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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IT 업계 최악의 예측 8선

Bill Snyder | InfoWorld 2013.12.30
드디어 2013년도 끝이 보인다. 애플이 고배를 마셨고, 크롬북이 태블릿과 노트북을 정복했으며, 애플은 마침내 오래 기다려온 iTV를 출시했다. PC 시장은 기존의 규모를 고수하는데 성공했다. 대규모 공개 온라인 강좌(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는 캠퍼스를 휩쓸었다.

아니, 잠깐. 생각해보니 이것들은 다 한번도 일어난 적 없는 일이다. 2012년 말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멋대로 ‘2013년도 테크놀로지 업계 판도’ 라면서 상상한 것들일 뿐이다.

이제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이들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하지만 2013년에서 2014년으로 넘어가는 길목인 요즘 다가오는 한 해에 대한 확신에 찬 예측을 하는 이들은 분명 또 나타날 것이다. 테크놀로지 업계의 한 해가 얼마나 소란스러울 수 있는지에 대한 증거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2013년도 빗나간 최악의 예측 8가지를 소개한다.

애플이 iTV를 출시할 것이다
애플 관련 루머 중 곧 iTV가 출고될 것이라는 소문만큼 자주 등장한 것이 있었을까? 아마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선지 애널리스트들, 특히 파이퍼 제프리(Piper Jafray)의 진 먼스터는 줄곧 iTV가 곧 나온다고 믿고 있다. 물론 진 먼스터가 괜히 그러는 것은 아니다. 뛰어난 애널리스트인 먼스터는 그렇게 믿을만한 이유를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월터 아이잭슨이 쓴 스티브 잡스 전기 ‘잡스(Jobs)’에서도 iTV에 관련된 내용이 소개되고 있다.

“사용하기 쉬운 통합 텔레비전 셋을 만들고 싶다. 모든 애플 기기는 물론 아이클라우드와도 매끄럽게 싱크 되는 텔레비전 말이다”라고 잡스는 그의 전기작가 월트 아이잭슨에게 말했다.

하지만 스티브 잡스는 원래 이런 저런 아이디어를 많이 내놓고 실험해보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단지 그 수많은 아이디어 중 iTV는 실현되지 않은 것 뿐이다. 인포월드의 갤런 그루먼는 최근 iTV에 대한 환상을 완전히 날려버렸다.

그는 “대체 애플이 왜 iTV 사업을 시작하겠는가? 시장에는 이미 스마트 TV가 넘쳐나지만 이들 중 성공적인 것은 하나도 없는데 말이다”라고 말했다. 어쨌거나 100 달러만 내면 로쿠 박스(Roku box)를 사서 얼마든지 스트리밍을 할 수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게다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iTV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크롬북이 부각할 것이다
아직도 소위 ‘씬클라이언트(thin client)’라 불리는 것에서 미련을 못 버리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 씬클라이언트는 이제 크롬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타임 지에 글을 기재하는) 팀 바자린을 포함해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씬클라이언트의 환생과도 같은 크롬북이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넷북’과 마찬가지로 크롬북 역시 유저들에게 노트북이나 iOS, 또는 안드로이드 태블릿 비해 큰 장점을 어필하지 못했다.

크롬북이 그나마 블로거들 사이에서 영향력을 얻었던 것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특히 ‘W’로 시작하는 것들에 대한 비합리적일 정도의 반감 덕분이었다. 소위 ‘전문가’ 집단에 속한 이들은 마이크로소프트를 경멸하는 것을 취미 정도로 삼고 있으며 이런 이들에게 있어 윈도우도, 오피스도 사용하지 않는 기기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진실은 다르다고 IDC 애널리스트 라자니 싱은 11월 자신의 글을 통해 말했다. 그는 “삼성을 제외한 나머지 벤더들이 판매하는 크롬북은 요금 책정에 실패했다. 심지어 삼성 제품의 경우도 미국 내에서는 고등학생 이하 연령대에서만 ‘넷북’의 대체제품 정도로 팔리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니 크롬북에 차세대 ‘넷북 킬러’의 출현을 알리는 것 외에 다른 어떤 의미가 있을까?

