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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 브리핑 | 앵그리버드 같은 ERP 나올까···애플 기업시장 진출 중간 평가

박상훈 기자 | ITWorld 2017.03.24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중 하나인 SAP가 곧 새로운 iOS용 SDK(Software Development Kit)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내놓는다. 이를 이용하면 개발자가 SAP 시스템과 연동한 iOS용 모바일 앱을 만들 수 있다. 백엔드 시스템과의 통합 작업은 SAP가 개발한 것을 이용하고, 개발자는 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더 쓰기 편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다.



SAP의 새 SDK와 API는 애플의 기업시장 진출 최신 성과이다. 애플은 지난 2014년 '30년 앙숙' IBM과 화해하고 기업시장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한 이후 시스코, SAP 등 대형 기업용 솔루션 업체와 잇달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그 결과 애플과 IBM은 18개월 만에 100개 이상의 기업용 앱을 내놓았고, 시스코의 프로토콜을 iOS 10에 통합해 iOS 통신 기능을 강화했다. 전 세계 통신서비스 업체 30여 곳이 초기 테스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기업 시장 공략 노력은 장비와 소프트웨어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기업이 애플 기술을 도입하려면 레거시 인프라에 맞춰 전문적인 컨설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애플은 지난해 9월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와 손을 잡았다. 주요 내용은 iOS 아키텍트와 개발자, 디자이너 등 5,000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이들은 다양한 업종과 직무에서 애플 기술을 도입하도록 돕는 전도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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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이처럼 기업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소비자 시장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10년 전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개념을 재정립한 이후 시장의 수익을 싹쓸이하고 있지만, 이제 그 성장이 주춤하면서 '제2의 아이폰'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 부문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안은 아니지만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기존 제품을 대량으로, 주기적으로 팔 수 있는 새 시장을 확보하는 셈이다.

하지만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더 많이 판매하는 전략만으로는 이윤이 적을 수밖에 없다. 기존의 애플의 상품 전략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여기서 다시 등장하는 것이 SAP가 곧 내놓는 iOS용 SDK와 API이다. 애플-IBM 파트너십의 결과가 미리 만든 앱을 기업에 판매하는 것이었다면, 애플-SAP 협업의 결과물은 개발자에게 기업용 앱을 만들라는 직접적인 구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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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기업용 앱을 만들 때 가장 힘든 것이 백엔드 시스템과의 연동이었다. 기술적 난도가 높기도 하지만 소프트웨어 업체가 제대로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SAP는 이 작업을 대신하는 것은 물론 4개월마다 이를 업데이트하기로 했다. 발표 속도만 보면 앵그리버드와 같은 소비자용 앱을 개발하고 업데이트하는 속도로 기업용 앱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셈이다. 개발자는 UI와 아이디어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이는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개인 기기를 업무용으로 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기업용 소프트웨어 UI의 불편함이 재조명되고 있다. SAP의 SDK와 API를 이용하면 앵그리버드처럼 감각적인 UI가 적용된 기업용 앱을 만들 수 있다. 상단과 좌측 메뉴와 우측 콘텐츠로 구성되는 전형적인 기업용 솔루션 UI를 대중화시킨 것이 SAP의 ERP였음을 떠올려보면, SAP가 먼저 그 변화를 시도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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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직 이런 움직임은 SAP뿐이다. 그러나 SAP ERP를 쓰는 업체가 25만 개가 넘고 그 데이터를 이용하는 소프트웨어는 더 많다. 만약 이 계획이 성공한다면 '킬러 콘텐츠' 기업용 앱과 이를 개발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애플은 '기업시장 버전' 새 앱스토어 성공 스토리를 쓸 수 있다. 이는 기기와 플랫폼을 함께 판매할 고부가가치 사업의 발판이기도 하다. 애플이 기업시장에서 찾고자 하는 것도 결국 이것이 아닐까.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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