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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토트, 의도적인 기능 제한이 오히려 매력적인 노트 앱

Leif Johnson | Macworld 2020.04.17
필자가 처음 토트(Tot) 앱에 대해 들었을 때 그저그런 비슷한 필기 앱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최근 앱은 거의 복사본 같다. 차이라고 해봐야 고작 익숙한 기능을 약간만 바꾼 것 정도다. 그러나 토트(Tot, iOS에서는 토트 포켓(Tot Pocker))는 다르다. 이 iOS와 맥OS용 필기 앱은 새롭고 주목 받을 만하다.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적용됐을 뿐만 아니라, 필기용 앱의 기존 단점을 해결했다.
 


필기 앱은 링크, 텍스트 스니펫(snippet), 복사된 한 단락의 글을 새 문서에 적거나 붙여넣는 데 종종 사용한다. 이 새 문서는 필기 앱의 장문의 ‘노트’와 어수선하게 섞여 있다. 특히 필자는 iA 라이터(iA Writer)나 율리시스(Ulysses)에 장문의 초안을 작성해 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토트는 스니펫을 효과적으로 분류한다. 다른 앱의 경우 스니펫이 어느 정도 쌓이면 매주 혹은 매달 따로 시간을 내 오래된 것들을 지워야 하는데 항상 귀찮은 작업이다. 토트는 이 문제를 매우 잘 해결했다. 필자가 1주일 정도 사용해본 후에 이제는 필수 업무앱이 됐다.
 
토트는 의도적으로 기능을 제한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제한 때문에 매력적이다. 이는 문서를 처리하는 방식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필기 앱 대부분은 문서를 무제한으로 만들 수 있지만, 토트는 같은 인터페이스 내에서 시트 7개만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아이폰에서는 화면을 스와이프할 때 햅틱(촉각) 탭이 적용돼 사용감이 만족스럽다. 맥에서는 각 문서를 나타내는 점(dot)을 클릭해야 하지만, 인터페이스는 완전히 같고 자동 동기화도 최대 몇 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필자는 이런 설계가 인상적이었다. 간단한 장보기 목록을 작성할 때마다 새로운 파일을 만들 필요가 없고, 작업에 집중하고 있을 때 iA 라이터와 같은 앱에서 특정 목적으로 만든 파일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기존 토트 문서에 이런 스니펫을 추가할 수 있을 뿐이다. 토트는 문서 제목도 지정할 수 없으며, 불행히도 독특한 디자인으로 인해 스포트라이트(Spotlight)로 검색할 수도 없다. 그러나 이는 거의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선택할 수 있는 파일이 매우 적어 토트에서 스니펫을 추가한 위치를 헤맬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토트는 문서 작성 수를 제한하지만, 단어 수는 제한하지 않는다. 확인을 위해 소설 <전쟁과 평화>의 57만 단어 전체를 붙여넣었는데 그대로 저장됐다. 다른 파일과 마찬가지로, 문서 하단에 소설의 글자 줄 수, 단어 수, 문자 수를 보여준다. 이처럼 단어 수 제한이 없기 때문에 굳이 7개 이상의 문서를 만들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모든 문서가 똑같아 보이면 문제가 되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7개의 페이지 각각에 밝은 모드인지 어두운 모드인지에 따라 보기 좋게 색상을 달리해 구별할 수 있다. 원한다면 컬러 배경을 끌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각 페이지 상단에 7개의 점이 있어 각 문서의 배경 색을 나타낸다. 개발사 디아이콘팩토리(The Iconfactory)는 텍스트가 있는 문서를 굵은 테두리 색깔로 구별해 시각적 디자인 언어로 정교하게 표현했다. 사용자가 실제로 작업 중인 문서는 항상 단색으로 꽉 찬 원형 아이콘이 표시된다.
 
