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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World 용어풀이 | 베이퍼웨어

허은애 기자 | ITWorld 2016.09.08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많은 신제품이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 중에는 “분명히 올해 나온다고 했는데, 왜 안 나올까?”하고 계속 기다리게 되는 차기작이나 “개발 중이더니 이번에도 빠진” 기능이 꼭 있게 마련입니다. 출시 여부를 놓고 자의 반 타의 반 사용자들을 ‘희망 고문’한 베이퍼웨어(Vaporware)에 대해 알아봅니다.

베이퍼웨어란 개발사가 출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어떤 이유로든 끝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 제품을 말합니다. 수증기, 실체 없는 생각이라는 뜻의 합성어인 베이퍼웨어는 상품이나 기술을 실제보다 부풀려 과장되게 선전하는 경우를 뜻합니다.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일반 사용자 시장용 제품, 자동차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적용될 수 있는 단어입니다.

처음부터 실현 가능성이 없었거나 지나치게 미리 홍보되면서 기대만 부풀리고 출시가 계속 지연되는 경우, 그럼에도 취소 계획이 발표되지 않는 경우 모두 베이퍼웨어에 해당됩니다. 베이퍼웨어는 제품 출시가 완료될 때까지 끊임없이 관심을 끌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경쟁 업체보다 앞서 시장을 선점하거나 경쟁 업체의 신기술 개발 계획을 좌절시키는 데 악용되기도 합니다. 베이퍼웨어는 시장의 공정 경쟁을 방해하고 사용자 기만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IT 업계 내부에서도 많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신제품이나 기능이 출시 단계에 이르기 훨씬 전부터 대중에 널리 알려지면 업체가 트렌드를 선도하고 사용자가 기술 전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현 여부가 불투명한 제품을 금방이라도 출시될 것처럼 계속 언급하는 것이 사용자에게 유익하다고 할 수는 없겠죠.

업체 입장에서도 개발에 실패해 제품을 내놓지 못할 경우 위험이 매우 큽니다. 요란하게 혁신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완성 가능성이 낮아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면 시장이나 기술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대다수 악명 높은 베이퍼웨어는 당시 기술 수준과 현격한 차이를 보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IBM PC와 MS DOS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워드스타, 로터스 1-2-3같은 문서 편집 프로그램이 출시된 1980년대 초반, 오베이션 테크놀로지(Ovation Technologies)는 통합 프로그램 패키지 ‘오베이션’을 발표해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제품은 베타 단계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오베이션 테크놀로지는 1년 후인 1984년, 설립 2년만에 700만 달러의 투자금을 날리고 도산하고 맙니다.


특히 개발 과정에 변수가 많은 게임 업계에는 사용자에게 ‘영원한 고통’을 안겨주는 제품이 많습니다. 유명한 베이퍼웨어 게임으로는 15년 가까이 사람들의 애간장을 녹이다가 완성도가 현격히 떨어진 채로 출시된 ‘듀크 뉴켐 포에버’, 5년간 개발 단계에 머물렀다가 결국 중단되고 만 ‘스타크래프트 고스트’ 등이 있습니다.

한동안 베이퍼웨어로 불렸으나 결국 현실화된 기술도 있습니다. 3G, 블루투스, 전기차도 모두 한때 베이퍼웨어였습니다.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신기술을 무턱대고 기대하기보다는 관심을 얻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 아닌지 현실화 가능성을 꼼꼼하게 타진해보는 자세가 필요하겠습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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