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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 브리핑 | “스팀을 넘어서” 불 붙은 게임 유통 플랫폼 경쟁

허은애 기자 | ITWorld 2018.10.19
벌써 여러 해 동안 스팀은 지배적인 PC 게임 다운로드 플랫폼으로서의 아성을 구축해왔다. 스팀 스토어는 수많은 게임을 높은 할인 가격에 제공하면서 PC 게임 업계에 호황을 가져온 장본인이다. 그러나 2018년 가을 현재, 스팀을 둘러싼 상황은 과거와는 다르다. 게임 개발사에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고 국가별 결제 통화를 반영하지 않는 등의 행보는 안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스팀보다 더 저렴하면서도 편리한 대안 유통 플랫폼이 여럿 등장한 것이다.

스팀은 리눅스 기반의 스팀OS라는 독자적인 운영체제를 설치한 스팀 머신을 출시했다. 스팀 머신의 원래 타깃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영향권을 벗어나려는 게이머, PC용 모니터보다 더 큰 거실 TV를 활용하려는 게이머, 또 기존 환경에서 PC 게임을 즐기려는 콘솔 게이머였다.

스팀OS가 탑재된 스팀 머신에 이어 발표된 스팀 링크가 PC와 TV의 간극을 메우는 데 성공했고, 발표 이후에는 몇 년이나마 리눅스 게이밍에 활기를 불어 넣기도 했다. 그러나 스팀 머신은 하드웨어 제조 업체의 외면과 리눅스 지원 게임 부족, 전용 컨트롤러 품질 미달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발매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사양길을 걷게 됐다. 스팀 스토어 아래 자체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려던 커다란 계획이 실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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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스토어의 대안으로 꼽히는 오리진, 험블, GoG, 배틀넷, Itch.io 등 게임 유통 플랫폼도 스팀보다 더 높은 할인률과 개발사 제작 게임 독점 배급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라이브러리 관리나 게임 노출 기준 등이 느슨하고 ‘방임’에 가깝게 유지된다는 점도 중소 개발사가 스팀 외의 다른 플랫폼을 고려하는 이유가 된다. 지나치게 폐쇄적인 닌텐도나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의 운영 정책조차도 스팀보다 나은 면이 있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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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최근 스팀의 가장 큰 경쟁자는 종합 PC 게임 메신저로 단숨에 1억 5,000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디스코드(Discord)일 것이다. 다른 플랫폼이 몇 년째 계속 ‘대안’으로만 언급되고 스팀을 직접 견제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디스코드는 조기 독점 공개 혜택을 제공하겠다며 자체적인 게임 유통 플랫폼으로 변신하기에 이르렀다. 이미 지난 여름, 스팀 챗 메신저가 디스코드의 편리한 UI, 사용자 친화적인 기능 등을 도입했다는 점은 디스코드가 스팀을 위협하
는 존재로 성장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

스팀 챗 메신저는 디스코드의 탄탄한 기능을 잘 모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스팀에서 구입해 스팀 라이브러리에 등록된 게임을 플레이할 때만 음성 채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유통이나 개발 플랫폼을 넘나드는 디스코드에 비교할 때 여전히 근본적 한계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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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 스토어는 소규모 개발 업체의 인디 게임부터 유명한 대형 PC 게임까지 폭넓은 상품을 갖춰 많은 사용자를 사로잡았다. 완성도가 높을수록 게임 개발 기간이 오래 걸리기 마련이지만, 중간 공개나 ‘얼리 액세스’ 형태로 사용자와 개발사의 상호 작용을 중개해 개발 과정에 사용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창구를 연 것, 철마다 특별 세일 행사를 진행하면서 PC 게임 판매 방식을 다운로드 유통 형태로 정착시킨 것도 스팀의 공로다. 더 많은 경쟁자가 등장하더라도, 디스코드와 스팀 챗의 사례처럼 궁극적으로는 사용자에게 유익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스팀이 만든 PC 게임 세계의 르네상스가 경쟁과 진통을 통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기회를 맞았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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