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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인치 아이패드 프로 사용기 | “맥북 대체재로 손색이 없다”

Oscar Raymundo | Macworld 2017.06.22
지난 1년간 필자는 12인치 맥북이냐 아니면 9.7인치 아이패드 프로라는 선택의 기로에서 큰 고민에 빠져 있었다. 10.5인치 아이패드 프로가 출시되고 나서 이 고민은 전부 해결되었다. 이 제품은 사상 최고의 아이패드이자 맥북을 대체할 가능성이 가장 큰 아이패드다.

아이패드 프로는 휴대성과 유연성 외에도 장점이 많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여전히 아이패드 프로보다 맥북을 선택하는 우를 범했을 것이다. 생산성과 다중 작업 처리 측면에서는 맥북이 낫고 아이패드 프로는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10.5인치 아이패드 프로는 이 점을 한층 더 개선한 제품이다.

믿을 수 있는 맥북을 대체할 아이패드가 있다면 바로 이 제품이 될 것이다. 이 리뷰에서는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점을 소개하고 10.5인치 애플(Apple) 최고의 제품 가운데 하나인 이유를 설명한다.

가격과 저장 용량

신형 아이패드 프로의 시작 모델은 이전 세대에 비해 50달러 더 비싸지만 그 대신 저장 용량이 두 배다. 64GB 모델이 649달러부터 시작한다. 무선 통신 기능이 탑재된 셀룰러 모델은 799달러다.

256GB 모델은 749달러, 셀룰러 버전은 879달러, 512GB 모델은 949달러, 셀룰러 버전은 1,079달러다. 여기에 스마트 액세서리 비용이 추가된다. 스마트 액세서리는 아이패드 프로 사용 경험을 크게 향상하는 역할을 하므로 강력히 추천한다. 자세한 것은 나중에 다룬다.

크기와 휴대성

10.5인치 디스플레이라고 하면 9.7인치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 같지만, 전체적인 폼팩터 측면에서 보면 그렇지 않다. 신형 모델은 10.5인치로 커진 디스플레이를 위해 기기 크기를 늘리는 대신 베젤 두께를 대폭 줄였다. 그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는 커지되 무게는 여전히 450g을 넘지 않는 아이패드가 탄생한 것이다. 한 손으로도 들어도 부담이 없을 정도로 가벼워서 침대에서 TV를 보거나 인터넷 사이트를 둘러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융통성 측면에서 보면 여행갈 때 가지고 가기에 딱 좋다. 차나 비행기 안에서 전자책이나 디지털 잡지를 볼 수도 있고 짧은 글을 써야 할 때는 스마트 키보드를 붙이면 된다. 여행 중에 아이패드 프로를 주 컴퓨터로 쓸 때 또 하나의 장점은 충전기를 따로 챙길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다른 iOS 기기에도 쓸 수 있는 라이트닝 충전기 하나만 있으면 된다.

단,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사용자라면 신형 아이패드 프로의 커진 크기에 대해 유의할 점이 있다. 화면 크기가 10.1인치를 넘어가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의 iOS 앱에서 오피스 문서 무료 편집 기능이 제공되지 않으며 구독권이 있어야 한다.

성능, 디스플레이, 배터리

애플은 10.5인치 아이패드 프로를 A10X 퓨전 칩으로 업그레이드하고 RAM은 4GB로 두 배 늘렸다. 아이패드 프로 이전 세대에 비해 CPU 속도는 30%, 그래픽은 40% 빨라졌다고 주장한다. 긱벤치(GeekBench) 4로 테스트한 결과 10.5인치 아이패드 프로는 단일 코어 CPU 벤치마크에서 3875점을 기록했다. 9.7인치 모델에 비해 28% 향상된 점수다. 그러나 일상적인 아이패드 프로 사용에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이전 세대 아이패드 프로 속도도 결코 느리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단, 600니트로 더 밝아진 디스플레이는 눈에 띄는 차이점이다. 주변 조명에 따라 최적의 색감을 맞춰주는 트루 톤(True Tone) 기능 덕분에 지나친 밝기에 대한 염려는 없었다.

이번 세대 아이패드 프로를 대표하는 것은 프로모션(ProMotion)이라는 이름이 붙은 새 기능일 것이다. 디스플레이의 화면 재생 빈도를 최대 120Hz까지 자동 조정해 준다. (LCD 표준인 60Hz의 두 배다.) 화면에 표시되는 새로운 픽셀이 두 배로 빠른 속도로 재생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반응이 더 잘 되는 인터페이스가 만들어진다. 3D 터치 제어에 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전자책을 읽거나 영화를 볼 때 배터리를 아끼기 위해서 프로모션 기능의 화면 재생 빈도를 낮출 수도 있다. 애플에서 공식 발표한 배터리 지속 시간은 완충 후 10시간인데 필자의 10.5인치 아이패드 프로 역시 딱 그 정도였다. 12인치 맥북 배터리 지속 시간에 비하면 확실히 길지만 이전 9.7인치 아이패드 프로와는 비슷한 수준이다.

