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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이 줄어도 문제 많은 배" 알로 서비스 종료에 얽힌 구글 메시지 전략의 문제점

Michael Simon  | PCWorld 2018.12.07
구글이 생각하는 메시지 앱 전략은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나 그 방향이 어디인지는 보이지 않는다. 구글은 지난 몇 년 간 여러 개의 메시지 앱을 추가하고, 변경하고, 합치고 이름을 바꾸면서 전략 단순화에 집중해왔다. 최근에 와서 구글 이름을 단 메시지 앱 개수는 그 어느 때보다 적지만, 상황은 역대 최고로 복잡하다.

수요일 밤 구글은 블로그를 통해 기존 행아웃과 메신저 알로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소문을 확인했다. 구글은 이미 행아웃을 행아웃 챗과 행아웃 미팅이라는 2종류로 쪼갠다고 발표했고, 알로 역시 출시 2년만에 목적을 재평가하면서 서비스 일시 중지를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혼란은 줄어들었지만, 8개월 후 알로의 종료 소식과 ‘알로 없는(Allo-less)’ 구글 메신저 전략은 2016년 출시 당시보다 훨씬 더 분명해졌다.
 

메시지 이해 완료

알로는 시작부터 힘들 운명이었다. 앱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안드로이드 사용자 대다수가 존재 자체를 몰랐다. 기본 안드로이드 메시지 앱에 더해 새로 추가해 볼만은 했지만, 개인 정보 보안 문제, 여러 가지 혼란과 호환성, 사용 편의 문제로 가능성이 막혔다. 그러나 헛된 일만은 아니었던 것이, 구글은 알로에서 좋았던 기능을 안드로이드 기본 메시지로 이전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므로 알로의 정신은 아직 살아있다고 할 수 있다.



알로 서비스 종료는 2019년 3월로 공식 발표됐다. 행아웃은 하나하나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변화를 거쳤다. 구글 보이스, 구글 플러스가 결합한 복합 메시지 앱으로 멋지게 출발했지만, 기본적으로 행아웃은 말 그대로 ‘어울려 노는(hang out)’ 앱이어야 했다. 아이메시지처럼, 행아웃도 독점 프로토콜로 비SMS 메시지를 허용했고 수많은 업데이트를 거쳐 그룹 영상 통화, 음성 통화, 방송 기능, 문자 같은 다양한 것들을 도입했다가, 없앴다가 했다. 

행아웃의 변화를 조금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걱정할 것은 없다. 어차피 모두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구글의 새 메시지 앱 전략은 다음 네 가지 앱으로 구성된다.
-    메시지
-    듀오
-    행아웃 밋
-    행아웃 챗

가장 중요한 것은 “더욱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경험을 목표로” 한다는 발표일 것이다. 구글 메신저 앱 구성을 살펴 보면 다음과 같다.

메시지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알로라고 할 수 있다. 스티커와 GIF 파일을 지원하고, 구글 어시스턴트나 인스턴트 메시지 기능을 통합하지는 않았다. 이 두 가지 기능은 알로의 ‘써 볼 만한 메신저’로 만든 가장 큰 공신이기도 했다. 듀오는 일대일 영상 통화를 지원한다. 행아웃 밋도 영상 통화를 지원하지만 단체 통화나 회의에 적합하다. 행아웃 챗은 슬랙에 가까운 인스턴트 메신저다.



그런데 잠깐, 다른 내용도 있다. 챗은 RCS 메시지로 이루어져 있지만, 통신사에 따라서 지원되지 않을 수도 있다. 행아웃 채팅으로는 SMS 메시지를 보낼 수 없다. 복수를 의미하는 이름과는 달리, 듀오 수석 엔지니어는 올해 초에야 그룹 채팅을 공언했고, 구글의 노력을 나타내는 코드를 제시했다. 행아웃 챗이 G 스위트 비즈니스 고객에게만 제공되지만, 구글에 따르면 “어떤 시점에는” 기존 행아웃 사용자에게도 같은 기능이 제공될 것이라고 한다. 물론, 기존 행아웃은 구글이 바라는 시점까지 계속 사용할 수 있을 예정이다.

