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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아이메시지의 안드로이드 출시? 절대 없을 일

Michael Simon  | Macworld 2019.08.21
안드로이드 사용자에게 갤럭시 스마트폰이나 픽셀 폰에 어떤 애플 앱이 있었으면 좋겠냐고 물어보면 한결같이 아이메시지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 이유는 바로 녹색 말풍선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문자를 주고받는 사람의 폰이 아이폰인지, 안드로이드 폰인지, 윈도우 폰인지 알 길이 없지만, 애플은 본인과 상대방이 어떤 기기를 사용 중인지 확실히 구분해서 알려 준다. 아이폰 사용자에게서 온 메시지는 차분한 파란색 말풍선에 들어 있는 반면, 안드로이드 등 다른 운영체제의 스마트폰에서 온 말풍선은 밝은 녹색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바뀌기를 원하는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충분히 많다. 아이폰을 애용하는 친구에게 단체 대화를 망친다고 혼나는 것도 지겹지만, 대체 그 호들갑의 정체가 뭔지 우리도 알고 싶기 때문이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안드로이드에 만능 메시징 앱이 등장하기를 아직도 기다리고 있고 애플 클라이언트에도 확실히 흥미를 느낀다. 구글의 알로 앱 서비스가 중단된 것이 아직도 애석한 이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만일 애플이 플레이 스토어에 아이메시지 안드로이드 클라이언트를 출시한다면, 최소한 출시 당시에는 구글 자체 앱인 메시지와 와츠앱, 시그널을 제치고 가장 많이 다운로드 되는 메시징 앱의 대열에 들 것이라고 장담한다.

하지만 이런 멋진 꿈이 실현될 일은 없다. 트위터나 미디엄의 게시물, 혹은 사설에서 아무리 떠들어대도 비 애플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아이메시지를 애플이 내놓을 리는 절대 없다.
 

파란색 말풍선에 대한 질투

2011년 iOS 5의 일환으로 출시된  아이메시지는 iOS 사용자를 위한 블랙베리 메신저와도 같았다. 당시 애플은 아이메시지를 “iOS 5 사용자라면 누구와도 쉽게 문자와 사진, 동영상을 주고받을 수 있는 새로운 메시징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아닌 게 아니라 정말 간단했다. 앱을 열기만 하면 와이파이나 셀룰러를 통해 통신회사를 거칠 필요 없이 친구들과 채팅 할 수 있었다. 메시지는 즉각 전달됐고, 상대방이 답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기능과 본인이 보낸 메시지를 상대방이 확인했는지 알려주는 기능도 있었다. 



약 8년이 지난 현재, 아이메시지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메시징 서비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억 대의 iOS 기기는 물론이고 맥과 애플 워치에도 아이메시지가 있다. 스티커와 화면 효과로 대화에 맛을 더할 수 있다.

그동안 변하지 않은 것은 그 눈에 띄는 녹색 말풍선이다. 아이메시지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녹색 말풍선은 점점 더 거슬리는 존재가 되었다. 아이메시지를 이용한 단체 대화에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들어오면 분위기를 망쳐버리는 것이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터지스(Creative Strategies) 애널리스트 벤 바자린은 지난 주 16세 소년이 다름 아닌 바로 녹색 말풍선 때문에 픽셀 2를 버리고 아이폰으로 갈아탄 사연을 소개했다. 그 소년은 자신의 메시지가 녹색으로 표시되는 문제 때문에 단체 대화에서 따돌림당하는 것이 진절머리가 났었다고 한다. 고등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다. 뉴욕 포스트에 따르면, 아이폰 사용자 중에는 파란 말풍선으로 문자를 보내지 않는 사람과는 사귈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물론, 그런 사람이 많은 것은 아니고 민감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겠지만, 어쨌든 사용자가 메시지를 표시하는 상태에 신경을 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애플이 아이메시지와 비 아이메시지를 각기 다른 색상으로 차별화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애플 기기를 구입할 정도로 본인의 취향이 고상하다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주라는 의미다.
 

수지가 맞지 않는다

아이메시지를 iOS에만 허용하는 것이 단순히 아이폰 사용자를 파란 말풍선이라는 특별한 클럽에 소속시키기 위한 것 이상이라는 점은 계산기를 두드려 보면 알 수 있다. 지난 분기만 해도 애플의 iOS 기기 매출액은 300억 달러가 넘었다. 거기에 서비스 매출로 115억 달러를 추가로 벌어들였다. 이들 서비스 중 대다수는 그렇게 판매된 애플 기기와 관련이 있다.



물론 안드로이드용 아이메시지 앱이 나온다면 유료 서비스가 될 것이 거의 확실하지만, 여전히 수지가 맞지 않는다. 다른 플랫폼에서 사용 가능한 아이메시지 서비스 사용료로 월 10달러를 받아 낸다고 해도(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 안드로이드 메시지 등이 모두 무료인 것을 감안하면 그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그로 인한 아이폰 매출 손실을 벌충하려면 엄청난 수의 사용자를 끌어들여야 한다.

간단히 계산해 보자. 한달에 10달러를 내는 아이메시지 가입자 수가 천만 명이라고 가정하면 분기당 수입은 3억 달러가 된다. 아이폰의 평균 판매가를 약 750달러라고 치면 약 40만 대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분기 매출의 1%에도 못 미친다. 따라서, 만일 안드로이드용 아이메시지가 출시된 후 아이폰 매출이 1% 이상 하락한다면(위에 소개한 사연을 감안하면 그럴 공산이 크다) 애플은 손해를 보게 된다.
 

애플 뮤직의 사례

이러한 상황을 무시한 채 애플이 언젠가 안드로이드용 아이메시지 앱을 공개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왜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을 지 또 한 가지 이유를 알려 주겠다. 바로 애플 뮤직이다.

안드로이드도에 애플 뮤직 앱이 존재하니 애플이 안드로이드용 아이메시지를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겠지만, 필자의 시각은 다르다. 안드로이드용 애플 뮤직의 다운로드 건수는 1,000만에서 5,000만 건 사이로 꽤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디저(Deezer)와 유튜브 뮤직은 다운로드 건수가 각각 1억 건이 넘고 스포티파이는 5억 건이 넘는 것과 비교하면 애플 뮤직의 상대적인 인기가 높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평가 점수도 별 3개 반에 불과하다.



물론 애플 뮤직과 아이메시지는 다르지만, 안드로이드 세계에서 애플 앱의 인기가 그리 높지 않다고 보는 것이 옳다. 애플이 안드로이드용 아이메시지를 출시한다면 아이폰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를 포기하는 셈이 되고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른 유사 앱에 밀려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애플의 아이메시지처럼 제대로 된 메시징 서비스가 안드로이드에도 있으면 좋겠지만, 애플 기기에서처럼 끊김없이 즉각적으로 작동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기능들은 정체되고 업데이트는 늦어질 것이며 알로처럼 출시되었다가 사라진 다른 메시징 앱에 비해 딱히 나은 점이 없을 수도 있다. 아이폰 사용 친구와 파란색 말풍선으로 채팅 할 수 있다는 점 외에는 말이다.

아이폰이 애플에서 파는 제품인 이상 애플의 아이메시지가 iOS를 떠날 일은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거슬리는 안드로이드 녹색이라고 해도 말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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