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OLED에 비해 여러 가지 면에서 뛰어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마이크로LED는 향후 10년 내에 신제품의 지배적인 디스플레이 기술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마이크로LED를 기대해도 좋을 이유를 소개한다.
OLED보다 얇다
전통적인 LCD에 비해 OLED의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얇다는 것인데 마이크로LED는 더욱 얇다.
전통적인 LCD 화면, 즉 모든 아이폰(아이폰 X 제외)과 아이패드의 화면은 여러 개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적녹청의 작은 하위 픽셀들은 실제로 빛을 내지 않는다. 백색 배면광 앞에 적녹청 필터가 있고 액정층이 그 사이에 있다. 편광자와 유리 기판까지 추가하면 비교적 두꺼운 디스플레이 샌드위치가 된다.
OLED 디스플레이는 전류가 흐르면 적녹청 빛을 내는 유기 성분을 사용한다. 작은 하위 픽셀들이 자체적으로 빛을 내기 때문에 배면광이 필요 없다. 액정 층도 필요 없고 편광 층 하나만 있으면 된다. 그래서 디스플레이가 훨씬 얇은 것이다.
마이크로LED는 OLED와 비슷하지만 염화 칼륨 무기질 재료를 사용한다. 전통적인 색상 LED에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 재질이다. 아닌 게 아니라 마이크로LED는 일반적인 색상 LED와 매우 흡사한데 두께만 대폭 줄었을 뿐이다. 작은 하위 픽셀이 OLED와 같이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배면광이나 액정 층이 필요 없다. 단, 편광자도 전혀 필요 없고 맨 위에 얇은 유리 층만 있으면 된다. OLED보다도 얇고 일반 LCD에 비해서는 훨씬 얇다.
더 높은 효율성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의 초소형 LED는 전기를 광자로 변환시키는 효율이 더 높다. 기본적으로 전통 LCD 또는 OLED 디스플레이에 비해 “와트 당 밝기”가 더 높다. 아직 완전히 상용화되지 않은 신제품이지만, 일각에서는 마이크로LED가 OLED에 비해 약 절반 정도의 에너지로도 동일한 밝기를 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보다 훨씬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추정하는 이들도 있다.
기기를 막론하고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배터리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것 중에 하나가 디스플레이이기 때문이다. 특히, 큰 배터리가 들어갈 곳이 없는 애플 워치와 같은 소형 기기에서 환영 받을 것이다. 마이크로LED를 활용하면 하루 종일 가는 배터리 지속시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애플 워치의 두께를 줄일 수 있다.
더 높은 해상도
최대 해상도는 LCD 디스플레이와 OLED 디스플레이 간에 큰 차이가 없다. 소니 Z5 프리미엄(Sony Z5 Premium)은 5.5인치 디스플레이에 전체 4K 해상도를 달성했다. 인치 당 806개의 픽셀이라는 놀라운 결과이다.
아직 제품화되지는 않았지만 구글과 LG는 VR용 OLED를 개발했다. 4.3인치 크기에 18메가 픽셀을 자랑한다. 인치 당 무려 1443개의 픽셀이 들어있는 것이다.
상용 마이크로LED 제품은 아직 출시되지 않았지만 개별 적녹청 LED는 그야말로 초소형으로 100 마이크론 미만이다. 전통적인 LCD나 OLED에 비해 ‘몇 배’에 달하는 해상도를 구현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를테면 “애플 워치에 전체 4K 디스플레이” 수준의 해상도를 말한다. 인치 당 수천 개의 픽셀이 들어가는 것이다. 첫 선을 보일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가 그 정도로 고해상도이지는 않겠지만 기술적으로는 그 이상의 해상도도 가능하다.
