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4.25

글로벌 칼럼 | 내가 애플 워치를 싫어하게 된 이유

Evan Schuman | Computerworld
애플 워치 시리즈 4는 훌륭한 제품이 될 수도 있었다. 간단한 설정으로 시간, 온도, 다음 약속 일정 정보를 비롯해 여러 유용한 정보를 워치 화면에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물론 이상적인 이야기고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현실 속에 사는 필자는 애플 워치를 금방 싫어하게 됐다.

필자의 분노는 대부분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에 대한 아쉬움에서 비롯된다. 조금만 손을 보면 즐겁고 효율적인 기기가 될 수 있다. 애플이 귀를 기울일지 모르겠지만 이 글에서는 그 방법을 알려주겠다. 단, 애플이 문제를 고칠 때까지 ‘정작 필요할 때는 안 보여주고 원하지 않을 때는 귀찮게 구는’ 쓸데없이 값만 비싼 애플 워치에 대한 필자의 비판은 계속된다.

불평을 시작해 보자.
 

독립적인 전화 걸기

필자는 오래 전부터 20대 딸에게 운동을 하러 나갈 때는 응급 상황에서 전화를 걸 수 있도록 전화기를 휴대하라고 잔소리를 해왔다. 딸아이는 전화기는 달릴 때 너무 무겁다고 항변했다. 사실 필자 역시 산책을 나갈 때 전화기를 매번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애플 워치 시리즈 4가 해답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필자는 연결 기능을 위해 돈을 더 주고(지금도 매월 더 많은 돈을 내면서) GPS와 셀룰러 옵션을 선택했다. 워치가 도착하고 설정을 마친 다음 들뜬 마음으로 전화기를 집에 두고 나와 두 블록 정도를 걸어간 다음 회사에 전화를 걸어봤다. 화면에는 “전화 걸기 실패”라는 메시지가 떴다. 다시 시도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애플 기술 지원에 문의한 결과 이것은 결함이 아니라고 했다. (애플의 행보를 보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훌륭한 기능과, 설계된 대로 잘 작동하는 형편없는 기능의 차이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왜 이렇게 됐는지 과정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워치를 설정하는 중에 워치에 아이폰과 동일한 전화번호를 부여할지 묻는 메시지가 표시됐다. 이 옵션에 관한 전후 맥락이나 설명이 전혀 없었지만, 이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다시 이야기하겠다. 어쨌든 필자는 이렇게 하면 워치가 문자와 전화 통화를 중계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동의했다.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사람들에게 매번 전화번호를 두 개 알려주는 것보다 당연히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은가?

이 설정 질문에서 애플이 필자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은(위에서 잠시 후에 이야기하겠다고 한 부분) 이 경우 아이폰이 가까이 있고 비행기 모드가 꺼져 있어야만 워치로 전화를 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즉, 아이폰을 두고 산책할 수는 있지만 전화를 걸지는 못한다.

제안 : 설정 과정에서 전화기와 다른 번호 또는 같은 번호를 선택할 때 각각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설명해주면 좋지 않을까?

그보다 훨씬 더 나은 제안 : 워치에는 독립적으로 전화를 걸 수 있는 기능이 내장돼 있다. 그렇다면 그 기능을 실제로 구현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 아이폰과 같은 번호를 공유하되(문자와 전화를 공유할 수 있도록) 두 기기가 각각 스스로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한다면?
 

멀티미디어 컨트롤

애플의 누군가는 사용자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워치 마음대로 멀티미디어 컨트롤러가 되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워치를 구입하고 얼마 뒤 커피를 타면서 전화기로 음악을 듣고 있었다. 시간이 늦어진다는 생각에 다음 약속 확인하기 위해 워치를 흘깃 봤다. 그런데 워치 화면에는 커피 콩을 갈면서 무심히 듣고 있었던 재즈 음악의 이름과 일시 정지 및 재생 버튼이 표시됐다.

도대체 이 화면이 왜 필요한가? 컨트롤은 전화기가 가까이 있어야만 동작하고 어차피 그 전화기에도 똑같은 컨트롤이 있다.

몇 시간 뒤 비슷한 상황이 또 발생했는데, 이번에는 워치 화면에 음악이 재생 중이 아니라는 메시지만 표시될 뿐이었다. 이 메시지에 대체 무슨 쓸모가 있는가? (참고로 전화기에서 동영상을 보려고 하는 경우에도 이런 메시지가 표시된다.) 애플 지원 센터에 전화를 걸어 워치가 멋대로 멀티미디어 컨트롤이 되지 않도록 설정하는 방법을 물었지만 방법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훌륭하다.

