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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라이선스 취소가 가져올 안드로이드와 스마트폰 생태계의 변화

Michael Simon | PCWorld 2019.05.22
화웨이의 본격적인 시련이 시작됐다. 로이터의 보도와 두 업체의 확인에 따르면, 구글은 중국의 거대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의 안드로이드 라이선스를 중단할 준비를 하고 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은 조만간 출시될 메이트 30을 포함해 모두 플레이 스토어와 구글의 인기 앱과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이 폭탄 같은 조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기업이 “국가 안보 위기를 야기하는” 업체가 만든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한 바로 다음 날 이루어졌다. 행정 명령 자체는 화웨이 한 업체를 특정하지 않았지만, 미국 상무부는 서명과 동시에 화웨이를 대상 목록에 추가해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명시적인 승인없이는 미국 기업으로부터 부품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두 가지 조처로 미국 기업은 화웨이와 사업을 하는 것이 극히 어려워졌다.

구글의 신속한 결정은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구글은 화웨이 사용자에게 업데이트가 90일 간은 제공될 것이라고 보장했고, 발표문을 통해 단지 “행정 명령을 따르고 영향을 검토하는 조처”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글의 조처가 아주 위험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 초기의 혼란이 진정되고 나면, 화웨이뿐만 아니라 구글과 안드로이드, 전체 스마트폰 지형도가 돌이킬 수 없는 변화에 직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많은 옵션과 적은 해답

구글이 화웨이의 안드로이드 라이선스를 철회하면, 이는 현재는 물론 미래의 화웨이 스마트폰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계약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하는 핵심 운영체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구글은 유럽에서 출하되는 스마트폰에 대해서도 플레이 스토어와 지메일, 구글 지도, 유튜브 등의 자사 앱 사용을 관장한다. 
 
화웨이는 포스트 구글을 위한 여러 가지 대안이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 Huawei booth in MWC 2018


유럽 시장의 비중이 적지 않은 화웨이로서는 안드로이드 라이선스 상실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화웨이는 기본적으로 다음의 세 가지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 현재의 EMUI 프레임워크를 유지하면서 모든 구글의 흔적을 자사 앱과 스토어에서 제거한다.
- 앱토이트(Aptoide) 같은 서드파티 앱스토어와 협력관계를 맺는다
- 안드로이드에 기반하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운영체제를 만든다

어느 것도 쉬운 방법은 아니다. 삼성에 이어 세계 2위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로서 화웨이는 다양한 스마트폰을 생산한다. 이런 규모에서의 변화는 설계부터 엔지니어링, 마케팅, 가격 등등 모든 단계에 대한 심각한 재고가 필요할 수도 있다.

만약 이들 선택안 중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된다면, 화웨이의 규모는 iOS와 안드로이드의 경쟁자가 될 수도 있으며, 구글의 지배력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다.
 

서비스로서의 EMUI

EMUI 운영체제를 온전히 보전하면서 구글의 앱과 서비스, 플레이 스토어를 제거한다면, 화웨이는 자체 앱스토어를 개발하거나 기존 업체와 협력관계를 맺어야 한다. 물론 현재의 안드로이드와 구글 경험을 구글 지도나 유튜브와 같은 핵심 요소없이 복제하겠다는 시도는 분명 심각한 사용자 경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스마트폰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것을 할 수 있지만, 안드로이드와 iOS 모드 디바이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서드파티 개발사에 의존한다. 화웨이는 이를 맨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 현저히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될 것이다.
 
화웨이의 워치GT는 독점 운영체제를 사용하는데, 이는 스마트폰용 자체 운영체제의 시조가 될 수 있다. ⓒ Hwawei

좀 더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화웨이가 한 가지 방안만을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워치GT는 화웨이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잘 보여주는 제품으로, 구글의 웨어OS가 아니라 자체 라이트 OS(Lite OS를 사용한다. 서드파티 앱 없이도 충분히 쓸만한 디바이스를 만들어낸 것이다.

물론 어떤 화웨이 스마트폰이라도 성공을 위해서는 주력 앱이 필요하다. 하지만 만약 라이트 OS를 예시로 볼 수 있다면, 화웨이는 자체 서비스를 통합한 대안 운영체제를 만들 수도 있다. 자체 서비스도 싸구려 모조품처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을 기반으로 하는 웹챗(WebChat)은 메시징, 화상통화, 게임 지불, 지도를 하나의 런처 방식 앱에 담은 플랫폼 속의 플랫폼을 제공한다. 화웨이는 자사 스마트폰에 맞춰 유사한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전통적인 앱 기반 환경을 완전히 새로 구현할 수도 있다.

만약 화웨이가 오포(Oppo)나 샤오미 정도의 규모라면 또 하나의 안드로이드 변형판을 만든다는 것은 고려할만한 방안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아마존이 자사 킨들 파이어 태블릿으로 증명했듯이 구글의 배제한 안드로이드 변형판을 만들고 자체 앱스토어로 틈새를 공략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비슷한 움직임을 화웨이 같은 대형 업체가 시도한다면, 스마트폰 시장 자체를 뒤흔들 수도 있을 것이다.
 

거인 죽이기 작전

화웨이는 이미 전세계에 수백만 명의 팬을 확보했다. 만약 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구글이 필수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면, 이는 모바일 영역에서 구글의 영향력이 흔들리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물론 구글이 모든 카드를 가지고 있지만, 화웨이는 이미 중국의 선도업체이고, 자체 칩과 모뎀을 만들고 있으며, 안드로이드 상에 풍부한 기능과 수정을 가하고 있다.
 
화웨이 메이트 X는 지각 변동을 일으키는 스마트폰이 될 수도 있다. ⓒ Adam Patrick Murray/IDG


조만간 출시될 제품도 잊지 말자. 화웨이의 첫번째 접는 스마트폰인 메이트 X는 아마도 구글과의 협력을 통해 독특한 UI를 만들어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화웨이는 이 기대작을 온전히 자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혁신을 자랑하는 제품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삼성이 갤럭시 폴드의 출시를 연기한 지금, 굳이 서두를 이유는 없다.

만약 거대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가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으면서 구글이나 안드로이드와의 결별에 성공한다면, 이는 스마트폰 지형도를 완전히 바꿔 놓을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가 더는 모바일 시장의 80%를 장악하지 못할 수도 있으며, 삼성이 타이젠OS로 화웨이의 뒤를 이을 수도 있다. 구글에는 애플보다 더 신경 써야 할 경쟁자가 생기는 것이다.

중국이라는 기반과 엄청난 성장률로 화웨이는 구글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업체이다. 화웨이의 다음 단계가 구글이 빠진 안드로이드 변형판이 되든, 독자적인 EMUI의 모험이 되든 화웨이의 미래는 현재 진행형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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