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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G 블로그 | 픽셀 4 배터리 소모량, 어딘가 이상하다

JR Raphael | Computerworld 2019.11.13
픽셀 4 배터리의 지구력, 즉 배터리가 소모되는 이유를 추측하는 의견이 넘쳐나고 있다.

필자도 지난 몇 주 동안 픽셀 4를 사용했다. 그런데 초기 리뷰를 작성한 사람처럼 배터리 지구력에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배터리 사용 시간에 대한 필자의 경험은 ‘괜찮다’와 ‘겨우 받아들일 만한 정도’ 사이를 오간다. 하루 온종일 사용할 수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때때로 저녁 때쯤 되면 배터리가 아슬아슬한 상태인 적도 있다. 그래서 출장이나 여행 중이거나, 평소와 달리 유독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한 날에는 큰 자신감이 없다.

픽셀 4를 구입한 후 필자와 유사한 경험을 했다는 이야기를 꽤 많은 사용자로부터 들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스마트폰 사용 방식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어쩌면 소프트웨어가 전력 소비를 최적화할 때 작동하는 안드로이드 어댑티브 배터리(Adaptive Battery) 시스템이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여전히 픽셀4 배터리 사용 시간을 ‘전형적인 방식으로 훌륭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보다 더 합리적인 의심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런데 이번 주 배터리 성능과 관련해 필자의 관심을 끈 뉴스가 있었다. 최소한 이것이 문제의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배터리 지속 시간은 픽셀 4의 대기 전력 소비 방식과 관련이 있다. 대기 전력 소비는 유휴 상태로 거의 사용하지 않을 때 스마트폰이 배터리 사용 시간을 소모하게 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 부분이 꽤 당황스럽다.

2015년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우가 출시되면서 도즈(Doze)라는 전력 관리 시스템이 도입되었다. 도즈는 전원에 연결되어 있지 않고, 완전히 정지되어 있으며, 화면이 꺼져 있을 때 꼭 필요한 최소 전력만 사용하도록 고안된 기능이다. 기본적으로는 스마트폰에 휴식 시간을 주면서 정말 중요하고 우선순위가 높은 작업만 허용한다.

도즈가 처음 나왔을 때, 그 차이는 굉장했다. 밤새 배터리가 크게 소모되는 일이 없어졌다. 이 사용하지 않는 시간 동안 소모되는 배터리의 양이 거의 없었다. 일어났을 때 배터리 잔량이 자기 전과 거의 동일했다. 1~2% 정도 줄어들 뿐이다.

그런데 픽셀 4의 경우, 밤새 사용하지 않은 상태로 놔두고 아침에 일어나 배터리를 확인하면 최대 16%의 배터리가 소모되어 있었다. 이 정도면 아주 높은 편으로 마시멜로우 이전과 도즈 이전 시대를 떠올릴 정도의 배터리 소모량이다. 가장 화가 나는 부분은 배터리가 이 정도로 소모되는 명백한 이유를 찾을 수 없는 것이다.

필자의 관찰이 아주 과학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픽셀 4 2대를 며칠 동안 관찰했는데 놀랍도록 일관되게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필자는 스마트폰을 ‘표준’에 가깝게 설정 해놓고 사용한다. 시스템을 계속 깨워 놓는 앱이 없다. 심지어 페이스북 앱도 없다. 올웨이즈온 디스플레이도 꺼 놓았다. 밤새 화면이 완전히 꺼진 상태라는 의미이다. 앱과 서비스 별 배터리 소모량에 대한 상세 정보를 확인했는 데, 밤에서 아침까지 사용량이 크게 증가한 유일한 항목은 ‘기기 대기 상태 유지’였다. 통상 밤 동안 몇 %가 증가한 항목이다. 안드로이드 시스템과 Wi-Fi도 각각 1%가 증가한다. 기타 바뀐 부분은 없다.

확실히 확인하기 위해, 초기화를 시킨 후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스마트폰에 미리 설치된 기본 앱 외에 앱을 설치하지 않은 픽셀 4를 며칠 동안 확인했다. 배터리 소모량이 조금 더 줄어들었지만, 마시멜로우와 도즈 이후 스마트폰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배터리를 소모했다. 밤새 사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터리가 8~13%가 소모되었다.

