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우려는 가상 머신에도 똑같이 이어지고 있다. 패러렐즈는 ARM에서 리눅스를 성공적으로 시연하며 가상화 전문성을 과시했지만, 윈도우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있다. 패러렐즈 최신 버전에 더 눈길이 가는 것도 이런 시점 때문이다. 항상 그렇듯 이번 버전에는 다양한 개선사항이 추가됐지만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한 가지 뚜렷한 한계도 확인됐다.
개선된 사항
업체에 따르면 맥용 패러렐즈 데스크톱 16 개발에는 총 25년에 해당하는 개발자 리소스가 투입됐다. 맥OS에서 다른 운영체제를 더 효율적으로 실행하는 가상화 커널 확장 기능(kexts)을 기존 버전에서 삭제하기 위해서였다. 업체가 이런 막대한 작업을 한 것은 애플이 올가을 맥OS 빅 서를 출시할 때 서드파티 kexts를 완전히 차단할 예정이기 때문이다.대신 애플은 개발자와 업체에 새로운 맥OS 프레임워크를 제공했고, 그 결과 패러렐즈 데스크톱 16은 지난해 나온 15 버전보다 최대 2배 더 빨라졌다. 다이렉트X를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실행하거나 윈도우 가상 머신을 재시작하는 시간도 20% 개선됐다.
윈도우에서 문서를 자주 출력하는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도 있다. 패러렐즈 데스크톱 16은 호스트 맥에 연결된 공유 프린터에 대해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봉투를 출력하거나 페이지 크기를 바꾸고 양면 인쇄를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개선은 '종료 시 디스크 공간 조절' 기능이 추가된 것이다. 게스트 OS가 임시로 점유한 스토리지 공간을 복구한다. 이 기능을 활성화하면 가상 머신을 종료할 때마다 패러렐즈 데스크톱 16이 자동으로 이 작업을 수행한다.
작지만 큰 개선사항들
많은 이가 32비트 지원 중단으로 이른바 '애포칼립소(app-ocalypse)'로 불리는 맥OS 카탈리나로의 험난한 전환을 잘 넘겼지만, 이런 과정은 결과적으로 가상화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더 높이고 있다. 즉, 페러렐즈 데스크톱을 이용하면 '애포칼립소' 이후 중단된 32비트 맥 애플리케이션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구식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중요한 수요 중 하나가 멋진 회계 소프트웨어인 어카운트엣지 프로(AccountEdge Pro)다. 개발업체 어키비티(Acclivity)는 올해 초 64비트 카탈리나 지원을 약속을 뒤집었다. 이 소프트웨어의 코드가 30년 이상 돼서 실무자가 작업하기에 너무 오래된 기술이라는 이유였다.
이런 상황에서 해법은 패러렐즈 가상머신으로 맥OS 모하비를 설치해 어카운트엣지, 프리메라 브라보 SE 디스크 프린터 등 이제는 '망명자' 신세가 된 32비트 앱을 실행하는 것이다. 단, 이 방법의 성가신 단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캡스 락 키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맥 게스트로 실행하는 패러렐즈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런데 패러렐즈 데스크톱 16에서는 모하비를 실행하면 호스트 소프트웨어가 맥 게스트에서 캡스 락 키를 인식한다. 이는 업체가 릴리즈 노트에도 적지 않았을 만큼 소소한 개선이지만 매일 이 앱을 사용하는 이들에게는 큰 차이다. 키보드 작업이 많은 이에게 패러렐즈 데스크톱 16은 반드시 구매해야 할 업그레이드가 될 수밖에 없다.
빅 서-프라이즈
지난 수년간 패러렐즈 데스크톱의 신버전 발표는 애플의 연례 소프트웨어 릴리즈와 보조를 맞춰왔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항상 그렇듯 맥OS 빅 서 퍼블릭 베타를 페러렐즈 데스크톱 16 가상 머신으로 손쉽게 설치해 관련 기사를 작성할 수 있었다. 패러렐즈의 설치 도우미 덕분에 애플에서 빅 서 설치 파일을 다운로드하기만 하면 클릭 몇 번이면 설치가 끝난다.반면 패러렐즈 데스크톱 16은 애플의 새 프레임워크를 수용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코드를 갈아엎었는데, 오히려 이 점이 현재 맥OS 사용자에 단기적인 불편함을 초래했다. 예를 들어 카탈리나에서 빅 서를 가상 머신으로 실행하면 그래픽 성능이 떨어지고 화면 해상도가 1024×768로 고정된다. 이는 곧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게스트 데스크톱을 숨기고 가상화된 앱을 호스트 OS 내에서 함께 실행하는 코히어런스 보기도 역시 사용할 수 없다.
패러렐즈는 이러한 제약이 애플의 베타 OS에 네이티브 3D 그래픽 문제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빅 서 정식 버전에 공개되면 해결되므로, 그때까지는 빅 서 호스트에서 빅 서 가상머신을 실행하는 방법을 추천했다.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는 문제없이 잘 실행된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아예 처음부터 가상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핵심적인 장점을 포기하는 것이 된다.
불편한 점은 또 있었다. 빅 서 베타 5를 호스트로 사용하면 각 가상 머신마다 하드웨어 설정을 손봐야 한다. 예를 들어 하이퍼바이저로 패러렐즈 대신 애플을 선택해야 게스트 OS를 부팅할 때 커널 패닉을 피할 수 있다. 이렇게 호스트 사이를 왔다갔다 해야 한다면 당분간은 별개로 빅 서 가상 머신을 설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카탈리나에서는 빅 서 가상 머신 내에 패러렐즈 툴을 재설치한 후 애플 로고를 지나 더는 부팅이 진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