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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스마트 글래스가 비즈니스 전용일 수밖에 없는 5가지 이유

Mike Elgan  | Computerworld 2019.06.05
언젠가는 증강 현실이 소비자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안경과 선글라스의 보편적인 기능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언젠가는 아직 먼 미래다.

뉴스를 읽다 보면 소비자용 스마트 글래스가 곧 출시될 것처럼 느껴진다.

이름이 아이글래스(iGlasses)가 될지 다른 뭐가 될지는 모르지만 애플도 미래의 스마트 글래스를 열심히 개발 중이다. 최근 게시된 “지속 특허(기업이 원본 특허의 범위를 변경하기 위해 특허청에서 계속 검사하기를 원하는 특허)에는 애플이 “데이터 글래스”로 지칭하는, 가상 콘텐츠를 실제 세계와 통합하는 개념이 기술되어 있다. 여기에는 스트리트뷰와 같은 형태의 길안내를 비롯한 기타 위치 기반 애플리케이션이 포함된다.

미국 특허청은 최근 애플의 여러 가지 새로운 스마트 글래스 특허를 게시했는데, 그 중 하나에서 애플이 글래스의 홀로그래픽 디스플레이를 위해 작업 중인 새로운 기술이 공개되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리얼리티 랩스(Reality Labs)”는 몇 년 전부터 증강 현실 글래스를 개발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이번 주 출원한 특허는 주변 소리를 차단하지 않고도 귀로 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안경류 디바이스를 위한 연골 전도 오디오 시스템”에 관한 기술이다.

또한 이번 달에는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가 룩소티카(Luxottica) 본사를 방문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룩소티카는 세계적인 안경 대기업으로, 스마트 글래스 제조사와의 협력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애플과 페이스북의 프로젝트가 소비자용 제품으로 발전돼 판매되려면 앞으로도 몇 년이 더 걸릴 것이다. 아직 기술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스마트 글래스는 5가지 이유로 다양한 비즈니스 용도로 도입이 늘고 중요도도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 글래스가 비즈니스용으로 효과적이면서 아직 소비자용으로는 가능성이 없는 이유를 살펴보자.
 
ⓒ Getty Images Bank


1.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음

스마트 글래스가 눈에 띄게 두꺼운 안경테나 두드러진 돌출부 없이 일반적인 안경 및 선글라스와 똑같이 생겼다면 소비자들도 기꺼이 구매하고 착용할 것이다.

그러나 센서와 전자 부품, 그리고 카메라와 화면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배터리까지 포함된 안경은 앞으로도 몇 년 동안은 못생기고 거추장스럽고 지나치게 큰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

스마트 글래스하면 떠오르는 구글 글래스를 생각해 보자.

구글은 지난 주 스마트 글래스 제품의 업데이트된 버전, 구글 글래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 2(Google Glass Enterprise Edition 2)를 발표했다. 이 제품은 불과 6년 전에 발표된 실험적인 “익스플로러(Explorer)” 버전, 그 다음에 나온 첫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에 이은 구글 글래스의 세 번째 버전이다.

새로운 글래스는 디자인도 업데이트됐고 성능도 훨씬 더 높아진 반면 가격은 999달러로 더 낮아졌다.

신형 글래스에는 820mAh 배터리(이전의 570mAh에서 상향)와 퀄컴 스냅드래곤 XR1 프로세싱 플랫폼(쿼드코어 1.7Ghz CPU 포함)이 장착되며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8.0 오레오다. 구글에 따르면 컴퓨터 비전과 고급 머신러닝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성능이 필요하다. RAM 용량은 3GB, 저장 용량은 32GB다.

구글은 새로운 글래스를 17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고 한다.

카메라는 800만 화소로 업그레이드됐지만 디스플레이는 여전히 640 x 360이다.

3개의 빔포밍 마이크는 음성 명령을 위한 소리를 구분한다.

헤드셋 오른쪽의 멀티터치 제스처 터치패드를 통해 터치 조작이 가능하다.

내장된 가속도계와 자이로스코프는 착용자 머리의 각도와 움직임을 소프트웨어에 알린다.

안전 안경 렌즈와 새로운 방수 및 방진 규격으로 공장 또는 현장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기본 렌즈 대신 처방 렌즈를 장착할 수도 있다.

구글 글래스는 기본 상태로는 기능이 제한적이다. 애초에 회사에서 대량 구매해서 필요한 기능으로 맞춤 구성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구글이 발표한 가격은 999달러지만 실제 가격은 주문 물량과 선택하는 서비스(소프트웨어 맞춤 구성, 고객 지원 및 교육 등)에 따라 달라진다.

현재 수십 개 업체가 기업을 위한 종합적인 구글 글래스 솔루션을 제공한다.

구글 글래스는 의사, 공장 근로자, 배달 기사 등에게 적합하다. 그러나 일반적인 상황의 일상적인 복장에는 착용하기 어렵다. 글래스는 지금도, 앞으로도 작업용 도구다. 착용한 채 거리를 돌아다니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현재까지 출시된 다른 제품도 마찬가지다. 전문 작업 용도로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소비자 용도로는 아니다.
 

2. 비즈니스 문제는 해결하지만 소비자 문제는 해결 못 해

구글 익스플로러 프로그램은 구글이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구글 글래스를 사용하는 방법을 교육하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거의 모든 사용 사례가 단순히 카메라로 사진을 촬영하는 것과 관련된다. 소비자 관점에서 사진 촬영은 구글 글래스의 도움이 시급한 작업이 결코 아니다.

그러나 제조 및 창고 업무는 다르다. 도이치 포스트 DHL 그룹(Deutsche Post DHL Group)은 현재 창고에서 대규모(구글 글래스 440개)로 글래스를 사용 중이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항공기 제조와 창고 작업에서 글래스와 자체 AR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한다.

