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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빠른 인터페이스” PCIe 4.0의 모든 것···사양, 호환성, 주의점까지

Gordon Mah Ung  | PCWorld 2019.06.17
오는 7월, AMD가 데스크톱 PC용 차세대 PCIe 4.0 인터페이스를 향한 경주에서 승리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일반 사용자는 곧 나올 라이젠 3000 CPU, 라데온 RX 5700 그래픽, X570 칩셋, 그리고 새로운 PCIe 4.0 SSD를 결합해 PCIe 4.0 기반 PC를 만들 수 있다.
 
PCIe 4.0 출시는 2010년 이후 PCIe 인터페이스의 가장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늘 그렇듯이 이 사양이 누구에게 적합하고 꼭 필요한지를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좀 어렵다. 지금부터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PCIe 4.0이란?

PCIe 4.0은 PCIe 인터페이스의 다음 버전이다. 이 인터페이스는 추가 카드와 M.2 드라이브를 연결하고 PC 내의 다양한 칩을 상호 연결한다. 이전 세대인 PCIe 3.0과 비교하면 기본적으로 전체 처리량이 두 배 더 높다. PCI-SIG에서 제공하는 아래 차트에 잘 나와 있다.
 
ⓒPCI SIG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대역폭이 매우 방대하다. AMD는 인텔과 엔비디아를 농락할 기회를 놓치지 않고 퓨처마크(Futuremark)의 아직 출시되지 않은 PCIe 기능 테스트를 실행해서 라이젠 7 3800X와 PCIe 4.0 모드의 라데온 RX 5700의 조합이 코어 i9-9900K와 지포스 RTX 2080 Ti 조합에 비해 69% 더 높은 PCIe 처리량 성능을 기록했음을 공개했다. 
 
AMD 데모에는 퓨처마크의 새로운 PCIe 기능 테스트가 공개됐다. 이 테스트에서 PCIe 4.0 기반의 라데온 RX 5700은 PCIe 3.0 지포스 RTX 2080 Ti를 앞서는 전송 성능을 기록했다. ⓒAMD
 

PCIe 4.0: 현실 vs. 과장

그러나 AMD 시연에서의 한 가지 문제는 69%라는 성능 차이가 사실이라 해도 그 수치가 현재 세대의 실제 게임 성능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금의 x16 PCIe 3.0 슬롯이 제공하는 32GBps를 다 활용하는 게임조차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의 이 괴리는 최근 테크파워업(TechPowerUp)의 사례를 포함해서 지금까지 여러 번 조명된 현상이다. 에일리언웨어(Alienware)의 노트북은 실제로 슬롯을 x8 PCIe 3.0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를 외부 그래픽 포트 지원에 사용한다. 이유는 그래도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기가바이트의 파이슨(Phison) 기반 M.2 PCIe 4.0 SSD는 최대 2TB의 스토리지를 지원한다. ⓒAMD
 

PCIe 4.0의 주요 활용 분야: 스토리지

PCIe는 PC의 다른 부분에서도 비약적인 성능 향상을 약속한다. 가장 확실한 부분은 스토리지다. AMD는 SSD를 사용해 스토리지의 성능 차이도 시연했다.

PCWorld는 기가바이트 어로스(Aorus) M.2 PCIe 4.0 SSD가 단독으로 5GBps의 읽기, 4.3GBps의 쓰기 속도를 기록하는 모습을 직접 확인했다. 가장 빠른 M.2 PCIe 3.0 SSD의 성능에 비해 약 35% 더 높은 순차 성능이다.
 
기가바이트 M.2 PCIe 4.0 SSD는 5GBps의 읽기와 4.3GBps의 쓰기 성능을 낼 수 있다. PCIe 3.0 드라이브에 비해 상당한 폭으로 성능이 향상됐다. ⓒAMD

RAID 0으로 구성하면 더욱 가공할 성능을 낸다. 실제로 기가바이트는 PCIe 4.0 추가 카드를 사용해서 4개의 2TB PCIe 4.0 M.2 SSD를 연결했다. 아래에서 베일을 벗은 카드를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대형 패시브 PCIe 익스텐더라고 할 수 있다.

이 카드의 성능은 읽기 15.4GBps, 쓰기 15.5GBps에 달한다. 컴퓨텍스 2017 당시 인텔 VROC 데모에서 8개의 M.2 x4 PCIe 3.0 드라이브를 RAID 0으로 X299 메인보드에 연결해서 나온 성능이 11.6GBps였으니,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4개의 M.2 PCIe 4.0 드라이브를 RAID 0으로 구성한 AMD 기반 기가바이트 어로스 M.2 RAID 카드는 읽기와 쓰기를 각각 15GB까지 찍을 수 있다. ⓒAMD
 

PCIe 4.0 쟁점: SSD 대 GPU

15.4GBps라는 수치에는 감탄사가 나오지만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여기에는 약간의 타협이 있다는 것이다. 위의 카드는 x16 PCIe 4.0 카드임을 상기하자. 라이젠 3000은 단일 슬롯 x16 PCIe 4.0만 지원할 수 있으므로 이 슬롯에 x16 PCIe 4.0 그래픽 카드와 x16 PCIe 4.0 SSD 중 무엇을 연결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라이젠 3000에 40개의 PCIe 레인이 있다는 마케팅 자료와 기사를 보면서 “아주 많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실제 작동 방식은 좀 따져봐야 한다.
 
CPU에 64개의 PCIe 레인(3세대)이 있는 라이젠 스레드리퍼와 달리, 라이젠 3000의 40개 레인은 플랫폼 레인이다. 즉, CPU에는 24개의 레인이 있고 16개는 추가 카드용으로(보통 GPU) 예약되며 4개는 M.2 또는 기타 디바이스용으로 예약된다. 마지막 4개의 PCIe 레인은 CPU를 칩셋에 연결하는 데 사용된다. 칩셋 자체에는 또 다른 16개의 PCIe 4.0 레인이 포함된다.
 