워치에 대한 필자의 불만에서 늘 반복되는 점이다. 지금 상황에 맞는 유용한 정보를 확인하려고 디스플레이를 볼 때마다 정작 필요한 정보는 표시되지 않는다. 멀티미디어 컨트롤러는 그 구실 중 하나일 뿐이다.
 

길안내 기능

애플 워치에서 크게 기대했던 기능 중 하나는 운전 길안내, 즉 내비게이션 기능이다. 예전에 사용했던 애플 카플레이는 아주 잘 만든 소프트웨어지만 햇빛이 강할 때는 화면을 알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 애플 워치 4가 있으니 걱정할 것 없다. 애플 지도를 통한 길안내를 사용할 때만 작동한다는 점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애플 지도는 좋으니까.

주차장에서 나와 혼잡한 도로로 들어서고 약 15초 후부터 워치(악마의 고문 기구라고 불러야 마땅함)가 미친듯이 울리기 시작했다. 팔뚝에 약한 전기 충격을 반복적으로 가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다음 방향 전환을 준비하라는 신호일 뿐이지만, 그 신호 탓에 다른 차를 옆에서 들이받을 뻔했다.

이 상황으로 두 블록을 이동한 후 필자는 회전 구간마다 매번 전기 고문을 당할 것임을 알아차리고, 손목에서 워치를 풀어 옆 좌석으로 던져버렸다. 차라리 알아보기 어려운 카플레이 화면을 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애플 기술 지원 센터에 전화를 걸었고, 이번에도 고문 기구를 끌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 결국 유일한 선택은 애플 지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애플 워치 덕분에 강제로 웨이즈(Waze)를 사용하게 된 셈인데, 웨이즈는 훌륭한 앱이다.
 

낙상이 아닌 낙상

애플 워치에서 쓸모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능 중 하나는 낙상 경보다. 워치는 사용자가 높은 곳에서 떨어졌다고 판단할 경우 괜찮은지 묻고, 사용자가 아무 반응을 하지 않으면 구조를 요청한다. (참고: 아이폰이 근처에 없거나 비행기 모드인 상태에서도 구조 요청이 가능한지 궁금하지만 직접 테스트할 기회는 없었다.)

워치는 빠른 하강 속도와 충격을 감안해서 이를 판단하는 듯하다. 하지만 앉은 상태에서 일어서는 상황에서도 경보가 울린다. 왜 경보가 울리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어쨌든 문제다.
이 문제는 필자가 운동 중에 자주 발생한다. 애플 워치는 손목을 찔러대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기 때문에(문자 알림, 뉴스 알림, 부재 중 전화 알림, 약속 시간 알림 등. 나중엔 유럽에서 어떤 사람이 하품을 했다는 알림까지 받게 될 듯) 힘든 운동 동작을 하는 중에는 손목의 찌름을 무시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러나 그 신호 중 하나가 낙상 경보일 가능성이 있고, 무시하면 워치는 이를 응급 구조가 필요한 상황으로 인식할 수 있으므로 결국 워치가 진동할 때마다 확인을 할 수밖에 없다. 

참고로 애플 지원 센터에 따르면 “애플 워치는 사용자가 계속 움직이는 중임을 감지할 경우 자동으로 응급 구조 요청을 하지 않고 사용자가 경보에 응답할 때까지 기다린다. 워치는 사용자가 약 1분 동안 움직이지 않는다고 감지할 경우 자동으로 전화를 건다”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좋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고정된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플랭크를 하는 중에 경보가 울린다. 플랭크 동작을 멈추지 않으면 워치가 경찰을 부른다는 이야기다. 얼마나 기다려줄까? 감히 직접 실험해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결국 울릴 때마다 동작을 멈추고 알림에 응답할 수밖에 없다.
 

