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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달라진 인텔을 상징하는 '중간계 지배자' 코어 i9-10980XE

Gordon Mah Ung  | PCWorld 2019.11.27
인텔의 신형 18코어 코어i9-10980XE는 저 높은 곳이 아닌 중간을 노리고 있다. AMD의 일반 사용자용 16코어 라이젠 9 3950X와 32코어 라이젠 쓰레드리퍼(Threadripper) 3970X 사이에 끼어 있는데, 순수 성능으로는 이길 수 없다. 그러나 인텔이 파격적으로 1,000달러라는 가격에 내놓은 덕분에 충분한 경쟁력이 생겼다. 주요 시장인 콘텐츠 크리레이터라면 구매가 당길 만한 좋은 가격이다.  


 

코어 i9-10980XE의 가격 대 성능

코어 i9-10980XE는 인텔의 가격대를 상승이 아닌 하락이라는 새로운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 이전 두 모델의 18코어 CPU는 1,999달러에 출시된 반면 이번 신세대는 1,000달러에 출시될 예정이다.



그동안 가격 전쟁에서 AMD의 뒤를 쫓는 것을 꺼려왔던 인텔이 이번에 단행한 가격 대폭 인하 조치를 계기로 신형 CPU의 운명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믿기 어려울 정도의 태세 전환을 통해 인텔의 코어 당 실제 가격은 앞으로 출시될 AMD의 쓰레드리퍼 3000 시리즈 CPU보다 낮아진다(아래 도표 참조).

‘인텔’과 ‘낮은 가격’이란 말이 한 문장에 쓰이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그러나 그것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코어 i9-10980XE가 정확히 10세대 칩은 아닌 이유

성능을 살펴보기에 앞서, 코어 i9-10980XE가 인텔 칩 세대 중 어디에 속하는지 설명해 보려고 한다. 꽤나 헷갈리기 때문이다. 

신형 인텔 코어 i9-10980XE는 이름에 ‘10’이 들어가 있으니 10세대 부품임이 틀림없다 싶겠지만 그렇지 않다. 새로운 10nm 공정을 기반으로 한 10세대 아이스레이크 CPU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8세대 위스키 레이크U의 업그레이드된 버전이라 할 수 있는 10세대 코멧 레이크U CPU와도 무관하다. 

코어 i9-10980XE의 외관은 인텔의 이전 세대 18코어 칩인 코어 i9-7780XE및 코어 i9-9980XE와 사실 큰 차이가 없다. 인텔의 ARK에서 18코어 코어 i9 칩 3가지 모두를 살펴보면 전부 14nm 칩이고 한 세대가 지나갈 때마다 클럭 속도가 근소하게 향상될 뿐이다. 



코어 i9-10980XE에는 이전 세대 칩과 다른 한 가지 중요한 변화가 있다. 올해 초 제온 제품군에 도입된 신형 캐스케이드 레이크X 코어가 사용된 것이다. 캐스케이드 레이크는 인증 메모리를 DDR4/2933까지 늘리고 공식적으로 최대 256GB의 RAM을 지원한다. 

심화학습과 추론 성능을 가속화해 주는 인텔 DL 부스트 명령도 지원한다. 엄밀히 따지자면 CPU는 인텔의 옵테인 퍼시스턴트 메모리(Optane Persistent Memory) DIMM와도 작동될 것이다. (단, 이를 지원한다는 계획은 아직 발표된 바 없다.) 코어 i9-10980XE는 기존 X299기반 메인보드에 맞게 제작되었다. 일부 AMD 애호가들에게 질투를 불러일으킬 의도로 단행된 조치임이 분명하다.

단, 캐스케이드 레이크 X가 약속하는 성능 중 일부는 여전히 수량화하기가 조금 어렵다. 이어지는 벤치마크 분석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테스트 방식

아무리 싸도 좋은 성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착한 가격에 잘 샀다고 할 수 없다. 과연 신형 코어 i9는 경쟁자 라이젠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이 대결을 위해 코어 i9-10980XE를 설치한 컴퓨터의 사양은 에이수스X299 프라임 시리즈30 메인보드, 파운더스 에디션 지포스 RTX 2080 Ti GPU, 512GB M.2 삼성 960 프로SSD, 32GB의 DDR4/3200 CL15 등이다. CPU 냉각을 위해서는 커세어 하이드로 H115i를 사용했다. 팬을 100%로 수동 설정하고 아이큐(iCue) 소프트웨어는 탑재하지 않았다. 최신 BIOS가 X299 프라임 시리즈 30에 사용되었고 그래픽 카드 드라이버는 모든 시스템 간에 동일했다.

그리고 MCE(Multi-Core Enhancement)는 켠 상태로 두었다. 최근 들어 MCE를 수동으로 끄지 않기로 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하는 일반 사용자는 없을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다. 그래서 약간의 변동이 유발될 수 있다. 메인보드 제작사들은 MCE를 약간 다르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 사용자가 보게 될 결과는 MCE를 껐을 때보다 MCE를 켰을 때에 좀 더 가깝다. 
 

3D 모델링 성능

18코어 CPU의 존재 목적인 3D 모델링과 렌더링 분야부터 시작하겠다. PC에 실행되는 작업들 가운데 멀티코어 CPU에 투자 대비 가장 큰 이득을 가져다주는 것은 주로 3D 모델링과 시각화이다.