그러므로 소셜 네트워크 같은 이름을 가졌지만 실제로는 기업용 전문가 앱이라는 사실을 간과하더라도, 기본적으로 같은 기능을 갖춘 앱이 2개가 되는 셈이다. 구글 보이스가 어떤 기능을 대표하는지 현재 알 방법이 없기 때문에 3개로 늘어날 수도 있다.
 

너무 많은 사공



다른 구글 서비스와의 통합을 들여다 보면 더욱 그렇다. 연락처에서 사람을 선택하면 추가 옵션인 문자 보내기와 영상 통화 걸기를 메시지와 듀오에서 각각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메일에서는 행아웃이 첫 번째 옵션이고 선택하면 기존 행아웃 앱을 설치했다고 가정하면서 행아웃 앱으로 이어진다.

이런 기준은 어느 하나도 분명하거나 논리적이지 않다. 필자는 최근의 변화를 통해 구글이 이루려는 목적이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다. 필자는 구글이 알로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을 때부터 알로를 사용해 왔지만, 똑같은 기능을 처리하는데 기업용 앱과 일반 사용자 앱, 2가지가 동시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듀오, 메시지, 알로, 행아웃의 핵심 기능을 하나의 앱에 통합하고, 다른 방식으로 기업형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는 게 낫지 않을까?



무엇보다, 통신사가 주도하는 혼란스러운 RCS 기능 때문에 자체적인 인스턴트 메시지 서비스를 포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이폰 역사 10년 동안 최고의 기능은 여전히 어디에 있든, LTE를 쓰든, 와이파이를 쓰든 간에 다른 아이폰 사용자 누구와도 이야기할 수 있는 아이메시지로 꼽힌다. 행아웃과 알로는 바로 이런 기능을 제공해야 했다. 이제 통신사 문제와 얽혀버렸지만. 그리고 통신사가 모두 협조한다고 해도, 모든 스마트폰에서 지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문제가 있다.
 

해법은 간단한데

메시지 앱 전략의 최종판인 것 같은 구글 블로그 게시물도 믿을 만하지는 않다. 메신저 역할을 하는 구글 앱은 총 7개나 된다. 이 중 하나는 내년에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고, 최종적으로 4개로 줄이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해결 방안은 다음과 같다.

1.    메시지 앱을 중심 허브로 만든다. 구글 안드로이드 텍스트 앱은 최소한 절대로 서비스를 종료할 일이 없는 앱이므로 이 앱을 사용자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인스턴트 메시지, 영상 통화, 문자, RCS 채팅을 모두 통합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연락할 때도 앱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이나 웹에서 앱 구분 없이 자유롭게 메시지 앱에서 이름을 검색한 후 입력하면 된다. 수신자의 시스템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스마트해야 하고, 가장 최선의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2.    행아웃을 비즈니스용 메시지(Messages for Business)로 이름을 바꾼다. 비즈니스 고객이 G 스위트에 포함된 제품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려면 행아웃이라는 브랜드는 적절하지 않다. 너무 엮인 것이 많아서 기업용 전문가 앱이라는 인상이 없다. 비즈니스용 메시지라는 앱 이름이 입에 착 달라붙지는 않지만, 메시지 앱이라는 브랜드와 같이 가는 느낌을 줄 것이다.

3.    별도의 앱인 듀오와 밋(Meet)을 버려야 한다. 메시지, 그리고 비즈니스용 메시지 앱과의 긴밀한 통합이 이루어지면 영상 통화를 전담하는 별도의 다른 앱이 필요하지 않다. 메시지에서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면 된다.
4.    당장 내년부터 이런 변화를 가져올 것. 구글은 사용자가 새로운 앱, 서비스에 익숙해질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는 습관이 있는데, 보통 그러다가 몇 년 동안 계속 인기를 잃기만 하고 결국 서비스가 종료된다. 구글이 싫증을 내거나 사용자가 모자란다고 생각하게 되면 새로운 행아웃에도 비슷한 일이 생길 것이 뻔하다. 그러니 변화는 당장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필자의 제안대로 변화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구글은 앞으로도 계속 여러 개의 메신저 앱을 내놓을 것이고, 2020년에는 또 다른 이유를 대는 블로그 게시물을 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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