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에센셜 폰을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아름다운 재앙’이다. 초기 판매량은 10만 대를 기록했고, 계획된 충전 및 오디오 모듈이 계속 늦어지거나 공개되지 않았으며, AI 기반 홈 허브는 베이버웨어(vaporware)로 판명됐다.
하지만 루빈은 우리가 (2014년 구글 재직 시절의 성 비리 관련 논란을 포함) 모든 것을 잊고, 새로운 스마트폰 비전을 신뢰하길 기대하고 있다. 루빈은 “급진적으로 다른 폼팩터를 위한 새로운 UI”라고 표현하며 사진 몇 장을 트위터로 공개하며 차세대 에센셜 폰의 일부를 살짝 공개했다. 몇 시간 후 에센셜은 “관점을 바꿀 새로운 디바이스”와 관련된 이미지임을 인정하면서 “실험실 밖으로 나와 팀 내에서 초기 테스트 중”이라고 전했다.
이 휴대폰은 말 그대로 급진적이다. 형형색색의 후면에는 둥글 납작한 카메라가 있고, 전면에는 구멍으로 배치된 셀카용 카메라, 획일적인 베젤, 노트10의 19.5:9 화면비가 별것 아닌 것으로 만드는 기다란 화면 등을 갖췄다. 솔직히 말하자면 휴대폰보다는 애플 TV 리모컨처럼 생겼고, 아주 많은 의문이 떠오른다.
가장 눈에 띄는 것부터 보자. 운영체제는 무엇일까? 루빈은 이 디바이스를 위한 독특한 UI를 강조했는데, 스크린샷은 여태 본 안드로이드와 전혀 닮지 않았다. 따라서 이 극단적인 화면비만을 위한 고유 운영체제가 탑재되리라 예상할 수 있다. 루빈이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라고 불리긴 하지만 2019년 우리에겐 새로운 스마트폰 운영체제가 필요하다.
또한, 우리가 새로이 해야 할 관점이 무엇일까? 첫 에센셜 폰은 루빈의 ‘방종’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었다. 로고가 없었고, 열정과 장인정신, 성공적인 기술 회사가 구축되는 방식을 영원히 바꾸고자 하는 소망이 들어있었지만, 기본적인 스마트폰 공식을 유지했다. 에센셜 폰 2 사진을 보면, 시간, 음악, 사진, 앱이 한 번에 타일로 표시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방식의 장점이 무엇일까? 휴대폰으로 무엇인가를 하려면 어쨌거나 앱을 실행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다음의 의문점들이 생각난다.
타이핑 방법은?
영상은 어떻게 보지?
구글 앱이 구동될까?
에센셜의 기본 앱 말고 다른 것을 사용할 수 있나?
테트리스 말고 다른 게임들은 어떻게 하지?
어떻게 잡아야 하지?
어떻게 사용해야 하지?
보안은?
그리고 애초에 의문점이 하나 더 있다. ‘요점이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에센셜 폰 2의 디자인은 다시 한번 루빈의 열망을 보여주는 것 정도로만 보인다.
에센셜 폰이 다른 안드로이드 폰보다 정말 뛰어났던 유일한 한가지는 구글의 픽셀 폰만큼이나 업데이트가 바로 이루어졌다는 것뿐이다. 하지만 에센셜 폰 2가 자체 운영체제로 구동된다면 안전, 보안, 프라이버시 등을 보장할 수 있을까? 에센셜 폰이 가장 중요했던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지금 루빈은 안드로이드나 iOS에 도전할 만큼 성숙한 스마트폰 경험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비관적이다. 현실을 직시하자. 루빈이 관련되어 있지 않았다면, 에센셜은 이만한 관심을 받지도 못했을 것이다. editor@itworl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