가장 먼저는 맥슨의 시네벤치 R20 벤치마크이다. 이 업데이트된 벤치마크는 이 회사의 시네마 4D 애플리케이션 신규 버전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과 똑같은 엔진을 사용하며 이제 워크로드의 일환으로 AVX2와 AVX512를 지원한다. 

오래된 시네벤치 R15 및 시네벤치 R20에서 인텔의 성적은 꽤 좋은 편이었다. 그러나, 아래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라이젠 3000 칩들이 이를 뒤집어 왔다. 코어 i9-10980XE는 라이젠 9 3950X보다 코어가 2개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뒤처지고 있다. 라이젠 9의 젠 2 코어가 맥슨의 렌더링 엔진에 비해 빠르다는 것 말고는 이러한 놀라운 결과를 설명할 수 없다.










 

인코딩 성능

동영상 인코딩 성능으로 넘어가면서 지적하고 싶은 점은 3D 렌더링에 비해 동영상 인코딩은 코어 개수에 따라 효율적으로 성능이 늘어나지 않는 편이라는 점이다. 플랫폼의 메모리 대역폭, 캐시 성능, 특수 명령, 마이크로 아키텍처 등이 결과에 쉽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첫 번째 테스트 작업은 무료 인기 프로그램 핸드브레이크(HandBrake) 1.2에서 HEVC 인코딩을 사용한 4K 동영상을 1080p 해상도로 변환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라이젠 9가 단연 선두에 섰는데, 혹시 이번 성능 테스트를 잘못 기록한 것이 아닌지 의아해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야겠다. 왜냐하면 코어 i9에 가까울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다. 테스트를 다시 해 보고 필요하면 이 부분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8코어 코어 i9-9900KS 대비 18코어 코어 i9-10980XE 성능은 앞선다. 단, 코어 개수로 인한 기대에 부합하는 수준은 아니다.










 

게이밍 성능

‘정말 게임을 하려고 16코어나 18코어 CPU를 샀단 말인가?’라고 어떤 옛날 게이머는 부르짖었다. 게임을 하는 것 외에도 여러 플랫폼에 동시에 스트리밍한 후에 다시 편집을 하고 3D 그래픽으로 추가하는 등 옛날 게이머들은 도통 이해하지 못하는 코어 수 집약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물론, 거대한 털복숭이 뚱보 CPU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도 게이밍은 중요할 수 있다. 우리는 2566x1440 해상도에서 성능 보고를 생략하다시피 한다는 점도 언급하겠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시간 동안 GPU 병목 현상이 일어나고 어떤 CPU 간에도 성능 차이가 근소한 정도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강력한 지포스 RTX 2080 Ti가 탑재되어 있다 하더라도 4K 해상도에서 게임을 한다면 어떤 CPU를 갖고 있느냐는 십중팔구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성능 분석

마지막으로, 코어 i9-10980XE의 성능을 살펴보겠다. 맥슨의 오래된 시네벤치 R15를 사용해 스레드 1개에서부터 36개까지 실행했다. 아래 그래픽을 보면 코어 i9-10980XE의 문제를 즉각 알 수 있다. 라이젠 9를 한번도 제대로 앞서지 못한다.


 

DL 부스트는 어떤가?

인텔의 신형 캐스케이드 레이크 X 칩의 한 가지 멋진 새 기능은 AI 및 추론 워크로드를 가속시키는 DL 부스트를 지원한다는 점이다. 프린스플드 테크놀로지(Principled Tehnologies) AIXPRT 테스트에 대한 경험은 별로 많이 없지만 우리가 사용한 오픈VINO 워크플로는 이미지 인식의 처리율과 지연에 있어서 추론 성능을 측정하도록 되어 있다. 한편, 오픈VINO(Visual Inferencing and Neural Network Optimization: 시각 추론 및 신경망 최적화)는 인텔이 구글과 엔비디아 하드웨어를 다시 한번 대적할 목적으로 시작한 계획이다.

테스트는 2개의 신형 CPU에 대해서만 실시했는데, 심화학습을 위한 실제 하드웨어 최적화 덕분에, 생겨난 플랫폼은 홈 구장의 이점이라 할만하다. 그래도 성능은 인상적이다. 낙승의 하루를 보내고 알 수 있는 것은, 만일 심화학습, AI 연구자라면 아마도 라이젠 9보다는 코어 i9-10980XE 쪽으로 마음이 기울 것이라는 점이다.


 

결론

한 달 전 인텔이 신형 코어 i9 CPU의 가격을 대폭 내렸을 때 든 생각은 인텔이 AMD를 진지하게 여기기 시작했고 장기전에 대비하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코어 i9-10980XE의 성능을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인텔의 가격 인하 조치의 목적은 시장에서 진짜로 살아남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만일 인텔이 코어 i9-10980XE를 이전 모델과 같은 가격인 2,000달러에 출시했다면, 라이젠 9 3950X 비해 전혀 주목받지 못했을 것이다. 2,000달러라면 32코어 라이젠 쓰레드리퍼 3970X보다 비싼 금액이다. 



일각에서는 1,000달러도 여전히 너무 비싸다고 할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그렇게 끔찍한 수준은 사실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800달러라면 기분이 더 좋겠지만 예전 인텔 CPU 가격이 2,000달러부터 시작했던 것을 감안하면 기적까지 기대하지는 않는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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