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스마트폰 / 안드로이드

IDG 블로그 |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 문제에 대한 구글의 2가지 해결책과 미래

JR Raphael | Computerworld 2017.03.06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는 확실히 골치 아픈 문제다. 현실을 직시해 보자. 구글 픽셀이나 넥서스 폰이 아닌 이상 최신 버전의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를 받으려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그나마 받을 수 있을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구글을 제외한 거의 모든 제조업체는 비싼 값을 치르고 자사 기기를 구입한 고객에게 업데이트를 제공하는 데 인색하다. 올해 결과는 어느 때보다 더 우울하다. 특히 이번에는 구글이 예외적일 만큼 조기에 제조업체들에게 소프트웨어를 전달한 만큼 코드를 수정할 시간을 예전보다 훨씬 더 길었음에도 결과는 더 나빴다.

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그 이유는 구글과 달리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폰 제조업체는 판매 후 업데이트 지원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해답은 무엇인가? 안드로이드 팬들이 기대하는 단순명료한 해결책은 아니겠지만 사실 안드로이드 업데이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글의 계획은 꽤 오래 전부터 조금씩 진행되는 중이다.

물론 당장 구글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면 제때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기업에게 혜택을 주고, 그렇지 않은 기업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법이 떠오른다. 구글이 어느 날 그런 방법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지금 상황으로는 실제로 그렇게 하기는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 어떤 식으로든 강제적인 업그레이드 표준을 실시한다는 것은 상당히 복잡하고 논란의 소지도 있는 일인 만큼 구글 입장에서는 굳이 그 길을 택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 문제에 대한 그보다 현실적인 해결책은 (적어도 지금으로서는) 두 조각으로 나뉘어 있으며 지금 바로 우리 눈앞에서 진행되는 중이다.

첫 번째 조각: OS 업데이트의 중요성 낮추기
알려진 바와 같이 안드로이드는 거의 7년째 해체 과정에 있다. 구글은 서서히, 그러나 확고하게 운영 체제에서 이런저런 조각들을 빼내 독립적인 앱으로 만들고 있다. 이렇게 독립시킨 앱은 제조업체나 통신사의 개입 없이 모든 기기에서 일년 내내 언제든 즉각적으로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그 결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필자가 전에도 언급했듯이 안드로이드에서는 iOS의 주요 OS 업그레이드에 버금가는 시스템 수준 업데이트가 연중 수시로, 거의 매달 이루어진다. 구글은 그 과정을 조금씩 눈에 띄지 않게 진행한다. 대중의 인지도 측면에서 희생을 감수하면서 궁극적인 목표, 각각의 조각이 모여 완성될 큰 그림은 거의 노출시키지 않고 있다.

(안드로이드 월간 보안 업데이트도 있다. 위에 언급한 플레이 스토어 기반의 전략과 달리 월간 보안 업데이트는 제조업체, 때에 따라서는 통신사의 개입이 필요하지만 그럼에도 OS 자체의 외부에 존재한다.)

생각해 보면 결국 지금 시점의 “안드로이드” OS는 내부의 이런저런 구조를 기술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또한 이러한 요소들도 앞으로 결국 분리되어 독립적으로 업데이트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소스 코드 내부에는 구글이 이미 이러한 개념을 실험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작년 안드로이드 책임자인 히로시 로크하이머와의 인터뷰에서 코어 시스템 UI의 더 많은 부분을 분리해 이를 손쉽게 업데이트 가능한 플레이 스토어 구성 요소로 배치하는 안에 대해 묻자 로크하이머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가능하다. 순수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관점에서 더 많은 요소를 모듈화할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지금 그 부분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크하이머는 이와 같은 소프트웨어에 관한 모듈식 접근 방법이 전체적으로 “유익한 것”이라면서 구글이 공식적인 OS 배포와 별개로 모든 사용자를 대상으로 시스템 키보드와 같은 요소를 신속하게,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것도 이러한 모듈식 접근 방법을 채택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안드로이드 OS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안드로이드 OS 업데이트는 성능, 코어 UI(현재로서는) 등의 측면에서 중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포함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부분은 독립적인 요소로 분리해 다루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생각하면 이와 같은 굵직한 릴리스 사이의 개별 시스템 조각에 대한 지속적인 업데이트 역시 대등하게 중요하다. 이는 구글이 OS 업그레이드의 비중을 줄이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프로세스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기 위해 다분히 의도적으로 구축한 시스템이다.