PC시장 사정은 그다지 나쁘지 않을 것이다
지난 해 PC 시장이 곤경에 빠져있던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건 맞추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PC 시장이 완전 무너질 거라고는 월스트리트도, 대형 연구기관들도 예상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바클레이스(Barclays) 애널리스트 벤 라이츠는 전 세계 PC 판매량이 약 3% 가량 하락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러나 가을이 끝날 무렵 PC 시장은 이 예측보다 훨씬 더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현재 IDC에서는 매 해 판매 감소가 10% 이상일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이는 업계 역사상 가장 큰 감소량이다.

PC 시장과 관련해 가장 크게 빗나간 예측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 8에 걸었던 기대다. 물론 집에 있는 PC를 언젠가는 바꿔야 할 테니 장사는 된다. 하지만 앞선 윈도우 업그레이드들이 해낸 일을 이 윈도우 프랑켄슈타인은 하지 못했다. 바로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PC를 사라고 설득하는 일이다. 새로운 OS의 지원은 없고, 사용자들은 점점 더 태블릿으로 몰려드는 상황에서 PC 시장은 점점 기울어져 갔다.

MOOC가 캠퍼스를 휩쓸 것이다
몇 년 전 유행했던 농담으로 ‘그거 앱으로 할 수 있어’가 있었다. 그런데 실제로 많은 이들, 특히 실리콘 밸리의 컴퓨터 전문가들은 앱으로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믿었다. 고등 교육도 그 중 하나였다. 이들이 생각한 방법은 MOOC, 대규모 온라인 공개 강좌였다. 글쎄, 너무 성급한 생각은 아니었을까?

MOOC에 대한 기대감이 끝나지 않고 계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MOOC는 아직까지 큰 성공을 이루지 못했다. 12월 펜실베니아 대학교 교육 대학원에서 백만 명의 MOOC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내놓았는데, 이 연구에 따르면 강의를 등록한 학생 중 절반만이 실제로 강의를 한번이라도 들었으며, 끝까지 수강을 마친 이는 전체의 4%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뉴욕 타임즈에서도 지적한 것처럼, 이보다 더 인상 깊은 사례는 실리콘 밸리의 심장에 위치한 산호세 주립대의 MOOC 실험 실패일 것이다. 학업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에게 의욕을 불어넣어 주리라 생각했던 실험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다.

“유다시티 멘토들과의 상담에도 불구하고 (오클랜드의 차터 고등학교 출신 학생 다수를 포함해) 지난 봄 온라인 강좌를 들은 학생들은 실제로 캠퍼스에서 강의를 들은 학생들보다 성적이 저조했다. 대수학 수업의 경우 전체 1/4도 안 되는 학생만이(그리고 고등학교 학생의 12%만이) 이수 가능 점수를 받았다.”

소셜 네트워킹이 기업을 정복할 것이다
만일 마케팅 담당자가 기업을 경영하게 된다면 소셜 네트워킹이야 말로 왕으로 추대될 것이다. 하지만 마케팅 담당자가 기업을 경영할 일은 없으며, 온갖 들뜬 예측과 기대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툴로 사용할 때를 제외하면 기업들의 소셜 네트워킹 도입률은 별로 크지 않았다.

인포월드의 갤런 그루먼은 벤더와 경영진의 꾸준한 독려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에서 소셜 네트워크 이용이 제한적이라고 말한다. 많은 경우 이는 시간과 노력의 낭비로 끝나고 만다. 그루먼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사실적 근거는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 이는 근거 없는 얘기가 아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는 올해 초 기업 소셜 네트워킹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몇 가지 결론을 내렸다. 자크 버긴(Jacques Bughin)은 소셜 네트워크를 가리켜 ‘기업 2.0’이라 부르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 맥킨지는 전체 기업의 6%만에 진정으로 기업 2.0을 핵심에 통합시켰다고 추산했다.

- 기업 직원의 25~50%는 만족스러운 투자수익률을 위해 소셜 네트워킹을 광범위하게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전체의 50%가 넘는 기업에서는 이정도 수준을 이루는 데 실패했다.

