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믿음, 신뢰, 존경… 기업이 UX 혁신체제로 가는 바탕” SK텔레콤 UX팀 나대열 팀장

편집부 | ITWorld 2013.11.05
지난 30일에 있었던 한국 IDG의 UX World 2013의 주요 화두는 UX와 비즈니스의 만남이었다. 이제 비즈니스가 성공하기 위해서 UX를 단순히 한 부분으로 보지 않고 비즈니스 전략에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날 연사로 참여한 SK텔레콤 UX팀 나대열 팀장 역시 기업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서는 UX 혁신체제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나대열 팀장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서 주요 UX 성공 사례와 기업에서 UX 조직을 이끄는 어려움과 해결 방안, UX 전문가가 꿈꾸는 미래 등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1. 현재 SKT의 UX팀에 합류하기 전 여러 기업에서 UX 디자이너라는 타이틀로 많은 프로젝트의 실무를 담당해왔다. 그 중 대중으로부터 가장 큰 반응을 이끌었던 프로젝트는 어떤 것이고, 그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LG에서 진행한 LG 스마트 월드(LG Smart World, www.LGSmartWorld.com)와, 리얼네트웍스 아시아퍼시픽에서 근무할 때 진행했던 멜론(MelOn,www.Melon.com)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LG 스마트 월드는 스마트 제품을 판매하는 제조사로서 가장 랜드마크적인 서비스였기 때문이고, 멜론은 2000년대 초반에는 드물게 사용자 경험중심으로 만들어진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사용자 경험을 제대로 설계한다면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사례라고 생각한다.

본래 ‘LG 스마트 월드’는 ‘LG 앱 스토어(LG App Store)’라는 이름으로 LG전자가 스마트제품 체제로 급전환 되면서 휴대폰 사업본부 쪽에서 추진했던 프로젝트였다. 초기엔 제품중심으로 회사가 운영되었기에 앱 스토어는 소위 번들링 개념으로 취급되었었는데, 그러다 보니 UX디자인적으로 매우 조악했던 상태였었다. 또한 구글 플레이(Google Play)와의 비즈니스 모델의 해석에 대한 오판 때문에 사장될뻔한 에피소드를 갖고 있는 서비스이기도 했다.

일단 본인이 맡은 이후, 디자인 품질을 단기간에 끌어 올리기 위해서 디자인경영센터와 협업체제를 구축하고 LG 서비스 아이덴티티(Identity)의 방향성을 정리하면서 브랜드 파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본래 스토어라는 이름에 걸 맞게 가장 빠르게 고객이 앱을 찾고 구분하며 빠르게 다운받도록 하는 과정을 최적화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당시 애플의 앱 스토어와 비교해서 차별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아이디어들이 실험되기도 했다. 또 처음 UX디자인 기획방향을 다시 잡을 때 아예 플랫폼적 접근을 해서 모든 iOS나 안드로이드의 버전별 지원이나, 윈도우 모바일 모두에 최적화 될 수 있는 아이덴티티 요소를 정의하며 전체를 개발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그렇게 접근하면 사용자의 학습비용을 최소화 하고 진화를 해나가더라도 서비스 전체를 다시 만들거나 할 이유는 상당히 줄어든다.

이후 사내에서 스마트TV용 앱 스토어 혹은 가전용 스토어를 만들 때에도 LG전자내 UX의 표준을 제공하게 되었다, 앱 이외에 동영상, 음악 및 게임까지 제공하면서 현재는 LG 스마트 월드라는 이름의 통합 브랜드로 발전됐고, 결과적으로 서비스 관점에서 LG UX 아이덴티티를 정의하는데 큰 기여를 한 프로젝트이다.

멜론은 음악서비스로서는 국내 단연 최고의 서비스가 되었는데, 지금은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이다. 초기에 플레이어의 설계에 투입되었다가 플레이어와 웹사이트의 연계된 쪽을 다 손을 대다 보니 멜론서비스 전체를 건드리게 되었고, 여기에 UX전체를 다루다 보니 서비스 전반에 다 손을 대개 되었다. 한 때는 서비스기획총괄로서 전체 서비스를 컨트롤 했었기 때문에 큰 의미를 갖는 프로젝트이다.

처음 기획단계에서 모든 음악서비스를 벤치마킹하여 최적의 조합을 만들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원스톱(One Stop)으로 모든 음악 다운로드 및 관련 제품까지 몰 인 몰(Mall in Mall) 방식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했었다. 지금의 개념으로 보면 ‘서비스 디자인’ 개념까지를 고려하여 기획을 한 선구적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기획을 진행할 때 고객이 해야 하는 작업을 근간으로 가장 최적화된 경로를 기반으로 경험 설계를 하고 한번의 클릭당 가치를 환산하여 이를 서비스의 구성요소에 연계시킴으로서 ‘매 클릭 때마다 혜택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서비스가 되도록 최선을 다했던 서비스였다. 또한 당시 MP3기반의 폰, PC, 웹, TV까지를 포괄하는 유비쿼터스 서비스이기도 했고, SK 텔레콤으로서는 최초의 웹기반 서비스의 성공사례로 남았던 기념비적인 서비스였기에 정말 구성원들이 최선을 대해 뛰었었다. 아직까지 남아있게 해 준 회사에 고마운 마음이다.

2. 대기업의 UX 조직을 이끌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을 가꾸어 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부하직원, 동료 또 상사로부터의 믿음과 신뢰와 존경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믿음을 얻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믿음만 생기면 오랜 시간이라도 기다릴 수 있으리라 본다. 또 믿음만 있으면 성공의 가능성과 구성원들의 성취의욕을 결집시키는것 역시 시간 문제라 생각한다. 이 믿음이 곧 장기적, 중기전, 단기적 성공과 연계가 되면 신뢰의 수준과 존경의 수준으로 발전한다고 믿는다.