토트의 라이트 모드 메인바

토트는 마크다운도 지원하지만, 접근 방식은 약간 특이하다. 먼저 장점부터 얘기하자. 인상적인 것은 인터페이스 하단의 간단한 토글 설정으로 마크다운과 리치 텍스트를 모두 편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리치 텍스트 스니펫을 다른 문서나 사이트에서 복사에서 붙여넣을 때 마크다운으로 변환해 주는 점도 좋다(폰트와 크기는 제외). 때문에 각 7개의 파일을 리치 텍스트나 마크다운으로 유지할 필요가 없다. 토트는 이 설정을 기억하며, 아이폰에서 맥으로 또는 그 반대로 전환할 때 설정을 유지한다.
 
글꼴과 레이아웃을 변경할 수 있으며 7개 문서에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반면 토트의 마크다운과 텍스트 편집 방식은 다른 면에서 제한적이며, 문서에서 볼 수 있는 매력적인 제한도 아니다. 예를 들어 토트의 마크다운 기능은 필자가 기사 작성 시 종종 사용하는 굵은 헤드라인을 위한 일반적인 “##” 코드를 지원하지 않는다. 아마도 토트는 율리시스와 같은 완전한 기능의 텍스트 편집기가 아닌 ‘스크래치패드’ 앱이기 때문인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는 기능 누락이다.

이 밖에도 토트는 ‘돌아가기’를 탭할 때 글머리 기호 목록을 자동으로 확장하거나, 단어 앞에 하이픈을 입력할 때 글머리 기호 목록으로 자동 서식을 적용하지 않는다. 필자는 대부분의 글을 요약하므로, 이는 베어(Bear)iA 라이터와 같은 앱에서 작업할 때 가장 중요한 기능이다. 토트가 개요나 장보기 목록과 같은 임시 노트 앱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이런 기능이 없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제한' 측면에서 문제가 또 있다. 맥 버전의 토트는 완전 무료지만, 아이폰과 아이패드 버전은 20달러다. 토트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두 가지 버전 모두를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필자는 맥의 토트에 많은 텍스트를 입력하고, 확인해야 하는 숫자나 장보기 목록을 볼 때와 같이 필요할 때 중요한 정보를 아이폰에서 확인한다. 그런데 애플 워치 버전의 토트는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스티커 사용료가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처음 가격을 듣는 만큼은 나쁘지 않다. 어쨌든 한 번만 사면 계속 사용할 수 있다. iA 라이터는 여전히 이와 비슷한 과금 모델이지만 iOS와 아이패드 버전은 8.99달러, 맥 버전은 29.99달러다. 다른 유명 필기 앱은 점점 구독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베어의 프로 기능 구독료는 연간 14.99달러로 상당히 합리적이다. 율리시스는 연간 40달러(혹은 월 4.99달러)로 매우 비싼 편이다. 가격과 기능을 모두 고려하면 토트의 가격은 꽤 합리적인 편이다. 명확한 업계 추세를 볼 때 솔직히 토트가 구독 모델을 택하지 않은 것이 놀랍다고 할 정도다.
 

애플이 도입해야 마땅할 기능

토트는 값어치를 한다. iA 라이터와 같은 앱에서 텍스트 스니펫이 포함된 ‘쓸모없는’ 수십 개의 문서를 힘들게 일일이 지울 필요가 없다. 이 문제를 너무나 우아하게 해결해 애플이 자체 앱에서 지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다. 페이지에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면 간단히 지우고 나중에 텍스트를 추가할 공간을 비울 수 있다.
 
필자는 토트를 아이폰의 홈 화면의 맥 독(dock)에서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 둘 만큼 애용한다. 작업 중인 어떤 프로젝트든 관련된 링크, 주석, 사실을 쉽게 붙여넣고 참고하기에 편리하다. 가격 모델에 놀라는 사용자도 있을 거고, 몇 가지 마크다운 관련 결정에 조금 당황스럽지만, 여전히 토트가 얼마나 성장할지 흥미롭게 지켜볼 생각이다. editor@itworld.co.kr
 Tags 필기 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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