- 많은 기업에서 자신들의 ‘소셜 미디어 존재감’을 자랑한다. 보통 트위터 팔로잉 수나 페이스북의 ‘좋아요’ 갯수, 혹은 소셜 미디어를 이용한 마케팅 플랜 등을 놓고 하는 말이다. 하지만 소셜 테크놀로지를 통해 얻은 부수적 수익의 70% 가까이는 마케팅과 전혀 관계가 없는 수익이다.

정말이지 정신이 확 드는 이야기들이다.

애플은 이제 한 물 갔다
지난 수 년 동안 애플은 결점이란 게 있을 수 없는 회사처럼 여겨졌다. 적어도 컴퓨터 전문가들에게 있어서는 말이다. 애플의 주가는 주당 600달러에 육박했고, 일부는 이것이 1,000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다. 그러다 스티브 잡스가 죽었고, 안드로이드 역시 초반의 부진을 떨치고 맹활약했으며, 삼성도 힘차게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애플은 갑작스럽게 절대적 시장 강자의 자리에서 끌어내려졌고, 많은 이들이 애플의 불운한 2013년을 점쳤다.

글쎄, 과연 그랬을까? 올 해 애플의 주가는 강력한 반등을 거쳐 7월에 주당 402달러 하던 것이 이번 주에는 주당 560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는 거의 40%의 상승률이다. 이는 단순히 월스트리트의 일시적 활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애플 제품이 블로거들 사이에서는 크게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소비자들을 크게 만족시켰기 때문이었다.

애플은 또 9월 이례적으로 두 개의 새로운 아이폰을 출시했다. 물론 평론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하지만 판매 시작 후 첫 주말이 채 지나기 전, 애플은 3일만에 900만 대를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다. 매 분마다 2,083대의 신형 아이폰이 판매되며, 이들 판매량이 갑자기 급격하게 줄어들 일은 당분간 없어 보인다.

또 최근 캔어코드 제뉴이티(Canaccord Genuity) 애널리스트 리포트에 따르면 아이폰 5S는 AT&T, 버라이즌, 그리고 T-모바일 고객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이었다.

아마존이 클라우드 분야 선두 자리를 내 줄 것이다
중요한 기업 컴퓨팅에 관해서는 그 누구도 아마존 웹 서비스를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아마존 웹 서비스는 전자상거래 업체인데, 과연 중요한 일을 믿고 맡길 수 있겠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었던 것이다. 비록 퍼블릭 클라우드 분야의 개척자라고는 해도 IBM이나 랙스페이스(Rackspace)같은 거대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아마존이 선두 자리를 오래 지키지는 못하리라고 다들 생각했다.

글쎄, 이에 대한 답은 나왔다. AWS가 선두 자리를 빼앗기리라 예측했던 사람들이 틀렸다. 그것도 한참 틀렸다.

가트너에 따르면 AWS는 여전히 압도적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14개 경쟁 업체들을 전부 합친 것보다 5배나 큰 컴퓨트 역량(compute capacity)를 자랑한다. BYOD의 확산에 힘입어 기업 직원들이 아마존 웹 서비스를 기업으로 끌어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아주 거대하고 튼튼한 생태계를 조성해 선두자리를 지켰다.

가트너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많은 소프트웨어 벤더들이 자신의 독립적으로 혹은 AWS 시장을 거쳐 소프트웨어를 EC2에 맞춰 라이센스 및 패키징한다. 이렇게 해서 배치를 용이하게 하고 소프트웨어 라이선싱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관련 매니지먼트 툴을 제공하는 서드 파티가 API를 지원하며, 오픈-소스 및 상업용 CMP가 API와 양립 가능하다.” 과연 랙스페이스가 이를 이길 수 있을까?

가장 큰 실수, 미 국가안보국(NSA)와 사생활 침해
많은 이들은 테크놀로지 전문가들이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AT&T, 버라이즌, 아니면 어딘가에 정보 소스를 심어놓고 NSA의 사생활 침해에 대해 귀띔을 받았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틀렸다. 이번 사건이 밝혀진 건 추악한 진실을 꺼내놓고자 했던 에드워드 스노든의 결심이었다.

그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아직도 진실을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테크놀로지 전문 언론(그리고 주류 언론 역시)은 이를 밝혀내 대중에게 공개하는 데 완전히 실패했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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