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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9의 깜짝 주인공은 홈킷 “이제 시리가 대폭 개선될 차례”

Michael Simon | Macworld 2019.01.11
애플이 10년래 가장 큰 주가 하락을 겪고 있다. 물론 판매 부진을 두 손 놓고 지켜보는 것은 아니다. 애플은 부스도 차리지 않았고 단독으로 뭔가를 발표하지도 않았지만 많은 기업이 각자의 스마트 제품 판매를 늘리기 위해 홈킷(HomeKit)을 채택하면서 애플의 CES 컨퍼런스도 근래 몇 년 사이 가장 성공적이었다.

구글 어시스턴트와 알렉사도 CES에서 나름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시리도 만만치 않았다. 사실 애플의 홈킷은 올해 CES의 깜짝 주인공 중 하나다. 소니, LG, GE, 비지오(Vizio), 벨킨(Belkin), 알로(Arlo), 이케아(Ikea), TP-링크(TP-Link), 그 외에도 여러 기업이 모두 홈킷 통합을 지원하는 제품과 업데이트를 대거 공개했다. 과거 CES에서 애플 스마트 홈이 거의 무시됐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급반전이다.

이제 애플은 누가 봐도 스마트 홈 시장의 주요 업체 중 하나다. 그동안 애플 스마트 홈 사업의 걸림돌은 소비자가 홈킷을 지원하는 특정 하드웨어를 구매해야 한다는 점이었는데, 올해 홈킷을 지원하는 새로운 제품들이 출시되기 시작하면 소비자들은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 소수 예외적인 경우를 빼면 곧 소비자들은 세 가지 AI 비서 중 하나를 선택해 
지시해서 집안의 무언가를 조작할 수 있게 된다. 단, 시리가 대폭 개선되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열리는 문

홈킷은 필립스 휴(Philips Hue), 에코비(Ecobee), 루트론(Lutron)을 비롯한 주요 브랜드에서는 오래 전부터 지원됐지만 전체적인 제품의 다양성은 경쟁업체에 비해 무척 빈약했다. CES에서 발표된 내용 하나하나는 사소하게 보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 수다.
 
TP-링크의 카사(Kasa) 플러그(왼쪽)가 홈킷을 지원하면서 가벼운 스위치(오른쪽)처럼 다른 저렴한 스마트홈 액세서리에도 문이 열렸다. ⓒ TP-Link

가장 흥미로운 발표는 TP-링크다. TP-링크는 가장 인기 있는 플러그 중 하나를 홈킷에 대응하도록 업데이트한다. 경제적인 스마트 디바이스 제조업체로 유명한 TP-링크의 카사 스마트 와이파이 플러그 미니(Kasa Smart Wi-Fi Plug Mini)는 가장 많이 팔리는 보급형 콘센트 중 하나로, 아마존에서만 2,500개의 4-5별점을 받았다. 2019년 초 홈킷 업데이트가 적용되면 이 제품과 아이폰을 함께 사용하는 누구나 시리와 홈 앱을 시험해볼 수 있게 된다.

TP-링크가 홈킷을 고려한다는 사실은 애플이 돌파구를 찾고 있음을 의미한다. 저렴한 스마트 플러그는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AI 비서와 스마트 홈 기능을 테스트해볼 수 있는 좋은 수단이지만, 지금까지 애플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홈킷 플러그는 극소수였다. 카사 플러그 지원은 홈킷과 시리에 무한한 가능성의 문을 열어준다. 브릴리언트(Brilliant), 네타트모(Netatmo)와 같은 고급 브랜드의 발표도 이어졌다. 이것이 올해 CES의 차이점이다. 애플은 고급 스마트 홈 브랜드를 끌어들이는 데만 골몰하지 않고, 이제 모든 것이 시리를 거치도록 만들고 싶어한다. 비록 잘 팔리는 스마트 스피커는 없지만 애플에게는 그 목표를 실현할 만한 힘이 있다.
 

시리를 기본 비서로

이번 주 초 구글은 전 세계 10억 개 이상의 디바이스에서 어시스턴트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알렉사 디바이스 판매량이 1억 개를 돌파했다는 아마존의 발표를 무색하게 했다. 애플은 지금까지 이 숫자 싸움에 끼어들지 않았지만, 만일 한다면 판매된 디바이스의 수를 감안할 때 아마존보다는 구글의 수치와 더 가까울 것이다.
 
