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알렉사가 윈도우 10 코타나와 짝을 지어 사용자에게 필요한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은 지난해 8월이었다. 코타나에게 ‘알렉사를 시작해’라고 말하면 아마존 알렉사 앱을 통해 쇼핑이나 일반적인 업무를 맡길 수 있다. 예를 들어 알렉사에게 “종이 클립을 구입해”라고 말하면, 알렉사는 신용카드 결제 단계로 안내하거나 이미 구입한 적이 있는 종이 클립을 살 것이다. 작업이 완료되면 다시 코타나가 지휘권을 이어받는다.
이렇듯 윈도우 10에서 아마존 알렉사 앱은 어디까지나 두 번째 옵션이었다. 윈도우 스토어에서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공식 앱이지만, 문자로 입력된 명령이 필요하기 때문에 에코 닷 같은 다른 알렉사 기기보다 유용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제 아마존은 알렉사 앱을 다운로드하고 설치한 이상, 윈도우 10에서도 알렉사가 백그라운드에서 사용자를 들으면서 자신을 부르면 바로 알아듣고 반응해 코타나의 개입이 필요하지 않다. 문제라면 문제일 수 있다. 아마존 사용자 입장에서는 더욱 편리해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마존의 개입 시점이 흥미롭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소유인 워싱턴 포스트의 기술 전문 기자 제프 파울러는 알렉사를 부르는 호출 명령어를 잘못 알아들었을 때의 녹음을 포함해 몇 년 간 녹음된 사용자 대화 아카이브에 대한 개인 정보 우려와 함께 동의 없이 녹음을 할 수 없는 캘리포니아 주 입법안을 언급했다.
물론 알렉사를 불러내는 단어를 꼭 사용할 필요도 없고 아마존이 보관하는 녹음을 삭제할 수도 있다. 코타나를 활성화하면 윈도우는 코타나의 호출 명령어도 수신한다. 그러나 파울러가 지적했듯, 윈도우에서는 설정 > 개인 정보 항목에서 윈도우 내 개인 정보 설정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아마존 안에서는 어디를 찾아봐야 할지를 사용자가 알아야 한다는 점이 다르다.
많은 가상 비서 사용자에게 있어 이것은 실존적인 문제다. 가상 비서의 개인 정보 침해를 우려할 경우에는 아마도 이미 에코 닷이나 구글 홈을 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을 것이다. 그러나 알렉사를 사용하는 동시에 자유로운 액세스를 허가하지 않는 아슬아슬한 선 위를 걷고 있다면, 아마존의 영토가 조금 더 넓어졌다는 점에 꼭 유의해야만 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