디스플레이 지연

급할 때는 워치를 흘깃 보고 현재 시간이나 추적 중인 수치를 확인한다. 그러나 뭐든 표시되기까지 상당한 지연이 있다. 한번은 열차 시간에 쫓기면서 뉴욕의 혼잡한 보도를 빠르게 걸어가면서 시간을 확인하려고 워치를 흘깃 봤지만 화면에는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았다. 잠깐만 한눈을 팔아도 다른 사람과 부딪치는 혼잡한 뉴욕 거리에서 시간이 표시될 때까지 빈 시계 화면을 노려보면서 걸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운동

필자는 비만을 개선하기 위해 운동을 하므로 체육관은 애플 워치 4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장소 중 하나다. 그러나 막상 운동 중에는 워치에 대고 욕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일단 워치 설계자들은 운동 장갑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장갑의 소매 끝부분이 워치의 버튼을 건드리는지 운동 중간에 시리가 활성화되기도 한다. 시리는 “이런 &^^$$*#SHGY! 너무 무겁네”와 같은 혼잣말을 명령으로 인식해 반응한다. 조금만 신경 쓴다면 피할 수 있었다. (애플, 읽고 있나?) 운동 모드에서는 시리를 비활성화하는 옵션만 있어도 된다. (거리를 더 벌리기 위해 워치를 팔 위쪽에 올려 차는 방법도 써봤지만 효과는 없었다.)

운동에 관한 이야기는 또 다른 불만으로 이어진다. 워치의 지능이 다소 아쉽다는 것이다. 필자는 매일 정확히 똑 같은 시간에 운동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한달 정도 지나면 슬슬 “운동 시간이 1분 남았습니다. 운동 앱을 실행할까요?”와 같이 물어주면 좋지 않을까? 그런 기능이 없으니 매번 클릭해서 모든 앱을 표시한 다음 앱 사이를 스크롤해서 운동 앱을 찾아야 한다(앱은 알파벳 순으로 정렬되므로 “workout”을 찾으려면 매일 한참을 스크롤해야 함). 그런 다음 녹색 실행 아이콘을 클릭해서 앱을 시작해야 한다. 큰 문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스마트워치라면 조금 더 똑똑해도 좋지 않을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하다. 다만, 지금 아무 음악도 재생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굳이 꼭 알려준다. 고맙다 워치! editor@itworld.co.kr
 


2019.04.25

글로벌 칼럼 | 내가 애플 워치를 싫어하게 된 이유

Evan Schuman | Computerworld
애플 워치 시리즈 4는 훌륭한 제품이 될 수도 있었다. 간단한 설정으로 시간, 온도, 다음 약속 일정 정보를 비롯해 여러 유용한 정보를 워치 화면에서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물론 이상적인 이야기고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현실 속에 사는 필자는 애플 워치를 금방 싫어하게 됐다.

필자의 분노는 대부분 실현되지 않은 가능성에 대한 아쉬움에서 비롯된다. 조금만 손을 보면 즐겁고 효율적인 기기가 될 수 있다. 애플이 귀를 기울일지 모르겠지만 이 글에서는 그 방법을 알려주겠다. 단, 애플이 문제를 고칠 때까지 ‘정작 필요할 때는 안 보여주고 원하지 않을 때는 귀찮게 구는’ 쓸데없이 값만 비싼 애플 워치에 대한 필자의 비판은 계속된다.

불평을 시작해 보자.
 

독립적인 전화 걸기

필자는 오래 전부터 20대 딸에게 운동을 하러 나갈 때는 응급 상황에서 전화를 걸 수 있도록 전화기를 휴대하라고 잔소리를 해왔다. 딸아이는 전화기는 달릴 때 너무 무겁다고 항변했다. 사실 필자 역시 산책을 나갈 때 전화기를 매번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애플 워치 시리즈 4가 해답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필자는 연결 기능을 위해 돈을 더 주고(지금도 매월 더 많은 돈을 내면서) GPS와 셀룰러 옵션을 선택했다. 워치가 도착하고 설정을 마친 다음 들뜬 마음으로 전화기를 집에 두고 나와 두 블록 정도를 걸어간 다음 회사에 전화를 걸어봤다. 화면에는 “전화 걸기 실패”라는 메시지가 떴다. 다시 시도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애플 기술 지원에 문의한 결과 이것은 결함이 아니라고 했다. (애플의 행보를 보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훌륭한 기능과, 설계된 대로 잘 작동하는 형편없는 기능의 차이가 과연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왜 이렇게 됐는지 과정을 설명하자면 이렇다. 워치를 설정하는 중에 워치에 아이폰과 동일한 전화번호를 부여할지 묻는 메시지가 표시됐다. 이 옵션에 관한 전후 맥락이나 설명이 전혀 없었지만, 이에 대해서는 잠시 후에 다시 이야기하겠다. 어쨌든 필자는 이렇게 하면 워치가 문자와 전화 통화를 중계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동의했다. 거부할 이유가 없었다. 사람들에게 매번 전화번호를 두 개 알려주는 것보다 당연히 하나로 통일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은가?

