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9

IDG 블로그 | 애플 마니아조차 못 견디는 버터플라이 키보드, 변명은 필요 없다

Michael Simon | Macworld
애플 마니아도 애플을 싫어하는 사람도 맥북 키보드의 품질이 엉망이라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한다. 2015년 재디자인된 맥북부터 버터플라이 메커니즘 키보드를 도입한 후, 애플 노트북 사용자는 맥과 애증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맥북은 사랑하지만 키보드만은 증오하게 된 것이다.

키 아래의 경첩 형태가 있는 방식을 칭하는 이름인 버터플라이 키보드는 소음, 이동, 먼지 등 많은 비판을 받았고 애플도 여러 가지 대응을 했다. 2015년과 2017년 사이에는 문자가 입력되지 않거나 여러 번 눌리고,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응답하지 않는 키보드를 대상으로 키보드 서비스 프로그램을 통해 무료 수리를 진행했다. 꼭 수리 대상이 되리라는 법은 없으니 이 기간에 앱 스토어에서 맥북이나 맥북 프로를 구입한 사용자라면 자신의 행운을 시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무료 수리를 하더라도, 2,500달러까지 하는 비싼 노트북이라면 중요한 문제가 된다. 애플은 키 아래에 얇은 실리콘 멤브레인을 추가해 이물질 침입을 방지했다. 이 정도로도 거슬리던 키보드 소리를 좀 줄이고 감촉도 개선할 수 있었다. 버터플라이 키보드를 보완하려는 이 시도는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구원책이 되어야 했다. 최신 맥북 프로는 수리 프로그램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비상 대책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오랜 애플 사용자인 요한나 스턴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맥북 프로의 단점을 고쳐서 나왔다는 최신 맥북 에어 키보드를 말 그대로 맹비난했다. 스턴은 “4개월 동안의 애플 노트북 키보드를 쓰면서 느낀 고통과 말 그대로 미쳐버릴 뻔 했던 경험”을 풀었다.
 

글씨와 철자 빼먹기



자신의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전하기 위해 스턴은 자신의 기사를 여러 방식으로 제안했다. 글자 E나 R이 더해지거나 빠진 상태, 또는 ‘EE’나 ‘TT’처럼 연달아 쳐진 상태의 원고는 스턴에 따르면 자신과 주변 맥북 사용자가 가장 빈번하게 겪는 문제의 하나일 뿐이다. 스턴은 압축 공기 스프레이로 키보드를 청소하고, 외장 키보드를 활용하거나 아예 다른 제품, 예를 들어 HP 스펙터(Spectre) 노트북을 사라고 권하고 있다.

전 세계에 이름을 날리는 저명한 기자가 경쟁사 제품을 권하기까지 하면 진지한 대안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 독자도 있겠지만, 현실은 그 반대였다. 애플은 “3세대 버터플라이 키보드에서 문제를 겪은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심한 사과를 했다.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피해는 적고 대처를 하기에는 일반적인 수준이 아니니까 그냥 참아라”라는 뜻이다.

게다가 이 시점에서 애플이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도 않다. 키보드 서비스 프로그램에 맥북 프로, 맥북 에어를 추가하는 것도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다. 스턴의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애플의 주장과는 달리 키보드 문제가 일부 기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발할 가능성도 크다. 사용할수록 더 상황을 악화시키는 버터플라이 키보드의 구조적인 문제점인 것이다. 정말 사라져야 한다.
 

버터플라이 vs. 가위



버터플라이 키보드는 2016년 당시 맥북에 도입됐을 때 키보드 설계의 전기를 마련한 기술로 평가됐다. 과거 맥북에 쓰인 가위 방식 키보드보다 더 편안하고 반응이 빠르며, 로우 프로파일 힌지에서 오는 정확성과 안정성이 돋보였다. 두께가 40% 더 얇아졌다.

그러나 이런 얇기는 유용성을 희생한 결과물이다. 2015년 이후 맥북의 키는 거의 평면에 가까울 정도로 낮아졌고, 키를 눌렀을 때의 깊이가 0.5mm에 가까워졌는데도 소음은 더 심각해졌다. 기계식 키보드의 매력적인 소리와는 전혀 다른 의미다. 필자가 맥북 키보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필자의 아내는 자리를 떠 버릴 정도다.

