 최고의 학문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구도는 수 많은 연습을 통해 몸에 익히고 최소한이라도 안정적으로 표현해주면 되는 것이다. 사진은 순간의 기록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사진의 주인이 무엇을 표현하고자 했는지에 대한 전체적을 것을 무시하면서 교과서적인 구도만 따지는 것은 바보 같은 행동이다. 인간은 응용이란 것을 할 수 있는 동물이다. 시키는 것만 한다면 오히려 무능해 보이지 않겠는가? 기본적인 구도는 몸에 익히지만, 꼭 그것만 정답이 아님을 인지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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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촬영의 경우 배경이 되는 부분에 지나가는 행인들로 인해 신속한 촬영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고 인상적인 구도를 잡도록 노력했다.

 

여기서는 사진 첫걸음을 하는 이들에게 꼭 기억해야 할 기본적인 구도에 대한 몇 가지 정보를 주고자 한다.

 

첫째는 인물사진 촬영의 경우에는 프레이밍을 하면서 관절(목, 팔꿈치, 손목, 허리, 무릎, 발목 등)마디 부분이 되는 곳을 프레임 끝에 걸치게 촬영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한 배경의 수평선이 목 부분을 지나쳐 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최대한 프레임 안으로 어색하지 않게 담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 프레이밍의 핵심은 안정과 조화에 있음만 기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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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속에 인물을 가득히 촬영할 때 피사체가 어색하지 않게 손을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두 번째는 1mm의 움직임으로 전혀 다른 사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하이앵글, 아이레벨, 로우앵글 등의 앵글과 피사체를 두고 촬영자가 좌우로 이동하면서 촬영해 보기 바란다. 경험을 통해 상황별로 가장 안정적인 프레임을 만들 수 있는 훈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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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를 이용해 촬영한 사진이다.

코스모스와 피사체를 함께 담기 위해 극단적으로 사용한 앵글이다.

 

세 번째는 색과 빛의 밝기에 따른 구도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녹색 옷을 입은 피사체를 촬영하면서 녹색잎이 가득한 담을 배경으로 촬영한다면 피사체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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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의 보색은 마젠타이지만, 의상과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빛의 밝기와 컨셉에 맞추어

피사체가 최대한 눈에 띄도록 노력했던 사진이다.

 

마지막으로 풍경사진을 촬영하면서 너무 많은 것을 닮으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단순화 시키는 연습을 하라. 이것저것 사진에 담고 싶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담으려 하면 시선이 분산되는 사진이 될 것이다. 즉, 사진 속 피사체를 정리하고 단순화된 점이나 선, 그리고 면으로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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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옆에는 수 많은 가로수들이 있었지만, 길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했던 사진이다.

 

구도는 정답이 없다. 하지만, 구도는 사진촬영의 기본 틀이면서, 최소한 실패하지 않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사진분야마다 구도의 중요성의 차이는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기본이라는 것이다. 사진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기본적인 구도를 눈에 익힌 후, 자신만의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스럽고 안정된 구도를 창출하길 바란다.  usungi79@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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