‘번인’ 현상에 더 강함
OLED 화면의 “번인(burn-in)” 현상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디스플레이가 한 곳에서 같은 이미지를 장시간 표시하면 이미지의 잔상이 남기 시작하는 현상을 말한다. 각종 화면에서 발생한다. 예컨대 자동차 계기판 상의 LCD에서 인터페이스 요소가 흐릿해진 후 복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의 LED는 OLED의 유기 성분이나 전통적인 LCD의 액정 층에 비해 이런 현상이 덜하다. 마이크로LED 제품에서는 번인 현상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초고속 전환 시간으로 VR에 안성맞춤
LCD에 비해 OLED의 큰 장점 가운데 하나는 전환 시간(각 픽셀이 색상을 완전히 바꾸는데 걸리는 시간)이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전환 시간이 느리면 디스플레이 상에 물체가 빨리 움직일 때 이미지가 뚜렷하지 않고 얼룩져 보일 수 있다.
최고 수준의 LCD는 몇 밀리 초(몇 천 분의 1초) 안에 완전히 색상을 바꿀 수 있다. OLED 디스플레이의 변환 속도는 ‘마이크로’ 초(몇 백만 분의 1초) 단위로 측정될 정도로 빠르다. 그래서 VR 헤드셋에 사용된다. 재생률이 높고 각 프레임의 일부에 대해서만 픽셀을 “고동”친다. LCD는 전환 속도가 느려서 VR을 제대로 즐기기에는 부적합하다.
마이크로LED의 전환 속도는 디스플레이라기 보다는 마이크로칩 수준이다. ‘나노’ 초(몇 십억 분의 1초) 단위로 측정된다. 작은 크기에 초고해상도, 초고속 전환 속도까지 결합된 마이크로LED는 VR 및 AR 헤드셋에 안성맞춤이다.
우수한 색상과 명암 및 밝기
앞서 언급했다시피 시험 삼아 써 볼 소비자 제품은 아직 없다. 그러나 마이크로LED는 거의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비(흑색 픽셀은 전부 꺼져 있기 때문) 로 더 밝은 디스플레이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HDR에 환상적이다.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는 최대 밝기가 훨씬 높기 때문에 직사 일광에서 글을 읽기에도 훨씬 쉬울 것이다.
마이크로LED는 더 넓은 색상 범위 표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즉, 색 공간이 더 넓어진다. 색상 정확성을 높일 수 있도록 더욱 정확한 제어도 가능하다.
단점: 높은 비용
마이크로LED에 단점이 있다면 비용이다. LED는 거의 반도체 칩처럼 제조된 후에 백플레인(backplane)으로 이동된다. 백플레인은 LED로 연결되는 전극을 제어하기 위한 작은 게이트로 채워진 부품이다. 마치 컴퓨터 칩의 부품을 다른 컴퓨터 칩으로 이동시키는 것과 같다. 이러한 작업이 일괄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모든 단계에서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생산 규모가 커지기 전까지는 마이크로LED의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OLED 가격의 3~4배 수준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만일 대규모 마이크로LED 공장이 많이 가동되고 제조 공정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으면 비용은 크게 떨어질 것이다. 결국 OLED와 동등한 수준은 물론 고급 LCD 수준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로LED의 출시 시기는?
블룸버그의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014년 마이크로LED 연구 회사 룩스뷰(LuxView)를 인수한 이후부터 비밀 연구소에서 이 기술을 개발해 왔다고 한다. 다년간에 걸쳐 애플은 62,000 평방 피트의 제조시설에서 소비자급 마이크로LED 생산 공정을 개발해 왔다. 애플은 디스플레이의 모든 부분, 즉, 백플레인, TFT, 화면 드라이브 등을 생산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 연구 시설은 애플 워치에 필요한 크기에 완전 작동 가능하지만 실제로 장착되지는 않는 마이크로LED를 한번에 “몇 개” 정도 생산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먼저 애플 워치 크기의 소비자용 마이크로LED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한 후에 실제 생산은 대규모 시설을 갖춘 외부 업체에게 의뢰하는 것이 애플 측의 복안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애플 워치의 출시는 올해가 아닌 2019년이나 2020년이 될 것 같다.
이 기술이 아이폰에 선보이게 된다면 그 시기는 애플 워치에 먼저 선보인 후 2~3년이 지난 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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