결점을 인정하고 새로운 메커니즘과의 고리를 끊는 대신, 애플은 이 키보드를 두 배, 세 배로 확대했다. 이제 일반 맥북까지도 버터플라이 메커니즘에 먹혔고, 모든 맥북이 다 끔찍해진 것이다. 지금 버터플라이 키보드를 탑재하지 않은 제품은 구형 에어뿐이다. 이 제품을 999달러를 주고 사야 한다면, 이유는 완전히 다르지만 그것대로 또 추천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가격이나 품질이나 사양을 조금도 타협하지 않고 구입할 수 있는 비-버터플라이 키보드 맥북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말 납득할 수가 없다. 
 

차라리 예전 키보드를



단순히 말해 애플이 사과를 했다는 점은 곧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를 알고 있다면 해결책도 있을 수 있다. 구형 기기에 대한 공식 수리 프로그램으로는 안 된다. 버터플라이 키보드 메커니즘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아니면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애플 매직 키보드가 과거의 가위 방식으로 만들어진 제품인데 맥북 키보드보다 훨씬 사용감이 좋다는 것은 흥미롭다. 각도나 백라이팅 같은 점은 문제지만. 앞으로 출시될 맥 프로에 어떤 키보드가 탑재될지 내기를 걸고 싶을 정도다. 백라이트가 있다는 전제 하에, 애플이 맥북에 매직 키보드 같은 키보드를 탑재하기만 한다면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그러나 현실성이 낮다. 아마도 애플은 새로운 이름을 붙인 새로운 방식의 키보드를 개발할 것이고, 무엇이 됐든 현재 제품보다 훨씬 좋다고 주장할 것이다. 상관 없다. 자사의 잘못이라고 인정하는 일은 이제 기대하지 않는다. 사과도 필요하지 않다. 그냥 모두에게 고통만 안기는 키보드를 감싸려는 행동을 멈추고 다른 제품이나 내놓으면 좋겠다. editor@itworld.co.kr 


2019.03.29

IDG 블로그 | 애플 마니아조차 못 견디는 버터플라이 키보드, 변명은 필요 없다

Michael Simon | Macworld
애플 마니아도 애플을 싫어하는 사람도 맥북 키보드의 품질이 엉망이라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한다. 2015년 재디자인된 맥북부터 버터플라이 메커니즘 키보드를 도입한 후, 애플 노트북 사용자는 맥과 애증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맥북은 사랑하지만 키보드만은 증오하게 된 것이다.

키 아래의 경첩 형태가 있는 방식을 칭하는 이름인 버터플라이 키보드는 소음, 이동, 먼지 등 많은 비판을 받았고 애플도 여러 가지 대응을 했다. 2015년과 2017년 사이에는 문자가 입력되지 않거나 여러 번 눌리고,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응답하지 않는 키보드를 대상으로 키보드 서비스 프로그램을 통해 무료 수리를 진행했다. 꼭 수리 대상이 되리라는 법은 없으니 이 기간에 앱 스토어에서 맥북이나 맥북 프로를 구입한 사용자라면 자신의 행운을 시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무료 수리를 하더라도, 2,500달러까지 하는 비싼 노트북이라면 중요한 문제가 된다. 애플은 키 아래에 얇은 실리콘 멤브레인을 추가해 이물질 침입을 방지했다. 이 정도로도 거슬리던 키보드 소리를 좀 줄이고 감촉도 개선할 수 있었다. 버터플라이 키보드를 보완하려는 이 시도는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구원책이 되어야 했다. 최신 맥북 프로는 수리 프로그램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비상 대책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오랜 애플 사용자인 요한나 스턴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맥북 프로의 단점을 고쳐서 나왔다는 최신 맥북 에어 키보드를 말 그대로 맹비난했다. 스턴은 “4개월 동안의 애플 노트북 키보드를 쓰면서 느낀 고통과 말 그대로 미쳐버릴 뻔 했던 경험”을 풀었다.
 