당연히 CPU로 가는 4개의 PCIe 4.0 레인에 16개 PCIe 4.0 레인의 대역폭을 욱여넣을 수는 없으므로 칩셋의 사우스브리지를 통과하는 16레인 디바이스에는 제약이 걸린다. 인텔의 소형 소켓 코어 칩 역시 마찬가지다.
 
사우스브리지의 부가적인 PCIe 레인은 실제 쓸모가 있다. 메인보드 제조사에서 이것저것을 끌 필요 없이 여러 개의 M.2 SSD 슬롯, PCIe, SATA 및 기타 포트와 디바이스를 연결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PCIe 대역폭이 부족해지면 다른 연결을 껐다.
 
x570의 분할 방식에 대한 최종 구성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드러난 징후로는 사우스브리지에서 x4 슬롯 1개, x1 슬롯 3개가 PCIe 4.0으로 구성되고, 나머지가 메인보드의 다른 하드웨어로 배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x16 GPU를 다른 디바이스와 공유되는 x4 슬롯에 넣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해도 x8 PCIe 3.0 연결과 동등하므로 성능 측면의 타격은 미미한 수준이다.
 
기가바이트 어로스 PCIe 4.0 SSD에는 큼직한 구리 방열판이 장착돼 있는데, 실제로 그 정도의 방열판이 필요하다. ⓒAMD
 

PCIe 4.0은 뜨겁다

PCIe 4.0은 상당한 발열에 대처해야 한다. PCIe 2.0에서 PCIe 3.0으로 전환할 때는 프로토콜의 효율성 증대로 인해 상당 폭의 성능 향상을 달성했다. 그러나 PCIe 3.0에서 PCIe 4.0으로의 전환에서 이룬 성능 향상의 주된 원동력은 클럭 상승이고, 클럭 상승에는 더 많은 열이 수반된다. 따라서 큼직한 방열판은 그냥 장식품이 아니라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부품이다.
 
PCIe 4.0을 구동하기 위한 칩셋도 더 뜨겁다. 여러 업체에 따르면 발열 수준은 11W(유휴 시)에서 16W 정도다. 지금까지 확인된 모든 PCIe 4.0 메인보드에 칩셋용 팬이 따로 달려 있으니 그만큼 뜨겁다는 뜻이다. 사실 사우스브리지 칩 위의 팬은 약 10년 전에는 매우 흔한 부품이었다.
 
발열은 분명 고려할 만한 요소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팬으로 인한 노이즈가 추가된다 해도 제대로 설계하면 실제 소리를 인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의 한 사용자는 기가바이트 BIOS/UEFI 업데이트로 기존 AMD 메인보드에서 PCIe 4.0 지원을 활성화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자 큰 기대를 보였다. ⓒAMD
 

하위 호환되지 않는다

AMD 팬들은 초기에 기존 x470 메인보드에서도 PCIe 4.0이 호환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기가바이트가 공개한 UEFI 업데이트에서는 기존 x470이 PCIe 3.0에서 PCIe 4.0으로 바뀌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AMD는 공식적으로 이 희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AMD 대변인은 PC월드와의 인터뷰에서 “PCIe 4.0은 X570 이전에 출시된 메인보드에서는 지원되지 않는다. 따라서 400시리즈와 300시리즈는 PCIe 3.0이 지원된다. 이러한 보드는 PCIe 4.0을 위한 기능에 앞서 설계되었으므로 영구적이고 안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충분히 보장할 수 없다. 일반 사용자에게 제공할 만한 경험이 아니라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첫 PCIe 4.0 하드웨어를 보기까지 거의 2년이 걸렸다. PCIe 5.0에도 비슷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AMD
 

PCIe 5.0은?

PCIe 4.0에 관한 뉴스에 혼선이 발생한 이유는 PCI SIG에서 최종 확정한 PCIe 5.0 사양이 거의 동시에 공개됐다는 데 있다. 사양 공개는 하드웨어가 바로 나온다는 뜻은 아니므로 사실 따지고 보면 혼란스러울 이유는 없다. PCIe 4.0 사양은 2017년에 확정됐고 그로부터 약 2년 후인 지금 첫 PCIe 4.0 하드웨어가 나왔음을 상기하자. PCIe 5.0에서도 최종 사양과 하드웨어 출시까지는 이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인텔에는 아직 PCIe 4.0이 없다

PCIe 5.0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온다고 가정한다면 유일한 이유는 인텔 또는 엔비디아가 AMD보다 앞서기 위해 도입을 서두르는 것이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인텔은 PCIe 5.0은 고사하고 PCIe 4.0 구현 계획조차 발표하지 않았다. 인텔의 현재 제품은 여전히 PCIe 3.0 기반이다.
 

소리 없이 속도 높여

PCIe 4.0으로의 전환은 갈수록 빨라지는 부품을 위한 병목 지점을 없앤다는 면에서 PC에 전체적으로 긍정적이다. 인터페이스가 방향을 잡으면 나머지 수순도 곧 뒤따른다. PCIe 4.0 인터페이스, 그리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부품이 이제 막 쏟아져 나올 것이다.
 
새 시스템을 구입하는 사람에게 PCIe 4.0을 권장하긴 하겠지만 이를 위해 부가적으로 치러야 하는 비용도 진지하게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어 250달러를 주고 PCIe 4.0 기반 X570 메인보드를 구입하는 것과 100달러 더 저렴한 PCIe 3.0 기반의 X470 메인보드를 구매하는 것 중 무엇이 더 나을까?
 
결국 사용자 스스로 결정해야 할 문제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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