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 안드로이드

IDG 블로그 | 픽셀 4 구입을 고려하는 당신, 당장 멈춰라

Michael Simon  | PCWorld 2019.12.27
크리스마스 연휴가 지나고 남은 것은 꽉 끼는 스웨터와 못난 명절용 넥타이, 중복되는 엑스박스 게임 CD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올해 연말에 받은 선물을 정리할 때 꼭 반품과 교환 목록에 올려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산타클로스가 던져주고 간 픽셀 4다. 어떤 다른 제품과 교환하더라도 훨씬 나은 결정이 될 것이다.

가볍게 하는 말은 아니다. 픽셀 4 XL 리뷰에서 필자는 3.5점을 주고 “최고 성능의 스마트폰 경험을 끌어내렸다”고 적었지만 1개월 정도를 사용해 본 후 저 평가가 후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픽셀 4는 지금까지 필자가 사용한 것 중 가장 최악의 픽셀이며 그 어떤 가격대의 스마트폰 중에서도 가장 실망스럽고 당황스러운 경험을 제공했다. 버그는 많고 배터리 수명은 짧으며 업데이트 일정도 기대한 바와 다르다. 여기까지는 그저 픽셀 4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 일부일 뿐이다.

솔직히 할인 중인 픽셀 3이나 가격 대비 아주 뛰어난 픽셀 3a를 구입해 몇 백 달러를 아끼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오해는 하지 말 것. 물론 장점도 있다. 여전히 카메라 성능은 최근 출시된 제품 중 최고 수준이고 생체 잠금 하제 기능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중에서는 제일 우수하다. 모션 센스는 그야말로 혁신적이다. 현재 상황에서 그러하다는 것인데, 기사 작성 시점에 픽셀 4 마니아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1~2월경의 보안 업데이트 이후 필자의 경험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픽셀 4는 너무나 많은 결점을 가지고 있고 완성되지 않은 아이디어와 실망스러운 한계가 많아 차라리 반품하는 것이 나은 목록에 오를 만하다고 생각된다.
 

불완전한 픽셀

필자가 겪은 가장 큰 문제는 픽셀의 설계, 가격, 사양과는 관련이 없는 문제다. 배터리 용량이 작고, 저장 공간 옵션이 없고 베젤이 두꺼워도, 스마트폰이 목적을 다하면 상관이 없다. 지금까지의 모든 픽셀 폰을 가장 큰 동력은 구글과 안드로이드의 목표를 그대로 보여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 역할을 픽셀 4는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사실 꽤 당황스러운 일이다. 픽셀 4는 최신 프로세서, 멋진 디스플레이, 최신 버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구글이 내세우는 몇 가지 혁신적 특징을 전부 가지고 있지만, 무언가가 분명히 빠져 있다. 픽셀 4를 사용할 때 전보다 더 많은 앱 충돌, 기능 중단, 설명하기 어려운 껄끄러운 문제들이 발생했다. 

사실 픽셀 4 리뷰는 처음으로 필자가 다시 돌아가서 편집 버튼을 누르고 점수를 낮추고 기사를 수정할까 고민한 사례였다. 물론 PCWorld의 정책상 허용되지 않는 일이다. 필자는 테스트 중에도 이따금씩의 지연 현상을 겪었지만, 리뷰 기사를 발행하고 나자 문제가 더욱 더 커졌다. 홈 화면이 배경화면 로딩을 멈추는 일이 계속 일어났고, 공유 메뉴 로드에 몇 초 이상이 걸렸으며, 안드로이드 오토는 연결되고 해제되고를 계속 반복했다. 화면이 주머니 안에서 저절로 켜지는 일을 방지하는 ‘팜 리젝션’ 기능은 끔찍할 정도였고, 제스처 네비게이션은 아직도 자연스럽거나 직관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무선 충전 같이 간단한 일조차도 번거로워졌다. 어떤 폰이든 그저 무선 충전 패드 위에 올려놓기만 하면 되었는데, 픽셀 4는 신경 써서 정확히 두어야 코일이 정렬된다. 처음에는 사용자의 부주의라고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평범하게 핸드폰을 내려놓고 잠들었다가 전원이 방전된 스마트폰을 아침에 발견하기 일쑤였고 그 후부터는 항상 무선 충전이 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주의를 기울여야 했다.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절대로 경험한 적이 없는 오류다.