이러한 기업의 공통점은 직원이 두 손이 자유로운 상태에서도 방대한 양의 정보를 참조하고 다른 직원과 통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글래스와 같은 스마트 글래스가 실제 비즈니스 및 기업 문제를 해결해준다.

노스(North)라는 기업은 이번 주 포컬스(Focals) 스마트 글래스를 구글 핏(Google Fit)과 함께 사용해서 헤드셋에 피트니스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능을 공개했다. 확실한 소비자용 애플리케이션이다. (노스 글래스의 기능 대부분은 스마트폰에서 스마트워치로의 알림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노스는 노스 포컬스 스마트 글래스에서 구글 슬라이드(Google Slides) 지원도 발표했다. 특별 제작된 “포컬스 커넥트(Focals Connect)” 크롬 확장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한 다음 브라우저에 슬라이드를 로드하면 된다. 발표자 메모는 글래스 화면에 표시되며 청중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글래스의 컨트롤 링을 사용해서 프레젠테이션의 앞뒤로 이동할 수 있다.

이러한 안경 제품은 일반적인 비즈니스 또는 영업 프레젠테이션에는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너무 투박하게 생겼고(그래서 시선을 끌고) 발표자와 청중 사이에 심리적 거리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마트 글래스의 프레젠테이션 메모는 기업에서 항상 하는 활동인 교육 용도로는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AI 통합은 기업에서 스마트 글래스의 효용성을 크게 높여준다. 플라테인(Plataine)이라는 이스라엘 기업은 이미지 인식 AI와 구글 다이얼로그플로우(Dialogflow)를 사용해서 글래스용 가상 비서를 생성하는 구글 글래스 앱을 만들었다. 이 앱은 사물을 인식하고 인식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침 또는 기타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의학 분야도 마찬가지다. 하버드 의과대학 부속 병원인 베스 이스라엘 디커너스 메디컬 센터(Beth Israel Deaconess Medical Center)는 구글 글래스를 사용 중이다. 의사는 구글 글래스를 통해 응급 상황에 처한 환자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받는다. 이 병원에서는 글래스로 약물 알러지에 대한 정보가 적시에 전달된 덕분에 해당 약물의 주입을 방지해 생명을 구한 경우가 두 차례 이상 있다고 한다.
 

3. 테더링 필요한 경우 많아

구글 글래스는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에 사용하기에는 성능이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새로 나오는 기업용 및 비즈니스 제품의 상당수는 머리에 편안하게 쓸 수 있는 크기의 빈약한 컴퓨터보다 더 강력한 성능의 컴퓨터에 테더링해야 한다.

이달 초 엡손(Epson)은 새로운 스마트 글래스 모베리오(Moverio) BT-30C를 출시했다. 이 글래스는 USB-C를 통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또는 윈도우 PC에 연결되며, 사용 중 이렇게 테더링된 상태로 유지된다.

이 글래스에는 앱이 필요하며 앱의 디스플레이는 허공에 떠 있는 것처럼 표시된다. 허공에 최대 3개의 화면을 배치할 수 있고 착용자가 고개를 돌려서 화면 사이를 이동한다. 왼쪽으로 돌려 비디오를 보고, 오른쪽으로 돌려 메모를 보는 식이다.

이 기능은 잠재력은 있지만 스마트폰 또는 노트북에 테더링해야 하는 이 글래스를 소비자가 쓰고 거리를 돌아다닐 수는 없을 것이다.
 

4. 짧은 배터리 지속 시간

적당한 성능의 스마트 글래스를 위한 화면, 카메라 및 각종 전자부품을 제대로 구동하기 위한 배터리는 지금으로서는 너무 크거나 너무 약하거나, 둘 중 하나다. 스마트 글래스는 처방 안경 역할도 겸해야 하는데 하루도 버티지 못한다면 소비자가 선택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은 업무 시간 동안만 지속되면 된다.
 

5. 너무 비싼 가격

구글 글래스의 가격은 조금 내렸지만 여전히 일반적인 스마트폰에 비해 더 비싸다. 보잉과 같은 기업이 수백 개씩 대량으로 구매해서 복잡한 제조 환경에 사용한다면 비용을 정당화할 수 있다. 그러나 대중은 사실상 웨어러블 스마트폰 액세서리에 불과한 물건에 300~400달러 이상을 지출하지는 않을 것이다.

구글 글래스는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 또는 매직 리프의 원(One) 글래스와 같은 범주로 뭉뚱그려 분류되곤 하지만 사실 전혀 다른 영역에 존재한다. 위 제품들은 훨씬 더 높은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시각적 사물이 표시되어 물리적인 사물과 상호작용도 가능하다(예를 들어 실제 탁자 위에 놓여 있는 듯한 형태로 애니메이션 표시).

글래스의 경우 작은 사각형 디스플레이가 허공에 떠 있으며 실제 세계와는 어떠한 연동 작동도 하지 않고 디스플레이의 배치는 전적으로 착용자 머리의 방향과 위치에 따른다.

구글 글래스를 비롯한 이 범주에 속한 디바이스는 향후 3년에 걸쳐 기업에 대규모로 배치되겠지만 홀로렌즈 또는 매직 리프 범주의 디바이스는 기업 시장에 유의미하게 진출하기 위해서는 5년 이상, 소비자 시장에 진출하는 데는 10년 이상 걸릴 것이다.

기술 미디어는 전반적으로 소비자용 스마트 글래스가 1~2년 이내에 일반 소비자 시장에 정착할 것으로 믿는 모양이지만, 현실은 그 정도의 타임라인은 기업 애플리케이션에만 해당된다는 것이다. 모두가 원하는 소비자용 장난감은 앞으로 5~10년은 더 있어야 나올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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