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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폭스 OS가 틈새 시장용에 그칠 수 밖에 없는 이유

Gregg Keizer | Computerworld 2013.02.27
모질라가 모바일 업계를 겨냥해 파이어폭스 OS(Firefox OS)를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전문가들은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J 골드 어소시에이츠(J. Gold Associates)의 애널리스트 잭 골드는 “모질라 파이어폭스 OS가 이동전화 업계에서 성공할 확률은 웹OS(WebOS)가 스마트폰으로 복귀할 확률과 같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웹OS는 HP가 2년 전에 포기하고 한국의 LG전자에 매각한 모바일 운영체제다. 이어 그는 “2~3년 전에 이걸 내놓았다면 성공했을 지도 모르겠다”며 “그러나 모질라는 한마디로 너무 늦었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로 가장 잘 알려진 모질라는 파이어폭스 OS의 첫 상용 버전을 발표했고 4곳의 단말기 제조사와 18곳의 이동통신업체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26일 그 4곳의 스마트폰 제조사들 중 하나인 중국의 ZTE가 첫 파이어폭스 OS 휴대폰을 콜럼비아, 스페인, 베네주엘라에서 올해 중순부터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질라의 파이어폭스 OS 전략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여전히 낮고 가격대가 중요한 신흥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iOS와 안드로이드가 효과적으로 시장을 장악한 지역은 거의 고려하지 않고 있다. 모질라는 미국내 출시 계획에 대해서 2014년 파이어폭스 OS 휴대폰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점 이외에 자세한 이야기는 언급을 거부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캐롤리나 밀라네시는 모질라의 이런 노력에 대해 'A'학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파이어폭스 OS가 진정으로 시장 지형을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역시 의문을 가지고 있다. 그는 “모질라는 1년 전과 비교해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고 당연히 ‘A’를 받을 만하다"며  "그러나 고객들은 또다른 운영체제를 그리 원하지 않고 있으며 오직 더 좋은 기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어폭스 OS는 파이어폭스에 사용된 게코(Gecko) 브라우저 엔진 관련 '부트-투-게코'(Boot to Gecko: B2G)라는 2011년 프로젝트에서 시작됐다. 2012년 7월 모질라는 이를 파이어폭스 OS로 명칭을 변경하고 가벼운 운영체제를 구동하는 스마트폰을 2013년에 선보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파이어폭스 OS는 최신 웹 개발언어인 HTML5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모질라는 개발자들이 브라우저-기반 OS에서 하드웨어를 직접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웹-기반 APIs(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s)를 개발했다.
 
밀라네시는 타이젠(Tizen)과 우분투(Ubuntu) 등이 iOS와 안드로이드가 장악한 모바일 운영체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파이어폭스 OS가 그 중에서도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한다. 그는 “신흥시장을 염두에 두고 나온 발표된 모든 대안 운영체제들을 보면 모질라가 가장 준비작업을 많이 했고 다른 이들보다 한걸음 앞서 있다"고 말했다.
 
밀라네시는 파이어폭스 OS가 더 저렴한 스마트폰을 만드는데 일조한다는 모질라의 주장에도 동의했다. 그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보면 대용량 배터리가 강력한 프로세서가 필요없기 때문에 제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이는 곧 통신사들이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밀라네시는 파이어폭스 OS를 탑재한 휴대폰들이 주로 통화기능을 사용하고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럼에도 이미 다양한 가격과 성능의 단말기에 탑재된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아니라는 점 외에 기존 안드로이드에서 제공하지 않는 파이어폭스 OS 만의 특별함을 찾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모질라는 안드로이드에 의존성을 낮추려고 하는 통신업체와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골드는 밀라네시보다도 훨씬 비관적이지만 모질라가 통신사와 단말기 제조업체를 매혹시킨 이유를 다음과 같은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어떤 운영체제를 사용하던 그리 신경쓰지 않지만 통신사는 이 점을 신경 쓰고 있으며 그들은 삼성, 애플과 다시 협상할 수 있는 위치로 돌아가고 싶기 때문에 선택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업체들은 그들이 바라는 상황을 만들어 줄 세번째 운영체제로 파이어폭스 OS가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26일 MWC 행사장에서 통신사 관계자들은 이와 거의 똑같은 논리를 펴면서 구글과 애플에 불만을 표시한 것도 이들이 자신들을 배제하고 큰 돈을 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체들은 그 연장선에서 파이어폭스 OS가 현재 사업모델을 뒤흔들 충분한 경쟁을 불어넣어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보다폰 그룹(Vodafone Group)의 CEO 비토리오 콜라오는 “우리는 OS 업체들과 더 균형있는 관계를 필요로 한다”며 “더 많은 경쟁을 통해 관계는 더욱 균형잡힐 것이고 점차적으로 최고의 제품을 최저의 가격으로 제공하고 협력업체들에게 가장 높은 투자 의지를 가진 이가 경쟁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골드는 “통신사들은 그들 자체의 앱 환경을 보유하고 자체 상점에서만 단말기의 앱을 구매할 수 있었던 5~7년전 상황으로 분명히 돌아가고 싶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분명한 것은 모질라의 경우 파이어폭스 OS를 일종의 모바일 업계의 '리셋' 버튼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모질라는 파이어폭스 OS 웹사이트를 통해 '가치 사슬에 더 커진 참여'와 '고객과의 관계에 대한 소유와 제어'를 통신사와 기타 협력사들에게 제시하는 총 4가지 혜택 중 2가지로 제시했다.
 
그러나 골드는 과거에 이런 기치로 내걸고 나왔다가 사라진 모바일 OS들을 예로 들며  “우리가 언제까지 이런 일을 반복해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미 시장에는 틈새시장을 노린 많은 경쟁자들이 있고 파이어폭스 OS 역시 그 중 하나일 뿐"이라며 "이들 틈새 OS들은 일부 스마트폰에 소소하게 적용이 되겠지만 결국 대중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기회는 갖게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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