방전에 대해서 말할 것도 많다. 픽셀 4의 배터리 성능은 아주 안 좋다. XL 버전도 마찬가지다. 고성능 스마트폰이라면 10~13시간을 지속해야(올웨이즈 온 디스플레이나 일반적인 디스플레이 활용과 시간을 고려할 때) 하루를 무리 없이 잘 보낼 수 있다. 픽셀 4는 이 기대의 절반도 충족하지 못한다. 픽셀 4로 아침부터 밤까지 버틴 적이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했을 때 배터리는 70% 남아 있었다. 나쁜 수치는 아니다. 그때가 오전 9시만 아니었다면 말이다. 6시 30분에 일어나 몇 통의 이메일을 쓰고, 트위터를 하다가 뉴스를 보고, 캔디 크러쉬 게임을 조금 하는 데에 30%의 배터리를 사용한 것이다. 하루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은 때였다. 그리고 9시까지 내내 핸드폰만 붙들고 있었던 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실제 문제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두 번의 업데이트 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는 이야기도 자주 들린다. 업데이트로 고쳐진 문제도 있지만, 대다수는 그대로 남아 있거나 며칠 지나 다시 불거진다. 구글은 언제 픽스를 배포할지 발표하지 않고는 단지 “수 주 내에”, 아니면 “곧”이라고만 말한다.
 

‘그 잘난’ 업데이트?

바로 그 업데이트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과거의 픽셀 스마트폰이 다른 안드로이드 폰보다 나은 점은 구입 후 몇 년 간 가장 최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구글은 보안 업데이트 3년, 안드로이드 버전 업데이트 2년을 약속했고, OTA 업데이트가 배포되자 픽셀은 마치 안드로이드 계의 아이폰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픽셀 4는 그렇지 못했다. 지금까지 11월과 12월 2회의 월간 업데이트가 있었는데, 모두 첫 날은커녕 10일도 더 지나서야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었다. 11월 업데이트는 나온 지 3주 후에, 12월 업데이트는 12월 13일에 받았는데, 솔직히 이건 갤럭시 S10에서나 일어나는 일 아닌가?



그리고 아직도 그 문제에 대한 해명이 없다. 다른 3대의 픽셀 스마트폰은 모두 12월 초에 업데이트를 받았는데, 가장 업데이트가 필요한 픽셀 4가 제일 늦게 업데이트를 받다니. 안드로이드의 최우선 순위가 아니라면 픽셀 4는 아무 것도 아니다. 운영체제는 엉망이고 업데이트가 제일 빨리 설치되지 않는다면 더 저렴하고 우수한 스마트폰이 많은 세상에 도대체 픽셀 4를 고집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G 스위트 계정이 막히거나 새로운 구글 어시스턴트, 얼굴 인식 기능 오작동이 수정되지 않는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아니면 아예 얼굴 인식 인증 기능을 지원하는 앱 자체가 너무나 적다는 문제를 지적해 볼까? 비밀번호 관리자 프로그램 외에는 얼굴 인식 기능을 본인 인증에 활용하는 개발사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래서 픽셀 4는 생체 인증 방식과 동떨어진 스마트폰이 되고 있으며 이런 상황은 절대로 안전하지 않다.

그러니 카메라는 훌륭해도 느린 업데이트, 빈번한 충돌, 생체 인증 기능 미지원, 끔찍한 배터리 수명 등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부디, 픽셀 4 말고 다른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바란다. 부탁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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