두 번째 조각: 구글이 모든 것을 통제하는 업데이트 친화적인 옵션 제공
중요함의 정도를 낮추긴 했지만 OS 업데이트는 여전히 중요하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픽셀에서 시작된다. 구글은 직접 만든 최초의 플래그십 안드로이드 폰인 픽셀을 통해 빠르고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OS 업데이트가 보장된 최상위 기기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전의 넥서스 폰이 틈새 시장을 노렸다면 픽셀은 주류 소비자 시장을 노려 만들어진 제품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자. 구글 입장에서 모든 안드로이드 제조업체가 업그레이드에 신경을 쓰도록 강제할 수는 없지만, 각 제조업체들이 만드는 최상급 폰과 대등한 수준의 폰이면서 업그레이드가 보장되는 폰을 만드는 것은 가능하다. 작년에 필자가 언급했듯이 픽셀은 단순한 부품의 합보다 훨씬 더 큰 의미를 지닌다.

사실상 픽셀은 구글에게 두 가지 이점을 모두 취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안드로이드는 계속 공개된 상태로 남아 제조업체들이 원하는 대로 수정할 수 있다. 이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이 지금까지 성공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해온 부분이다. 고객은 항상 그래왔듯이 다양한 스타일과 형태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각 제품마다 그 나름의 고유한 이점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 접근 방식이 제공하는 모든 장점을 갖춘 동시에 방향타를 구글이 쥐고 있는 폰을 찾는 소비자가 있다면, 지금은 그 조건을 충족하는 기기를 실제로 손에 넣을 수 있다.

달리 말하자면 픽셀은 속속들이 구글 폰이다. 어쩌면 처음 안드로이드가 태어났을 때부터 구상해왔지만 당시에는 안드로이드 플랫폼 부상을 위해 폭넓은 지지 기반이 필요했으므로 현실화할 수 없었던 제품일 수도 있다.

픽셀이 앞으로 몇 차례 후속 제품을 거쳐 유의미한 수준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면 다른 안드로이드 제조업체가 판매 후 업데이트 지원을 픽셀 수준에 맞출 수밖에 없도록 강제할 만한 힘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다른 제조업체들이 따라온다 해도 더 우수한 소프트웨어 경험, 구매하는 순간부터 그 경험이 저하되기 시작하는 다른 폰과 달리 계속 유지되는 폰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픽셀은 여전히 유효한 옵션을 제공한다.

더욱 관심을 끄는 이야기는 픽셀과 비슷한 지원 옵션을 갖추고 동일한 목표를 공유하는 일련의 저가형 제품들이 조만간 등장할 가능성이다. 올해 초 언론에서는 구글이 여름께 미국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과 구글의 긴밀한 통제를 내세우는 안드로이드 원(One) 프로그램을 시행할 가능성을 점쳤다. 그렇게 된다면 폰 하나에 650달러를 소비할 생각이 없는 사람들에게까지 안드로이드의 업데이트 보장 옵션을 확대해 제공할 수 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완전히 통제할 수도 없고, 플랫폼을 급작스럽게 폐쇄형으로 전환하는 것도 지금의 생태계 상황을 감안하면 말이 되지 않는다. 구글이 할 수 있는 일은 안드로이드의 이상적인 구현에 대한 스스로의 비전을 통해 소비자를 안드로이드로 끌어들이기 위한 옵션을 계속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이제 전체적인 그림이 드러난다.

삼성, LG와 같은 기업이 판매 후 업데이트 지원에 신경을 쓰도록 강제하는 것은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 되지 못한다. 개념 자체는 분명 매력적이지만 이번 주초 기사에서도 언급했듯이 비현실적인 몽상일 뿐이다.

로크하이머 본인도 인정했다. 로크하이머는 작년 인터뷰에서 “우리가 원하는 것과 실질적인 현실은 다르다”면서 “우리는 직접 통제할 수 있는 부분(빠른 업그레이드)을 실행할 뿐”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인 대답은 이 두 가지 조각을 하나로 합치면 볼 수 있다. 먼저 안드로이드 OS 업그레이드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며, iOS와 같은 플랫폼의 OS 업그레이드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한다. 둘째, 안드로이드의 핵심은 옵션, 즉 다양한 선택권이라는 것을 인지한다. 지속적인 적시 OS 업그레이드가 중요한 사람이라면 그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원하는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폰을 선택하기만 하면 된다.

분명한 사실은 안드로이드 업그레이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리라는 점이다. 다만 구글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그렇듯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대했던 형태의 해결책이 아닐 뿐이다. editor@itworld.co.kr

회사명 : 한국IDG | 제호: ITWorld |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23, 4층 우)04512
| 등록번호 : 서울 아00743 등록발행일자 : 2009년 01월 19일

발행인 : 박형미 | 편집인 : 박재곤 | 청소년보호책임자 : 한정규
| 사업자 등록번호 : 214-87-22467 Tel : 02-558-6950

Copyright © 2024 International Data Grou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