글씨와 철자 빼먹기



자신의 경험을 간접적으로나마 전하기 위해 스턴은 자신의 기사를 여러 방식으로 제안했다. 글자 E나 R이 더해지거나 빠진 상태, 또는 ‘EE’나 ‘TT’처럼 연달아 쳐진 상태의 원고는 스턴에 따르면 자신과 주변 맥북 사용자가 가장 빈번하게 겪는 문제의 하나일 뿐이다. 스턴은 압축 공기 스프레이로 키보드를 청소하고, 외장 키보드를 활용하거나 아예 다른 제품, 예를 들어 HP 스펙터(Spectre) 노트북을 사라고 권하고 있다.

전 세계에 이름을 날리는 저명한 기자가 경쟁사 제품을 권하기까지 하면 진지한 대안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 독자도 있겠지만, 현실은 그 반대였다. 애플은 “3세대 버터플라이 키보드에서 문제를 겪은 일부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심한 사과를 했다.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피해는 적고 대처를 하기에는 일반적인 수준이 아니니까 그냥 참아라”라는 뜻이다.

게다가 이 시점에서 애플이 할 수 있는 일이 그리 많지도 않다. 키보드 서비스 프로그램에 맥북 프로, 맥북 에어를 추가하는 것도 일시적인 방편일 뿐이다. 스턴의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애플의 주장과는 달리 키보드 문제가 일부 기기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발할 가능성도 크다. 사용할수록 더 상황을 악화시키는 버터플라이 키보드의 구조적인 문제점인 것이다. 정말 사라져야 한다.
 

버터플라이 vs. 가위



버터플라이 키보드는 2016년 당시 맥북에 도입됐을 때 키보드 설계의 전기를 마련한 기술로 평가됐다. 과거 맥북에 쓰인 가위 방식 키보드보다 더 편안하고 반응이 빠르며, 로우 프로파일 힌지에서 오는 정확성과 안정성이 돋보였다. 두께가 40% 더 얇아졌다.

그러나 이런 얇기는 유용성을 희생한 결과물이다. 2015년 이후 맥북의 키는 거의 평면에 가까울 정도로 낮아졌고, 키를 눌렀을 때의 깊이가 0.5mm에 가까워졌는데도 소음은 더 심각해졌다. 기계식 키보드의 매력적인 소리와는 전혀 다른 의미다. 필자가 맥북 키보드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필자의 아내는 자리를 떠 버릴 정도다.

결점을 인정하고 새로운 메커니즘과의 고리를 끊는 대신, 애플은 이 키보드를 두 배, 세 배로 확대했다. 이제 일반 맥북까지도 버터플라이 메커니즘에 먹혔고, 모든 맥북이 다 끔찍해진 것이다. 지금 버터플라이 키보드를 탑재하지 않은 제품은 구형 에어뿐이다. 이 제품을 999달러를 주고 사야 한다면, 이유는 완전히 다르지만 그것대로 또 추천하지 않는다. 사용자가 가격이나 품질이나 사양을 조금도 타협하지 않고 구입할 수 있는 비-버터플라이 키보드 맥북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말 납득할 수가 없다. 
 

차라리 예전 키보드를



단순히 말해 애플이 사과를 했다는 점은 곧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문제를 알고 있다면 해결책도 있을 수 있다. 구형 기기에 대한 공식 수리 프로그램으로는 안 된다. 버터플라이 키보드 메커니즘으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아니면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도 방법이다. 애플 매직 키보드가 과거의 가위 방식으로 만들어진 제품인데 맥북 키보드보다 훨씬 사용감이 좋다는 것은 흥미롭다. 각도나 백라이팅 같은 점은 문제지만. 앞으로 출시될 맥 프로에 어떤 키보드가 탑재될지 내기를 걸고 싶을 정도다. 백라이트가 있다는 전제 하에, 애플이 맥북에 매직 키보드 같은 키보드를 탑재하기만 한다면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그러나 현실성이 낮다. 아마도 애플은 새로운 이름을 붙인 새로운 방식의 키보드를 개발할 것이고, 무엇이 됐든 현재 제품보다 훨씬 좋다고 주장할 것이다. 상관 없다. 자사의 잘못이라고 인정하는 일은 이제 기대하지 않는다. 사과도 필요하지 않다. 그냥 모두에게 고통만 안기는 키보드를 감싸려는 행동을 멈추고 다른 제품이나 내놓으면 좋겠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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