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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헤드폰 잭 없는’ 아이폰을 인정하기까지의 5단계 변화

Jason Snell | Macworld 2016.08.18
뜬소문으로만 돌다가 어느새 ‘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소문이 있다. 최근 블룸버그의 마크 거만이 차세대 아이폰에는 헤드폰 잭이 없다는 보도를 함에 따라, 이 소문이 거의 진짜 처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몇십 년간 존재했고, 모든 맥과 아이팟, 아이패드, 아이폰에 존재하는 표준 오디오 잭이 애플의 가장 인기 있는 제품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한 1980년대 이후 유선 헤드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받아들이기 힘든 소식이다. 필자에게 아이폰은 아이팟에 이은 휴대용 음악 플레이어다. 이 기사를 쓰고 있는 현재도 필자는 아이폰에 헤드폰을 연결해서 음악을 듣고 있다. 하지만 거만의 보도는 늘 신뢰할만하기 때문에 이러한 필연적인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게 되기까지 다음의 5단계를 거쳤다.

거부 : 루머는 거짓이야!
애플과 관련된 소식을 한 달만 살펴봐도 정말 바보 같은 애플 관련 루머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는 1990년대 이후 애플과 관련된 기사를 써왔기 때문에 루머에도 익숙하다.

그래서 처음에 차세대 아이폰에 헤드폰 잭이 없어질 것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완전히 비웃었다. 아이폰 생산 사이클의 초기의 기이한 소문은 너무 흔하기 때문이다. 애플이 전자 제품에 헤드폰을 연결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표준을 없애는 근시안적인 결정을 할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애플 관련 뉴스가 별로 없는 시기에 등장하는 바보같은 소문일 뿐이었다. 아마도 9월에 이러한 소문을 떠올리며 비웃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분노 : 애플이 도대체 왜?
필자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동료가 헤드폰 잭 루머에 대해 물었다. 당시 필자는 그 동료에게 너무 이른 시기이기 때문에 루머에 대해서 토론하는 것이 적절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단지 루머에 불과한 바보같은 아이디어에 화를내지 않고 싶었다. 아직 애플이 실행에 옮긴 것도 아닌 근시안적이고 반소비자적인 것에 화를 낼 필요가 있겠는가?

하지만 필자는 화가 났었다. 아이폰에서 헤드폰 잭을 없앤다는 것은 애플이 얼마나 ‘진보적인지’를 보여주기 위한 장치에 불과한 것처럼 보였다. 헤드폰을 사용하거나 AUX 잭으로 자동차에 연결하거나 컨퍼런스 룸의 PA 시스템에 연결하려면 추가 어댑터를 들고 다녀야 할 것이다.

이 단계에서 필자는 헤드폰 잭이 너무 구식의 기술이며 사라질 때가 됐다는 주장을 많이 들었다. 이런 주장에 대한 필자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2015년과 2016년 사이에 무엇이 바뀌길래 갑자기 헤드폰 잭의 운명이 다 했다는 것인가?” 이렇게 말하면 돌아오는 답은 “언젠간 일어날 일이다”였다. 하지만 왜 지금인가?

협상 : 애플은 아주 잘 구현해낼 거야
이 단계를 얼마나 오래 경험했는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봄과 초여름 사이 트위터와 이메일을 통해 많은 사람으로부터 아이폰의 헤드폰 잭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다.


애플의 무선 이어버드는 이것처럼 생길 수도 있다. 로우킨 미니 24K 골드 플레이트 에디션(Rowkin Mini 24K Gold-Plated Edition)

헤드폰 잭이 없다면 정말 싫을 것이라는 생각엔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잠깐만 생각해보자. 애플은 모든 사람에게 무료 어댑터를 제공할 수 있다. 혹은 아주 멋진 무선 이어팟을 무료로 제공할 수도 있다.

혹은 더 좋은 시나리오는 애플이 블루투스 오디오의 모든 문제를 해결한 블루투스와는 다른 새로운 무선 시스템을 개발할 수도 있다. 현재의 모든 유/무선 헤드폰을 모두 쓸모없게 만들겠지만, 시스템이 너무 훌륭해서 전혀 상관없는 것이다!

무상으로 어댑터를 제공하리라는 것에 한 표를 주겠다. 아마도 이 어댑터는 훌륭할 것이다.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으며, 저렴하게 추가 구매도 가능해서 표준 오디오 잭 연결이 필요한 모든 곳에 두고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상황이 크게 나쁘진 않을 수도 있다.

우울 : 그나저나 새로운 아이폰은 누가 필요한 거지?
이후 필자는 처음으로 새로운 아이폰을 구입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고려하게 됐다. 업그레이드할 요소가 없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용하고 있는 헤드폰과 아이폰이 부서지기 전까지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단계에서 필자는 매우 우울했다. 헤드폰 잭과 관련된 주제가 등장하면 아이폰 플러스의 더 좋은 카메라에 대한 가능성이나 예상치 못한 아이폰 SE의 후속 모델 등 조금 더 행복한 주제로 돌리기 위해 애썼다. “내 아이패드 프로 끝내주는데, 이것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해볼까?”

수용 : 내일을 준비하는 편이 낫다
애플 워치가 출시됐을 때, 제이버드(Jaybird) 블루투스 이어폰을 빌려서 애플 워치의 음악 기능을 테스트했다. 잠시 테스트 결과를 말하자면, 애플 워치에 음악을 동기화시켜서 헤드폰으로 들을 수 있지만, 아이폰 없이 애플 워치를 차고 있는 일은 없어서 고려할 가치가 없는 부분이었다.

지난 6개월간 아이폰을 들고 나가 걷거나 뛸 때는 유선 헤드폰 대신 블루투스 이어폰을 사용한다. 여러 가지 불편사항이 있는데, 우선 때때로 걷는 중간에 배터리가 다 되어버린다. 유선 헤드폰만큼 음질이 좋지 않으며, 맞춤식 인이어 헤드폰보다 귀에 잘 맞지 않는다. 때때로 블루투스 연결이 끊겨서 설정을 다시 만져야 할 때가 있다. 팟캐스트 같은 것을 들을 땐 괜찮을 수도 있지만, 음악을 들을 땐 아니다.

이것은 모두 진실이다. 하지만 또 하나의 사실은 몇 달간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팟캐스트를 들으면서 걷거나 뛸 때 아이폰의 헤드폰 잭은 전혀 이용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세상은 끝나지 않고, 우리의 삶은 계속된다. 어려운 6개월이었지만, 마침내 필자의 훌륭한 유선 헤드폰으로 아이폰에서 음악을 듣고 싶을 때 어댑터가 필요하게 되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됐다.

아직 이것을 반기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이며, 여전히 한동안 많은 아이폰 사용자들의 생활을 어렵게 할 만큼 합리적인 변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변화는 일어날 것이며 이에 적응할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그렇지만 만일 애플이 맥에도 헤드폰 잭을 없애겠다고 한다면… 아마도 우리는 정말 ‘심각한’ 문제에 빠지게 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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