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민의 엔지니어 2.0 | 이제는 IT도 사람이다

김효민 | IDG Korea 2009.08.07

IT와 기업의 운영을 떼놓고 말하는 사람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기업에서 IT는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럴수록 IT 전문가들, 특히 우리 엔지니어들은 기업 친화적이어야 함은 물론이고 한걸음 더 나가서 기계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기업의 핵심인 사람들을 중심적인 사고로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할 것이다.

 

기계 대 사람

물론 최근 들어서는 프로토콜이나 특정 기술 또는 장비 같은 기술적인 이슈보다는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 북 등의 소셜 네트워크와 서비스 관련 이야기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IT업계에서는 기계 중심의 사고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면 오늘 처리한 트랜잭션 건수가 얼마였는지, 처리한 주문 건수가 몇 건이었는지, 장애처리를 몇 건이나 했는지 등이 직원들의 능력을 평가하고 보상하는 시스템의 주요 고려사항이다. 즉, 대부분의 보상 시스템은 어떤 사람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도왔는지를 평가하는 시스템이기보다는 IT 기기 또는 장비의 활용과 유지보수를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를 평가하여 보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마치 찰리 채플린의 영화에서처럼 사람 중심적인 시스템이 아니라 기계 중심적인 사고가 우리 일상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IT 관련 종사자들도 예외는 아님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이지 기계가 아니다.

 

미래의 IT 업무

IT 시장 조사업체인 KRG는 2008년 7월 31일자 보도자료에서 우리나라에 “전자계산기”가 최초로 도입된 1967년을 우리나라 IT 산업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40년 이상의 IT 산업 역사를 가진 셈이다.

 

모든 산업이 그렇듯이 IT도 몇 가지 조각조각 흩어져있는 개념이나 기법이 어우러져 기술이 되고, 그 기술이 상업적으로 성공하면 창출된 자본을 다시 새롭고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신기술을 만드는데 투입해 더 많은 자본과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선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하지만 모든 기술의 성장력은 무한한 것이 아니라 어느 시점에 이르면 한계에 부딪히게 되며, 돌파구가 생길 때까지는 조용히 때를 기다리게 된다.

 

필자는 바로 지금이 그런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 시기에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은 숨 고르기다. 쥐 죽인 듯이 눈치만 보는 숨 고르기가 아닌 활화산처럼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하며 도약하기 위한 숨 고르기의 시간인 것이다.

 

많은 IT 전문가들과 조사기관들은 향후 IT 업무가 크게 다음 3가지 그룹으로 나뉠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운영과 하부구조(Infrastructure) 관리

이 그룹은 장비실,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운영센터에서 업무를 수행한다. 이 영역의 IT 전문가들은 기업 IT의 근간을 이루는 하부구조를 관리하는 업무를 주로 수행하게 된다. 향후 수년간 이 범주에 속하는 IT 그룹은 고도록 중앙집중화되고 규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화 기술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의 도입은 이런 상황을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적으로는 관제서비스(Managed Services) 업체가 많은 기업들의 데이터센터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고, 이런 업무에 종사하는 엔지니어들은 유지보수와 처리 업무를 주관하는 IT 업계의 블루컬러이다.

 

솔루션 개발과 프로젝트 관리

많은 개발자들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이 범주에 속하며, 기업들에게 종단 간(End-to-End) 솔루션을 제공하는 주역이다. 프로젝트 관리자들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기업들의 수많은 요구조건을 수집하여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이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의 기획과 관리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기술 중심적인 사고를 했던 엔지니어들이 사람 또는 기업 중심적인 사고로 전환을 해야 하는 영역이 바로 이 분야이다. 지금까지는 내가 가진 기술을 가지고 어떤 소프트웨어 또는 하드웨어를 개발해 제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면, 앞으로는 사람 또는 기업이 원하는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를 개발하여 공급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을 익히고 적용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다.

 

즉,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은 기본이고 그들(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를 파악하고 해당 기술 습득과 적용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만 한다.

 

최종 사용자 시스템 관리

콜 센터부터 PC 설치 업무까지, 향후에도 IT는 직원들이 매일 사용하는 각종 시스템을 설치, 관리, 지원하는 업무를 계속하게 될 것이다. 관제시스템이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이 직접 가야 하는 수고를 100%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비나 기기들이 점점 더 똑똑해져서 자체 진단이나 수리 기능을 갖춰감에 따라 그 역할이 점점 더 축소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해당 업무가 축소되더라도 100%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업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는 여전히 사용자 친화적이어야 함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살펴본 대로 IT는 기술보다는 사람 또는 기업 중심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 엔지니어들은 점점 더 기업 또는 사람 친화적인 방향으로 사고의 전환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사고의 전환을 강요하는 환경 변화는 기업 IT의 하부구조에서 부는 변화의 바람과 점점 더 성숙해져 가는 IT산업의 자연스러운 진화에 따른 것이다.

 

사람이나 기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엔지니어가 도태될 것은 100% 확실하다. 선택은?

hmkim@foursr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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