처음에는 빨라진 CPU와 프로모션 기능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다. 9.7인치 아이패드 프로의 성능, 화면 재생 빈도, 배터리 지속 시간에 만족했던 터라 다소 불필요한 업그레이드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신형 아이패드 프로를 사용하면 할 수록 성능과 반응성의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새로운 10.5인치 모델은 그 필요성을 미처 깨닫지 못했지만 금세 익숙해지는 차이를 만들어 낸 애플 제품이다.

액세서리

아이패드 프로는 애플의 스마트 액세서리를 쓸 수 있는 유일한 iOS 기기이기 때문에 안 쓰면 왠지 손해인 느낌이 든다. 스마트 액세서리는 아이패드 프로를 제대로 경험하기 위해 필수적인 존재다. 단, 별도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추가 비용은 감안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아이패드의 화면 속 키보드를 제대로 사용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외부 키보드 구비는 필수적이다. 애플에서 나온 159달러짜리 스마트 키보드는 사용감이 좋지만 애플 펜슬 을 둘 데가 따로 없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어차피 10.5인치 모델용으로 키보드를 다시 설계하는 김에 99달러짜리 펜슬을 꽂을 핸들을 어디쯤 달 수는 없었는지 아쉽다.

애플 펜슬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필자는 개인적으로 아이패드 프로에 애플 펜슬이 필요할 만큼 예술 분야 전문가는 아니지만, 마크업 기능을 사용하거나 화면을 보다 정확하게 두드릴 때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별도로 구입해야 하는 스마트 키보드와 달리 애플 펜슬은 9.7인치나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용으로 구입했던 이전 모델을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애플 펜슬 자체는 변하지 않았지만 프로모션 기술 덕분에 10.5인치 아이패드 프로 상의 반응성은 훨씬 더 좋다. 애플은 지연 시간을 20밀리초로 줄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지연시간 20밀리초의 서피스 펜을 선보인 이래 빼앗긴 가장 빠른 스타일러스의 왕좌를 되찾는다는 명분 말고는 딱히 목적이 없어 보인다. 이 경쟁관계에서는 단 1밀리 초라도 중요한가 보다.

iOS 11 출시를 기다리며

신형 아이패드는 지난 주에 출고되기 시작했지만, 아직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은 느낌이다. 올해 하반기에 iOS 11 출시와 함께 선보일 아이패드 전용 새 기능이 있어야 완성될 것으로 보인다.

애플 WWDC 중에 공개된 새 기능을 미리 체험해 본 후로 필자는 무의식적으로 화면 분할 기능인 스플릿 뷰에서 화면을 끌어 놓는 자신을 발견했다. 새로운 독(Dock)을 연결한 후에야 현재 운영체제가 아직 iOS 10이라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

iOS 11 상의 새로운 생산성 기능은 모든 아이패드에서 활용 가능하겠지만, 애플에서는 아이패드 프로만을 위한 특별한 기능을 따로 만들었다. 4개의 앱을 동시에 열 수 있는 기능이다. 스플릿 뷰로 2개의 앱을 열고 슬라이드 오버로 3번째 앱을 실행하면서 화면 속 화면 기능으로는 4번째 화면에서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그동안 애플 제품이 언제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iOS 업데이트가 있을 때마다 아이패드 프로가 더 좋아질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결론
9.7인치 아이패드 프로가 4.5점을 기록한 이상, 신형 10.5인치 아이패드 프로는 5점 만점에 5점을 받아 마땅하다. 12.9인치 모델은 휴대성과 융통성이 너무 많이 희생되었고, 2017년형 아이패드는 상상력이 부족해서 좀 재미없다. 10.5인치 프로 모델이야말로 사상 최고의 아이패드다.

개인적으로 이번 아이패드 프로는 맥북 대체품에 가장 가깝다고 생각한다. 미래에는 주 컴퓨터로 사용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미래”라는 단어다. 애플은 컴퓨터가 점점 모바일 기기와 비슷해지고 완전히 무선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그러한 미래는 오지 않았다. 아이패드 프로에 아직 헤드폰 잭이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프린터에 간단히 연결하기, 썸 드라이브에서 파일 받기, 애플 제품이 아닌 타사의 주변기기에 접속하기 등의 기능을 원한다면 주 컴퓨터로 맥북 프로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 그러나 애플은 노트북조차 점차 태블릿에 가깝게 만들고 있다. 12인치 맥북은 USB C 포트 하나 밖에 없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개인적으로는 확실히 불편했다. 그런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이패드 프로에서는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전통적인 컴퓨터 관련 기능 중에 안 되는 것이 많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총평을 하자면, 작년에 나온 아이패드 프로가 태블릿 계의 비너스 윌리엄스였다면 이번 신형 모델은 동생이지만 테니스 실력은 더 뛰어난 세레나에 비유할 수 있다. 9.7인치 아이패드 프로 소유자라면 굳이 업그레이드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맥북 대신 주 컴퓨터로 사용할 강력한 아이패드를 원한다면 현재로서는 이번 모델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게다가 iOS 11이 출시되면 더욱 좋아질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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