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빌 게이츠, “나도 진짜 따라 은퇴”

John Fontana | Computerworld 2008.06.19
지난 몇 년간 짝퉁 빌 게이츠로 활약해온 스티브 사이어스. 빌 게이츠의 은퇴를 맞아 우연찮게 그도 은퇴를 하게 됐다.

빌 게이츠는 7월 1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준 은퇴하고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면서, 세계 최대의 자선단체인 빌 앤드 멜린다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거스 빌(Bogus Bill)이라고 불린 짝퉁 빌 게이츠 사이어스는 현재 월급이 높고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두 번째 직업을 찾고 있는 중이다. 아직 웹사이트가 남아있긴 하지만, 더 이상 빌 게이츠로 연기할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사이어스는 빌 게이츠의 집에서 북쪽으로 45분 거리에 살고, 지난 몇 년간 마이크로소프트의 대표 행세를 하며 많은 활약을 벌였지만, 정작 빌 게이츠를 개인적으로 만난 적은 한번도 없다고 했다.

워싱턴 외곽에서 호젓이 지내고 있는 그는 빌 게이츠와 은퇴시기가 겹친 것은 우연이라고 말했다. 사이어스는 “현재 휴식 중”이라며, “의도했다기 보다 우연히 일어난 것이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와 사이어스가 어떤 인연이던, 사이어스는 그리스와 싱가폴에서 빌 게이츠 행세를 하며 찍은 영화와 광고로 엔지니어인 원래 직업을 그만둘 만큼은 아니지만, 큰 돈을 벌었다. 한 번 나타나는 것만으로도 최소 2,500달러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이어스가 빌 게이츠로 활약하게 된 데에는 아내의 영향이 컸다. 10년 전, 빌 게이츠 닮은꼴 찾는 광고를 보고 빌 게이츠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이어스 대신 아내가 응모했었던 것. 결국, 몇 주 뒤에 그는 빌 게이츠 닮은꼴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사이어스의 활약이 가장 주목 받았던 작품은 2002년 LA에서 개봉된 “이상할 것이 없음(Nothing So Strange)”라는 제목의 영화다. 이 영화는 빌 게이츠의 암살을 둘러싼 경찰 직권 남용에 대하여 조롱한 모큐멘터리(mockumentary)이다. 첫 장면에서 빌 게이츠는 암살자에게 머리에 총을 맞고 피를 흘리며 거리에 쓰러진다.

사이어스는 이 영화의 감독인 브라이언 플레밍이 어떻게 빌 게이츠를 주인공으로 쓸 생각을 했었는 지 질문을 계속 받는다고 말했다. 진짜 빌 게이츠보다 8츠 정도 작고, 2살이 어린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후 사이어스는 빌 게이츠가 악인으로 등장하는 역할은 거부해 왔지만, 썬(Sun)과 레드햇(Red Hat)이 빌 게이츠를 조롱하는 사내용 동영상이나 프로모션 행사에는 꾸준히 참석해왔다.

그는 “빌 게이츠를 행세를 하는데 많은 압박이 있어서 예전처럼 즐겁지는 않다”고 말했다. 최근 구글과의 경쟁과 각종 소송 때문에 압박을 받고 있는 진짜 빌 게이츠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요즘 러시아 집단(Crew)에서 보거스 빌로 무료로 일하고 있는 그에게 오만(Oman)에서 러브콜이 있었지만, 2,500달러라는 제시금액이 지구 반 바퀴를 돌아서 가야 하기 때문에 결코 큰 돈이 아니라고 거절했다고 전했다. 사이어스는 분명히 빌 게이츠 행세를 하는 것이 돈의 가치에 달려있지 않다는 것을 아는 듯 했다.

사이어스가 빌 게이츠 행세를 별로 안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7~8건의 전화를 받고 몇 개의 이메일을 받는다고 말했다. 가짜 빌 게이츠로 활동하면 부유한 삶을 살 수 있지만, 그런 삶을 원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였다. 그는 “빌 게이츠는 나처럼 옷을 마음대로 입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빌 게이츠가 게이츠 재단에 갖고 있는 373억 달러만큼은 아니지만 재단에 돈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기 아들이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에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다며, “언젠가 아들도 세계에서 가장 멋진 프로그램을 만들어 ‘짝퉁 빌 게이츠’라는 말을 들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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