아마존 에코를 산다면, 알렉사를 원하는 것이다. ⓒ MICAEL SIMON/IDG

그러나 아마존과의 경쟁은 여전히 험난하다. 알렉사 디바이스를 구매하는 사람은 명확히 스마트 디바이스로서 구매하는 반면 구글과 애플은 수억 개의 AI 지원 전화기와 손목시계를 판매하며 그 중에는 스마트 디바이스 용도로 사용되지 않는 경우도 포함된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지원하는 디바이스가 10억 개라고 하지만 아마 그 중 상당수는 가끔 알람을 울리거나 기상 상황을 보고하는 용도 외에는 어시스턴트를 호출할 일이 없을 것이다. 적어도 알렉사만큼 자주 호출되지 않을 것은 확실하다.

애플의 논점은 구글과 똑같다. 즉, 시리와 홈킷은 마치 트로이 목마처럼 수많은 사람들의 
집에 이미 들어가 있으며 사용될 때만을 기다리고 있다. CES에서 홈킷 지원 디바이스가 대거 발표된 만큼 애플의 홈 앱과 음성 제어 스마트 홈 명령도 힘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제대로 도전하려면 시리의 개선이 필요하다.


목소리보다 중요한 것

홈팟(HomePod)이 출시되고 거의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시리는 음악 용도 외에는 여전히 부실하다. 시리를 개인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나 작업이 없다. 시리는 게임도 못하고 어린이 모드도 없으며 여러 사용자를 구분해서 인식하지도 않는다. 써드 파티 서비스와 통합하기는 어렵거나 아예 불가능하다.
 
홈팟은 음악 재생용으로는 훌륭하지만 다른 스마트 스피커들보다 스마트하진 않다. ⓒ DANIEL MASAOKA

딱히 대단한 스마트함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홈 컨트롤을 기준으로 보면 시리는 다른 어시스턴트와 대등하다. 알렉사 또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마찬가지로 시리에 거실 전등을 켜라고 지시하면 잘 켠다. 필자가 하는 말을 아주 잘 이해하며, 사실 알렉사나 어시스턴트보다 더 정확히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지식을 갖고 있고 응답 시간도 매우 빠르다. 그럼에도 필자는 시리를 아주 가끔씩만 사용한다.

필자는 집에 홈팟, 구글 홈 3개, 그리고 수없이 많은 에코 디바이스를 통해 세 가지 비서를 모두 두고 있는데, 홈팟은 사실상 음악 재생 전용으로 사용한다. 반면 에코에는 온갖 일을 다 지시한다. 아들은 에코를 통해 게임을 하고 오디오 북을 듣는다. 홈 오토메이션을 위한 여러 가지 루틴도 설정해서 사용 중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는 복잡한 설정과 컴퓨터 중심의 자동화를 넘어 발전해 이제 실질적인 집안의 동반자가 되었기 때문이다.


필요한 것은 성격

시리에 대해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은 애플이 다른 업체를 멀찌감치 앞설만큼 뛰어난 AI 기술을 보유했던 탓에 왕좌에 오른 다음 너무 오래 쉬었다는 것이다. 그 말에도 일리가 있지만 또 한 가지 애플의 실책은 가끔 농담을 던지는 수준 이상으로 시리의 성격을 개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홈킷은 시리가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는 관문이 될 수 있지만, 그러러면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 ⓒ APPLE

목소리가 AI 비서의 전부가 아니다. 대화와 즐거움도 중요한 요소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전화를 대신 받을 수 있고 알렉사는 아들에게 잘 자라는 인사와 함께 전등을 꺼준다. 이런 기능은 시리의 능력 밖이다. 또한 시리 바로가기는 구글과 알렉사가 제공하는 루틴에 비해 너무 복잡해서 사용하기가 꺼려진다. 애플이 시리와 홈팟을 공개해서 써드 파티 스킬과 
작업이 구현되고 다중 사용자 지원, 위치 인식 등이 실현될 때까지, 시리는 그저 말을 할 줄 알고 사람이 하는 말을 알아듣는 게 전부인 암기 애플리케이션 이상으로 올라서지 못할 것이다.

홈킷은 CES의 스타로 떠올랐지만 시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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