대다수 사용자는 눈치채지 못하겠지만, 이런 사람은 필자 혼자만이 아니었다. 픽셀 4를 갖고 있는 독자 몇 명으로부터 밤 동안 필자와 유사한 정도로 배터리가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안드로이드 마니아가 즐겨찾는 웹사이트인 XDA개발자 포럼을 검색했다. 여러 게시글에 유사한 증상이 보고되어 있었다. 레딧의  픽셀 관련 커뮤니티도 동일했다.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특히 초기화한 기본 앱 외에 다른 앱이 설치되지 않은 스마트폰조차 그렇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근거가 없거나 셋업과 관련된 이례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또 다른 방식으로 비교했다. 아내가 사용하는 픽셀 3a 스마트폰의 밤에서 아침까지의 배터리 소모량을 측정했다(당연히 혀를 차는 소리와 함께 ‘지금 내 전화기로 뭐하는 거야?’라는 타박을 들었다). 픽셀 3a의 밤새 배터리 소모량은 3%에 불과했다. 도즈가 활성화된 안드로이드 장치에서 일반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배터리 소모량이다.

아마 픽셀 4에 도입된 레이더 기반 손 동작 감시 시스템인 모션 센스가 이유라고 생각할 것이다. 논리적으로 이렇게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이 레이더 칩은 항상 스마트폰 주변의 동작을 감시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배터리가 줄어들 수 있다.

필자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모션 센스를 완전히 끈 상태에서 밤새 전력 소모량을 테스트했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차이가 없었다. 이 레이더 시스템 활성화 여부와 상관없이, 배터리 소모량은 동일했다. 이틀에 걸쳐 밤에 동일한 시간 동안 모션 센스를 켜고, 또는 끄고 테스트를 했는 데 모두 16%가 감소했다. 이에 픽셀 4의 유효 시간 전력 소모에 있어, 모션 센서는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뭔가 이상한 부분이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사용하지 않을 때 픽셀 4가 소모해야 하는 전력보다 더 많은 전력을 소모하고 있다는 확신이다. 이렇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패턴이 낮 동안의 급격한 배터리 소모의 원인인지도 의심을 하게 되었다. 스마트폰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는데 배터리 잔량이 줄어든 때가 많았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스마트폰을 책 상 위에 90분 동안 놓아두고 사용하지 않았는 데 배터리가 3% 소모된 경우이다. 활성화된 앱이나 서비스는 단 하나도 없었다. 배터리 사용 기록에서 유일하게 사용이 증가한 항목은 ‘안드로이드 시스템’과 ‘기기 대기 유지 상태’ 뿐이었다. 초기화를 한 후 거의 사용하지 않은 픽셀 4로 테스트를 했을 때의 결과도 유사했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번 주 초, 구글에 연락했다. 누군가 이 문제의 원인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뭔가 문제가 있지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할 예정이라는 말을 해주기 기대했다. 구글은 필자가 캡처해 제출한 버그 보고서를 확인했다. 그리고 이 문제가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필자의 스마트폰에서 발생한 이상한 무언가, 그리고 구글 캐스트 시스템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는 판단을 내렸다. 밤 동안 설명이 불가능한 캐스트 관력 작업이 이상할 정도로 많이 발생해 스마트폰이 깨어 있는 상태로 유지되었기 때문이다. 추가 정보를 제공받으면 기사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픽셀 4의 대기 모드 전력 소비에 뭔가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픽셀 4의 밤 동안 지구력, 일정 수준은 전반적인 배터리 잔량 유지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다. 픽셀 4에만 국한되는 일일 수도 있지만, 픽셀 4를 넘어서는 문제일 수 있다. 모든 픽셀 4에 해당되는 문제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들도 유사한 패턴을 경험한 것으로 보아 뭔가 관련이 있어 보인다. 그렇지만 최소한 픽셀 3a에는 이런 문제가 없는 것 같다.

구글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픽셀 3의 배터리 사용 시간은 (최소한 필자 같이 많은 배터리가 요구되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괜찮은 정도’에서 ‘꽤 우수한 정도’로 바뀔 것이다.

픽셀 스마트폰은 과거에도 첫 몇 달은 문제가 있다가, 1~2 차례 픽스가 배포되고 문제가 줄어든 전례가 있다. 픽셀 4와 배터리 사용 시간도 이런 패턴을 따를지, 아니면 계속 이 상태를 유지할지 추이를 지켜보자.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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