이 설정 질문에서 애플이 필자에게 알려주지 않은 것은(위에서 잠시 후에 이야기하겠다고 한 부분) 이 경우 아이폰이 가까이 있고 비행기 모드가 꺼져 있어야만 워치로 전화를 걸 수 있다는 사실이다. 즉, 아이폰을 두고 산책할 수는 있지만 전화를 걸지는 못한다.

제안 : 설정 과정에서 전화기와 다른 번호 또는 같은 번호를 선택할 때 각각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 설명해주면 좋지 않을까?

그보다 훨씬 더 나은 제안 : 워치에는 독립적으로 전화를 걸 수 있는 기능이 내장돼 있다. 그렇다면 그 기능을 실제로 구현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 아이폰과 같은 번호를 공유하되(문자와 전화를 공유할 수 있도록) 두 기기가 각각 스스로 전화를 걸 수 있도록 한다면?
 

멀티미디어 컨트롤

애플의 누군가는 사용자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워치 마음대로 멀티미디어 컨트롤러가 되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워치를 구입하고 얼마 뒤 커피를 타면서 전화기로 음악을 듣고 있었다. 시간이 늦어진다는 생각에 다음 약속 확인하기 위해 워치를 흘깃 봤다. 그런데 워치 화면에는 커피 콩을 갈면서 무심히 듣고 있었던 재즈 음악의 이름과 일시 정지 및 재생 버튼이 표시됐다.

도대체 이 화면이 왜 필요한가? 컨트롤은 전화기가 가까이 있어야만 동작하고 어차피 그 전화기에도 똑같은 컨트롤이 있다.

몇 시간 뒤 비슷한 상황이 또 발생했는데, 이번에는 워치 화면에 음악이 재생 중이 아니라는 메시지만 표시될 뿐이었다. 이 메시지에 대체 무슨 쓸모가 있는가? (참고로 전화기에서 동영상을 보려고 하는 경우에도 이런 메시지가 표시된다.) 애플 지원 센터에 전화를 걸어 워치가 멋대로 멀티미디어 컨트롤이 되지 않도록 설정하는 방법을 물었지만 방법이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훌륭하다.

워치에 대한 필자의 불만에서 늘 반복되는 점이다. 지금 상황에 맞는 유용한 정보를 확인하려고 디스플레이를 볼 때마다 정작 필요한 정보는 표시되지 않는다. 멀티미디어 컨트롤러는 그 구실 중 하나일 뿐이다.
 

길안내 기능

애플 워치에서 크게 기대했던 기능 중 하나는 운전 길안내, 즉 내비게이션 기능이다. 예전에 사용했던 애플 카플레이는 아주 잘 만든 소프트웨어지만 햇빛이 강할 때는 화면을 알아보기 어려웠다. 하지만 이제 애플 워치 4가 있으니 걱정할 것 없다. 애플 지도를 통한 길안내를 사용할 때만 작동한다는 점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애플 지도는 좋으니까.

주차장에서 나와 혼잡한 도로로 들어서고 약 15초 후부터 워치(악마의 고문 기구라고 불러야 마땅함)가 미친듯이 울리기 시작했다. 팔뚝에 약한 전기 충격을 반복적으로 가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다음 방향 전환을 준비하라는 신호일 뿐이지만, 그 신호 탓에 다른 차를 옆에서 들이받을 뻔했다.

이 상황으로 두 블록을 이동한 후 필자는 회전 구간마다 매번 전기 고문을 당할 것임을 알아차리고, 손목에서 워치를 풀어 옆 좌석으로 던져버렸다. 차라리 알아보기 어려운 카플레이 화면을 보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애플 기술 지원 센터에 전화를 걸었고, 이번에도 고문 기구를 끌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 결국 유일한 선택은 애플 지도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애플 워치 덕분에 강제로 웨이즈(Waze)를 사용하게 된 셈인데, 웨이즈는 훌륭한 앱이다.
 

