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픽셀(Pixel)과 구글 홈(Google Home)에도 존재하는 구글 어시스턴트는 신기술이 가진 양면성 중 반대쪽 면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바로 익숙해질수록 더 많이 갈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인공 지능과 디지털 비서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아마존 알렉사가 모든 곳에 확산 중이지만 경쟁 업체들도 따라잡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타나에 막대한 리소스를 쏟아 붓는 중이고 애플도 시리에 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은 타사 서비스 및 제품과의 더 긴밀한 통합이다. 필립스 휴(Philips Hue), 삼성 스마트 씽스(Smart Things) 등의 일부 스마트 홈 하드웨어와는 이미 잘 연계되고 다른 많은 제품도 로드맵에 있다. 그러나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필요한 것: 더 스마트한 대화 상대
먼저 구글의 컨버세이션 액션(Conversation Actions) API부터 시작해 보자. 특정 봇을 실행하면 그 봇이 해당 전문성과 관련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면에서 워크플로는 일견 알렉사(Alexa)와 비슷해 보인다.
필자의 희망 사항은 구글 API와 개발자 지원을 통해 어시스턴트가 자연스럽고 신뢰할 수 있는 대화 상대로 발전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일이라는 사실은 구글도 인식하고 있지만 거기 이르기 위한 계획은 분명히 갖고 있다.
기술에 대한 필자의 이론은 이렇다. 사람들은 별난 것을 거부한다. 구글 글래스가 뜨지 못한 이유도 그래서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얼굴에 컴퓨터를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 스마트워치 역시 같은 맥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목 위의 조그마한 화면을 눈을 가늘게 뜨고 노려보며 복잡한 컴퓨팅 작업을 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말하기는 자연스럽다. 또한 어시스턴트가 더 인간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은 집안에 살인 로봇을 들인 듯한 느낌도 덜 받게 될 것이다. 어시스턴트는 질문에 답한 후 그 후속 질문이나 명령을 인식함으로써 더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형태의 접촉은 써드 파티 에이전트에게 중요하다. 왜냐하면 일종의 가이드를 통해 레시피 또는 어떤 일을 하는 방법을 알아보는 경우 그 과정에서 후속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스마트한 봇
스마트한 대화에는 스마트한 대화 상대가 필요하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다양한 작업에 전문화된 여러 봇으로 구성된 팀을 사용하여 단시간 내게 빠르게 개선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금 필자는 구글에게 최근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 경기의 스코어를 묻거나 다음 경기가 열리는 시점을 물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ESPN이나 다른 스포츠 정보 제공업체의 에이전트가 호출되어 각 선수의 경기력에 대한 세부적인 질문에 답하거나 관련 뉴스를 읽어주거나 스포츠 지식 게임을 함께 즐길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구글에 따르면 개발자들이 동참할 경우 이런 형태로 구현될 가능성이 높다.
더 깊은 수준에서 실행되는 이러한 유형의 상호작용이 모두 구글 알고리즘으로 처리되어서는 안 된다. 뉴스 제공업체나 써드 파티 앱과 서비스가 각각의 전문 영역에 대해 더 폭넓은 전문 지식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많은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블루 에이프런(Blue Apron)의 방대한 레시피 뱅크에 접속해서 단계별 안내를 듣거나, 문 손잡이를 교체하는 방법에 관한 안내를 들을 수 있다고 상상해 보라. 이 비전은 구글 개발자 도구를 활용하는 다양한 앱과 서비스를 통해 구현되는 것이 최선이다.
궁극적인 TV 경험
CES에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포함된 업데이트된 엔비디아 실드(Shield)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필자가 떠올린 생각은 TV의 완벽한 짝이라는 것이다. FX에서 터부(Taboo) 예고편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OK 구글, 터부를 녹화해” 또는 “터부가 시작할 때 알려줘”와 같은 명령을 내릴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더 스마트한 TV가 전해줄 편리함이 현실화될 날은 머지 않았다. 그러나 단순히 TV 프로그램 제목을 검색하거나 추천 영화를 검색하는 것보다 더 심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사용자의 취향을 학습하고, 아무 지능도 없는 지금의 TV 박스에서 제공하는 도구보다 더 스마트해질 수 있다. 그러나 필자가 원하는 것은 어시스턴트가 있는 곳 어디에서나 TV 프로그램에 대해 묻고 과거 방송에 대한 세부 정보를 얻고 프로그램을 예약하고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이다. 애플 TV와 엑스박스도 시도는 했지만 아직 제대로 구현한 업체는 없다. 유튜브 TV 서비스가 정말 나온다면 그 중심에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있어야 한다.
G 스위트와의 연계
작년에 참관한 드림포스(Dreamforce)에는 세일즈포스(Salesforce) 서비스와 연동되도록 프로그램된 알렉사(Alexa)가 내장된 에코의 개발 버전이 전시됐다. 필자는 몇 번의 음성 명령만으로 송장을 요청하고 서류 작업을 정리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또는 오피스 리본의 드롭다운 메뉴를 탐색하는 것보다 훨씬 더 쾌적한 경험이었다.
구글 G 스위트(G Suite)와 소비자 중심의 앱은 이러한 통합에 딱 맞는 대상이다. 구글 드라이브에게 필자의 동료가 작업 중인 문서의 상태를 묻거나 현재 파일에 포함된 단어 수가 몇 개인지 물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현재 구글 어시스턴트가 텍스트 메시지를 받아쓸 수 있음을 감안하면 이메일을 쓰고
회신하거나 기타 업무를 위한 작업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는 것도 먼 이야기는 아니다. 필자가 상태를 묻기도 전에 구글 어시스턴트가 알아서 업무와 관련된 최신 현황을 알려줄 수도 있을 것이다.
구글, 내 차가 어디 있지?
자동차를 대상으로 한 음성 명령은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다. 필자는 싱크(Sync)가 포함된 포드 익스플로러를 가지고 있는데 싱크 음성 비서는 형편없어서 사용을 중단한지 오래다.
따라서 자동차와의 통합을 추진하기로 한 아마존은 정말 잘 생각한 것이다. 필자는 지금 중서부에 살지 않지만 만일 그곳에 산다면 눈길을 출발하기 전에 음성 명령으로 자동차 시동을 걸어 미리 예열을 시켜 두는 기능을 요긴하게 사용할 것 같다. 구글이라면 이 분야에서 확실히 경쟁력이 있다.
구글에게 자동차 기름이 별로 없는지, 또는 다음 정비 시점까지 운행 거리가 몇 km가 남았는지 물을 수 있다면 어떨지 상상해 보라. 또는 이동을 위해 차에 탑승할 때 특정한 내비게이션 명령이 수행되도록 구글에게 미리 준비할 것을 지시하는 것도 가능하다.
구글은 이미 교통 정체 알림을 제공하지만 이 기능은 구글 나우 안쪽 깊은 곳에 숨겨져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 역시 출발선으로 좋지만 우리가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원하는 것은 더 심층적인 수준의 실시간 지식과 복합성이다. 진정한 디지털 비서라면 폰으로 푸시 메시지를 전송해 운전자의 주의를 흩트리지 않고도 알림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어디나 존재하는 구글’은 이제 현실적인 가능성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이 분야는 경쟁이 극심하며 현재 상태로는 아마존에 가장 앞서 있다. 그러나 모두가 아이폰을 칭송하고 안드로이드를 뒤떨어진 실패작으로 치부했던 때를 생각해 보자. 그다지 오래지 않은 일이다. 우리를 이 멋진 신세계로 인도할 컴퓨팅 스마트를 보유한 기업이 있다면 그 기업은 단연 구글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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