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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World 용어풀이 | APFS(Apple File System)

박상훈 기자 | ITWorld 2016.07.29
"역사상 최악의 파일 시스템이다" 지난 2014년 12월 리누스 토발스가 애플의 파일 시스템 'HFS+'를 겨냥해 내놓은 말입니다. HFS+는 맥북부터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에 공통으로 사용됩니다. 독설가로 유명한 토발스이고, 당시 보안 취약점 이슈 때문에 표현 수위가 높았죠. 그러나 애플이 파일 시스템에 소홀했던 것도 맞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선하려고 노력한 반면 애플은 땜질 처방만 내놓았으니까요.

현재도 HFS+는 모든 애플 제품의 기본 파일 시스템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암호화 등 새 기능을 넣기 위해 기기별로 수정해 사용하고 있죠. 이런 혹평을 받고도 HFS+를 사용하는 걸 보면 토발스 말대로 근본적인 문제 때문에 버리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랬던 애플이 지난 6월 WWDC 행사를 통해 새 파일시스템 'APFS(Apple File System)'를 전격 공개했습니다. 오늘은 APFS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파일 시스템 문제는 애플의 오랜 숙제였다. (Image Credit: Flickr/Wyncliffe)


먼저 파일 시스템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죠. 파일 시스템은 디스크에 파일을 저장하는 방법입니다. 애플은 HFS+를 사용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NTFS(New Technology File System) 방식을 사용합니다. 윈도우 재설치 '좀 해봤다'는 분들은 NTFS라는 용어가 낯설지 않을 겁니다. 각 파일 시스템은 그 구조와 기능, 성능이 다릅니다. 맥북에서 멀쩡히 쓰던 USB를 윈도우 노트북에서 못 쓰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HFS+는 토발스가 불평(?)한 것처럼 여러 가지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대소문자에 민감해 여러 오류를 일으키고 스냅샷(snapshot) 같은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HFS+ 자체가 30년 이상 된 낡은 기술이기 때문인데요, 최근에 나온 파일 시스템 대부분은 이런 기능을 기본으로 지원합니다. 애플은 그동안 HFS+에 기능을 덧붙이는 형태로 꾸역꾸역 사용해 왔는데, 이제 한계에 다다른 셈입니다.

APFS는 등장 배경이 이런 만큼 HFS+의 단점을 개선하고 현대적인 SSD 스토리지에 최적화한 다양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앞서 언급한 스냅샷 기능이 대표적인데요, 특정 시점에서 시스템 상태를 '그대로 사진을 찍듯' 저장해 필요할 때 불러올 수 있습니다. 그동안 기업용 제품의 파일 시스템에서 널리 사용된 기능인데, 이제는 APFS에서 직접 지원합니다. 맥북 사용자가 많이 쓰는 '타임머신' 백업 기능 개선도 기대됩니다.

WWDC 2016 행사에서 APFS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Image Credit: Apple)


파티션 관련된 '공간 공유(Space Sharing)' 기능도 흥미롭습니다. 용량이 100GB인 SSD에 10GB인 볼륨 A와 20GB인 볼륨 B가 있다면 두 볼륨의 여유 공간은 모두 70GB로 나타납니다. 사용자가 파일을 새로 만들거나 저장하면 그만큼만 공간이 줄어들죠. 기업용 스토리지의 '씬 프로비저닝'과 비슷한 기능인데, 덕분에 볼륨 크기를 줄이거나 늘릴 때도 파티션을 다시 나누지 않고 축소, 확장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개별적인 변화 외에 가장 큰 변화는 파일 시스템이 직접 이런 기능을 지원한다는 점입니다. 기존엔 낡은 파일 시스템에 이것저것을 붙여 구현해야 하므로, 마치 맥에서 패러랠즈로 윈도우를 돌리는 것처럼 한 단계를 더 거쳐야 했는데, 이런 단계가 사라진 것이죠. 그만큼 시스템 전반적으로 더 빨라지고 효율적으로 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마 기존 애플 사용자 입장에서 가장 체감되는 부분일 것입니다.

APFS를 보면 애플의 경쟁력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는 미끈한 디자인과 세련된 스토리텔링에 마음을 빼앗기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기반의 엔지니어링 기술입니다. 램과 CPU 등에서 경쟁사보다 떨어지는 애플 제품이 더 좋은 성능을 내는 것도 같은 이유죠. 이제 애플은 'apple' 이름을 넣은 새 파일 시스템을 내놓았습니다. 이를 활용해 어떤 새로운 기능을 선보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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