낙상이 아닌 낙상

애플 워치에서 쓸모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능 중 하나는 낙상 경보다. 워치는 사용자가 높은 곳에서 떨어졌다고 판단할 경우 괜찮은지 묻고, 사용자가 아무 반응을 하지 않으면 구조를 요청한다. (참고: 아이폰이 근처에 없거나 비행기 모드인 상태에서도 구조 요청이 가능한지 궁금하지만 직접 테스트할 기회는 없었다.)

워치는 빠른 하강 속도와 충격을 감안해서 이를 판단하는 듯하다. 하지만 앉은 상태에서 일어서는 상황에서도 경보가 울린다. 왜 경보가 울리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어쨌든 문제다.
이 문제는 필자가 운동 중에 자주 발생한다. 애플 워치는 손목을 찔러대는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기 때문에(문자 알림, 뉴스 알림, 부재 중 전화 알림, 약속 시간 알림 등. 나중엔 유럽에서 어떤 사람이 하품을 했다는 알림까지 받게 될 듯) 힘든 운동 동작을 하는 중에는 손목의 찌름을 무시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그러나 그 신호 중 하나가 낙상 경보일 가능성이 있고, 무시하면 워치는 이를 응급 구조가 필요한 상황으로 인식할 수 있으므로 결국 워치가 진동할 때마다 확인을 할 수밖에 없다. 

참고로 애플 지원 센터에 따르면 “애플 워치는 사용자가 계속 움직이는 중임을 감지할 경우 자동으로 응급 구조 요청을 하지 않고 사용자가 경보에 응답할 때까지 기다린다. 워치는 사용자가 약 1분 동안 움직이지 않는다고 감지할 경우 자동으로 전화를 건다”고 한다. 이론적으로는 좋다. 그러나 오랜 시간 동안 고정된 자세를 유지해야 하는 플랭크를 하는 중에 경보가 울린다. 플랭크 동작을 멈추지 않으면 워치가 경찰을 부른다는 이야기다. 얼마나 기다려줄까? 감히 직접 실험해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결국 울릴 때마다 동작을 멈추고 알림에 응답할 수밖에 없다.
 

디스플레이 지연

급할 때는 워치를 흘깃 보고 현재 시간이나 추적 중인 수치를 확인한다. 그러나 뭐든 표시되기까지 상당한 지연이 있다. 한번은 열차 시간에 쫓기면서 뉴욕의 혼잡한 보도를 빠르게 걸어가면서 시간을 확인하려고 워치를 흘깃 봤지만 화면에는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았다. 잠깐만 한눈을 팔아도 다른 사람과 부딪치는 혼잡한 뉴욕 거리에서 시간이 표시될 때까지 빈 시계 화면을 노려보면서 걸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운동

필자는 비만을 개선하기 위해 운동을 하므로 체육관은 애플 워치 4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장소 중 하나다. 그러나 막상 운동 중에는 워치에 대고 욕을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일단 워치 설계자들은 운동 장갑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장갑의 소매 끝부분이 워치의 버튼을 건드리는지 운동 중간에 시리가 활성화되기도 한다. 시리는 “이런 &^^$$*#SHGY! 너무 무겁네”와 같은 혼잣말을 명령으로 인식해 반응한다. 조금만 신경 쓴다면 피할 수 있었다. (애플, 읽고 있나?) 운동 모드에서는 시리를 비활성화하는 옵션만 있어도 된다. (거리를 더 벌리기 위해 워치를 팔 위쪽에 올려 차는 방법도 써봤지만 효과는 없었다.)

운동에 관한 이야기는 또 다른 불만으로 이어진다. 워치의 지능이 다소 아쉽다는 것이다. 필자는 매일 정확히 똑 같은 시간에 운동한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한달 정도 지나면 슬슬 “운동 시간이 1분 남았습니다. 운동 앱을 실행할까요?”와 같이 물어주면 좋지 않을까? 그런 기능이 없으니 매번 클릭해서 모든 앱을 표시한 다음 앱 사이를 스크롤해서 운동 앱을 찾아야 한다(앱은 알파벳 순으로 정렬되므로 “workout”을 찾으려면 매일 한참을 스크롤해야 함). 그런 다음 녹색 실행 아이콘을 클릭해서 앱을 시작해야 한다. 큰 문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스마트워치라면 조금 더 똑똑해도 좋지 않을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 못하다. 다만, 지금 아무 음악도 재생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굳이 꼭 알려준다. 고맙다 워치!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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