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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 브리핑 | 영화 속 인공지능 비서를 아직 만날 수 없는 이유

허은애 기자 | ITWorld 2017.09.22
아마존 에코가 처음 발매된 지 3년이 다 되어간다. 에코에 탑재된 알렉사 외에도 시장에는 구글 어시스턴트, 마이크로소프트 코타나, 애플 시리 등 음성 명령으로 사용자 경험을 확대하는 인공지능 비서가 여럿 나와 있다. 스마트폰, 가전제품에서 PC, 자동차까지 작동 대상도 점점 확장됐다. 그러나 곧잘 실수를 저지르고, 간단한 반복 주문만 처리하는 일반 사용자 대상 인공지능 비서 제품들은 공상과학 영화와는 거리가 멀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자연어나 맥락 기반 인식 기술을 현실 세계에 적용하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문제라는 점이다.

첨단 알고리즘이나 자율 주행 자동차처럼 특화된 인공지능 기술은 빠른 속도로 개선됐지만, 일반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범용 인공지능 솔루션의 발전이 영화를 따라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현재 인공지능 기반으로 자리 잡은 아마존의 제품 추천이나 페이스북의 콘텐츠 추천, 애플 시리의 음성 인식, 구글 지도의 경로 제안 등등은 모두 패턴 매칭에 불과하다. 또, 현재의 인공지능 기반 제품은 대다수가 자동화 솔루션에 그칠 뿐, 의사결정을 개선하고 상황에 따른 추론, 학습, 지각 능력을 구현하는 인지 기술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많다.


인공지능 기술을 복잡한 현실 세계에 적용하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다. 최근에는 자율 주행 자동차가 낙서나 스티커로 훼손된 거리 표지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스피커나 모바일 앱 형태의 인공지능 비서가 정확한 대답을 하려면, 모든 정보를 한 곳에 넣고 질문과 데이터 간의 관계를 이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현재 알렉사보다 정답률이 6배 더 높다는 구글 어시스턴트도 사용자가 어디에 살고 있고, 현재 위치가 어디이며, 해당 지역의 기상 상태를 알고 있으면서도 “집에 도착하면 어두워질까?”라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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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최근 기술 협력 관계를 맺고 코타나와 알렉사가 서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것은 약간 과장이 섞인 표현이었다. 진짜 의미는 아마존 에코에서 코타나 앱을 실행하거나 윈도우 10 PC에서 코타나를 통해 알렉사를 불러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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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페이스북 CEO 주커버그는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만능 비서 자비스 같은 스마트홈 컨트롤 비서를 만드는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개발한 비서와 상호작용하면서 집안의 조명과 현관문, 토스터 등이 작동하는 영상과 함께, 개발 과정에서 느낀 점을 상세히 기술했다. 주커버그는 “한 해에 365마일을 뛰는 것보다 인공지능 개인 비서 개발에 훨씬 적은 시간이 들었다”면서도, 각기 다른 시스템을 연결하고 제어하는 것이 생각보다 복잡한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또, 각종 가정 시스템에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API와 표준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플랫폼 호환도 인공지능 비서 기기의 원활한 작동에 난관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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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기술 통합은 브랜드나 플랫폼,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존재를 의식할 필요 없이 자연스럽게 기술이 동작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2020년이 코앞인 지금, 정말 “헤이, 코타나. 알렉사를 불러(Hey, Cortana. Open Alexa)”라고 명령하는 정도에 만족해야 하는 것일까? 대답은 ‘그렇다’이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범용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치를 재설정하라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계속 유효할 것 같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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