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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 브리핑 | 삼성과 애플은 국내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줄까

박상훈 기자 | ITWorld 2016.10.07
올해초 미국에서 벌어진 애플과 FBI 사이의 아이폰 백도어 공방은 모바일 프라이버시에 대한 흥미로운 고민거리를 던져줬다. 테러 용의자의 아이폰을 해킹할 백도어를 만들라는 FBI의 요구와 한번 만들어진 백도어는 모든 아이폰 사용자의 프라이버시에 위협이 된다는 애플의 논리가 팽팽하게 맞섰다. 한발 물러서는 듯했던 FBI가 수십억 원을 들여 은밀하게 아이폰 보안 취약점을 사들인 결말은 더 당혹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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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어디까지나 미국에서 벌어진 이야기다. 우리나라였다면 어떻게 전개됐을까? 최근 한국IDG는 모바일 프라이버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미국내 애플-FBI 갈등에 대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10명 중 7명이 애플 측의 입장에 더 공감한다고 답했다(전체 내용 보기). 또다른 흥미로운 포인트는 현재 쓰고 있는 스마트폰 제조사별로 응답 내용에 미묘한 차이가 있었다는 점이다.

먼저 프라이버시 위협을 느낀 경험이 있는지를 현재 사용하는 스마트폰 업체별로 통계를 뽑아봤다. 삼성-LG-애플 사용자 순이었고 삼성과 애플 사용자의 차이는 10%p가까이 됐다. 삼성 제품 사용자가 상대적으로 위협을 더 많이 느낀 것은 개방형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의 특성도 있겠지만 다양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운영체제 버전 관리가 안되는 측면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애플-FBI 갈등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애플/LG 사용자의 74%, 삼성 사용자의 66%가 애플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에서 벌어진 애플과 FBI 간의 프라이버시 논쟁에 대해 어느 쪽을 지지하는지 확인했다. 애플, LG 사용자의 74%가 애플 입장에 공감한다고 답한 반면 삼성 사용자 중 애플 입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66%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서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FBI에 공감한다는 비율이 커졌는데, 50대 이상 비율이 가장 높은 삼성 제품 사용자(24%로 애플의 2배, LG의 3배)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가 국내에서 스마트폰 잠금장치를 해제하라고 요구한다면 업체가 어떻게 대응할까? LG, 삼성 사용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정부 요구를 수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애플 사용자는 절반정도였다. 스마트폰 제조업체가 국내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줄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해 LG-삼성-애플 순으로 '못믿겠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우리 정부가 잠금장치를 해제하라는 요구했을 때 업체들은 어떻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하는지 물었다. 삼성 사용자의 70%, LG 사용자의 74%는 각각 삼성전자, LG전자가 정부 요구에 굴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FBI 논란에서 애플 쪽에 더 공감하지만, 같은 상황이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면 정부 요구에 굴복할 것으로 보는 설문결과는 다소 아이러니하다. 국내 프라이버시 보호 환경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이미 미국 정부 요구에 불응한 애플 제품 사용자도 절반 가량이 한국 정부에 굴복할 것이라고 답한 것도 의외다('카카오 효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프라이버시에 대한 높은 요구는 확인됐다. 업체마다 다소 차이가 있긴 했지만 프라이버시와 신기술의 혜택 중 프라이버시가 더 중요하다는 응답이 압도적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이후다. 업체와 상관없이 응답자 10명 중 8명 이상이 정부의 요구에 굴복해 잠금 장치를 풀어준 업체의 제품은 다음 제품 구매시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현명한 소비'로 응징하겠다는 의사표시이다.

<IDG Market Pulse | 2016 국내 모바일 프라이버시 현황> 설문조사 주요 내용
• 스마트폰 사용자 6명 1명은 비밀번호, 지문 등 잠금장치를 전혀 쓰지 않는다.
• 10명 중 7명은 애플-FBI 논란에서 애플 입장을 지지한다.
• 프라이버시 문제의 가장 큰 책임을 진 주체는 정부다.
• 국내에서 정부 요구에 굴복해 잠금장치를 해제해 주면, 84%는 다음 제품 구매시 고려한다.
• 10명 중 8명은 프라이버시가 신기술의 혜택보다 더 중요하다.


공은 다시 업계로 넘어왔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신중한 판단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국내 기업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애플에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기업' 이미지를 선점당했기 때문이다. 밀리는 것은 이미지만이 아니다. 연령대별 업체 점유율을 보면 애플은 20~30대에서 이미 1위였고, 40~50대에서도 25%에 육박했다. 애플 제품의 락인 효과를 고려하면 젊은 세대가 성장할수록 점유율이 더 올라갈 것이다. 시간도 '애플' 편인 셈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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