이 믿음, 신뢰, 존경과 관련하여 조직 내 혹은 조직간 역학관계를 살펴보면 대기업의 경우엔 UX조직이 기존 조직 내에 세팅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기존 조직과 역할이 명확히 구분된다면 문제가 없지만 기존 조직내에서도 일부 기능이 겹쳐지는 경우에는 업무적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 특히나 UX업무 자체가 범위가 모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명확히 이해를 시키면서 세팅을 하는 것이 제일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범위를 정해감에 있어서 필요한 부분만 함께 일하는 동료로 생각했었는데 자신의 가지고 싶은 영역을 나누게 되면 동료라는 믿음이 깨지게 되는 것이다.

믿음이 커지면 결국 회사의 체제를 UX중심으로 바꿀 수 있는데, 이른바 UX혁신체제로 전환시키는 일을 의미한다. 본래의 업무체제를 정착시키는대도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었을텐데 이미 익숙한 체제를 새로운 업무체제로 변환시키는 것은 별도의 진화비용이 들므로 본능적으로 거부할 수 밖엔 없다. 작게는 단위조직의 입장이 있을 수 있고 크게는 조직간의 체제간 이슈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마케팅, 상품기획, 디자인, 개발이 UX 마케팅, UX 상품기획, UX 디자인 및 개발 등으로 인간본성중심, 인간행동중심, 인간가치중심으로 조직이 변화를 해야 회사에서 기대하고 수준의 UX조직의 성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신뢰가 없으면 믿음을 지속시킬 수 없다.

이제는 존경의 수준이 필요한데, 존경의 수준은 불가능함을 실현시킬 정도의 믿음과 신뢰가 필요하다. 이는 현 조직의 총역량을 고려한 기대감 관리와 직결된다. 즉 존경은 높은 수준의 기대감을 의미한다. UX부서의 성과는 단기간에는 작은 성과, 중장기적인 기간에는 중장기적 성과창출이 가능한데 뿌리를 내리려면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 또한 전략과 핵심기술과의 협업체제도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오랜시간 숙성이 필요하며, 대부분은 이슈화 될수록 바로 성과를 내줄 것으로 막연히 크게 기대해서 실망감이 커질 수 있다. 가능한 눈높이에 단계적으로 기대이상의 성과를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핵심이다.

즉 원하는 기대감은 투자비용에 비례할 수 있는데, 투자와 기간을 고려한 기대감이 주어진다면 처음 말했던 믿음, 신뢰, 존경까지를 모두 얻게 되며 결국 비즈니스적 성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수식화 한다면 y성과 = f(기대감), 기대감=g(믿음, 신뢰, 존경) 으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 까 싶다. 결국 믿음이 성공에 깊은 관계가 있으며 어려운 일임을 알 수 있다.

3. 현재는 UX 팀의 팀장이지만, 본인이 생각하는 미래가 있을 것 같다. 어떤 방향으로 커리어를 발전시켜나갈 생각인가?
일반적 디자이너의 꿈과 비슷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UX의 수준은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성과에 대한 마케팅이 부족한 것 같다. 이런 측면에서 내 바램은 한국의 성공사례가 전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사례가 확산되는 것이다. 이는 애플의 설립자이자 대주주이자 절대권력자였던 스티브 잡스만이 가능하다고 치부해버릴 수도 있지만, 누구나 스스로가 전사의 UX와 관련된 총체적 자원에 대한 권한을 부여받은 UX혁신총괄책임자라고 믿고 이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본다면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본다. 통신을 중심으로한 가장 혁신적인 성공사례를 만들어 현재의 회사가 든든하게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성공체험이 쌓일수록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이 부여지 않겠는가? 정말 어느 날에는 정말 총괄 책임자가 되어 있으리라 믿는다.

그 시점에 되면 주변에는 UX의 많은 후배들이 행복하게 성장하고 경쟁하며 발전하는 모습이 되어 있으리라 생각한다. 후일 회사에서 은퇴할 시점이 된다면 후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어 실전경험지식을 체계화하고 이론화하여 후배 UX디자이너들을 키웠으면 한다. 개 중에는 세계적 인재가 나오기도 할 것이다. 그러면 그 인재가 기업, 사회, 국가를 위해서 기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4. 본인이 생각하는 UX의 정의는 무엇인가?
UX는 ‘인간을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경험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제품을 접하면 인간은 한 순간 그 상품에 몰입하게 된다. 이는 가장 재미있는 게임이나 영화를 볼때와 마찬가지로 매력도에 따라 몰입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적절한 몰입성 및 중독성을 가진 UX는 인간을 매순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이런 몰입이 되려면 인간의 가장 근원적 속성을 들여다봐야 한다. 이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조사방법론, 디자인방법론은 도구라고 생각한다. 소리, 반응, 음성인식, 가상현실, 제스처 기술 등은 이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우리가 하는 것은 이런 것을 행복한 경험을 창조하는 디자인 활동이라고 본다. 물론 경험은 어떤 경우에는 장시간의 몰입을, 어떤 경우에는 단시간의 짧은 몰입과 즐거움을 제공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행복을 기대하고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이 최고의 UX일 것이다. 사업도 그 행복을 제공하는 사업이어야 생명력이 오래간다. 이것이 UX 스타트업 정신이라고 생각하며 내가 생각하는 UX정신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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