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통해 어떤 변화가 있을까? 가장 먼저, ‘크리에이터 업데이트’라는 이름에 너무 얽매이진 말자. 업데이트 내용 가운데 창작, 창의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요소는 가상 현실 기능이나 몇몇 3D 콘텐츠 제작 소규모 앱과 관련한 부분 정도다.
대신 이번 업데이트는 운영체제와 관련한 일련의 의미 있는 변화들을 포함하고 있다. 윈도우 업데이트에 대한 통제권이 강화되고 엣지(Edge) 브라우저와 관련한 개선사항들이 적용될 것이며, 시작 메뉴 등 인터페이스 측면에서도 반가운 변화들이 예고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8월부터 크리에이터 업데이트의 프리뷰 빌드를 배포하고 버그 수정, 기능 추가 등 꾸준한 조정 작업을 진행해왔다. 여기 업데이트의 최종 프리뷰 빌드와 마이크로소프트 측의 공개 자료를 통해 전망해본 크리에이터 빌드의 모습을 미리 살펴보자.
윈도우 업데이트에 대한 통제권 강화
가장 먼저, 크리에이터 업데이트 배포를 통해 사용자들은 윈도우의 갑작스런 업데이트 돌입으로 인해 업무에 방해 받는 상황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설치 가능한 업데이트 확인 시 사용자에게 알림이 전달되고, 그것을 확인한 사용자는 즉시 업데이트를 진행할지, 추후 특정 시간에 업데이트를 진행할지, 또는 ‘나중에 다시 알림을 받을지’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다시 알림 선택 시 3일간 관련 알림을 전달하지 않는다. 3일 후에는 업데이트에 대한 알림이 다시 전달되는데, 이때 한 번 더 다시 알림 버튼을 클릭하면 업데이트를 무기한 보류할 수 있다.
이 기능은 기존 공개 프리뷰 업데이트들에서는 적용되지 않은 내용이며, 마이크로소프트 측의 게시물을 통해서만 적용이 예고된 상태다.
윈도우 프로나 윈도우 엔터프라이즈, 윈도우 교육용 에디션 사용자들에겐 더 많은 옵션이 제공된다. 위 세 에디션에서는 누적되는 월례 업데이트를 최대 30일까지 자동 보류하는 자동 설정 적용이 가능하다. 더불어 새로운 윈도우 기능을 추가하는 ‘기능’ 업데이트의 경우에는 최대 365일간의 보류가 지원된다. (현재 윈도우 프로, 엔터프라이즈, 교육용 사용자들에게 보장되는 상기 업데이트 보류 한계는 180일이다.)
시작 메뉴 개선 및 인터페이스 변화
크리에이터 업데이트에는 윈도우 인터페이스 전반에 걸친 몇몇 유용한 변화들이 포함됐다. 시작 메뉴의 변화 역시 그 중 하나다. 극적인 변화라고 말하긴 어려움이 있으며, 실제 사용 환경에서 특별히 눈치챌만한 수준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시작 메뉴를 즐겨 이용하는 이들이라면 반길만한 한가지 변화가 눈에 띈다. 여러 앱을 포함된 폴더를 타일에 배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배치된 폴더는 타일 형태로 표시되며 그 내부의 모든 앱 아이콘 역시 각각의 작은 타일 형태로 확인이 가능하다. 폴더를 클릭해 열면 내부의 모든 앱들이 개별 타일로 나타나고, 다시 한 번 폴더를 클릭하면 다시 타일들을 숨길 수 있다. 시작 메뉴 정리에 상당히 유용한 변화다.
다른 인터페이스 변경 사항들은 보다 소소한 내용들이다. 대표적으로 설정 메뉴 내 앱 카테고리 표시 방식에 변화가 이뤄졌는데, 현재 윈도우 10 버전에서 ‘설정 > 시스템 > 앱과 기능’의 경로를 통해 접근 가능했던 앱 설정이 크리에이터 업데이트에서는 설정 메뉴의 최상단으로 이동하게 됐다. 기본 앱이나 오프라인 맵, 웹사이트용 앱 등 각각의 위치에 흩어져있던 앱 관련 설정들이 이 새로운 앱 설정으로 통합된 것 역시 새롭게 변화한 부분이다.
엣지에 적용된 변화
엣지 브라우저는 이번 크리에이터 업데이트를 통해 여러 중요한 변화들이 적용된 대표적인 영역이다. 크롬의 대항마로 자체 웹 브라우저를 키우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구상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특히 플래시(Flash) 혐오자들이라면 이번 크리에이터 업데이트가 특히 반가울 것이다. 업데이트를 통해 엣지 브라우저는 플래시 콘텐츠 비활성화를 기본 설정으로 지원할 것이며, 사용자는 이후에도 자유롭게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현재 엣지 버전의 경우에는 광고 등의 일부 비핵심적 플래시 콘텐츠들만을 차단하고 있다.) 변화를 통해 보안 역량 및 성능의 개선, 그리고 배터리 수명 증가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더해 웹사이트가 멀티미디어 콘텐츠 전달에 HTML5를 병행 사용하는 경우에는, 엣지가 자체적으로 플래시 대신 HTML5를 이용하는 조정을 거칠 것이다. 개별 사이트들에 대한 플래시 설정을 지정할 수 있게 된 것 역시 유용한 변화다.
ePub, PDF 포맷으로의 콘텐츠 구독 지원 또한 새롭게 적용된 기능이다. 이를 통해 이제는 페이지 내 텍스트를 음성으로 구독하는 작업이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브라우저의 보안 기능 역시 전면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탭 조작 기능에도 개선 사항들이 적용됐다. 화면 상단 탭 추가 버튼 우측에 위치한 아래방향 화살표를 클릭하면, 열려있는 모든 탭의 썸네일이 표시될 것이다. 전환을 원하는 탭의 썸네일을 클릭하면, 곧바로 해당 영역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열려있는 탭들의 이용을 마쳤고 추후 방문 의사가 있는 경우라면, 탭들 우측의 버튼을 클릭해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두는 것도 가능하다. 해당 그룹을 다시 열고 싶을 때에는 좌측의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엣지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어 온 확장 프로그램의 부족 문제가 이번 크리에이터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될지의 여부는 아직 확정적이지 않은 부분이다. 기사를 작성하는 현 시점에서 다운로드 가능한 엣지 확장 프로그램 수는 25개가 안되는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블로그를 통해 개발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확장 프로그램 API를 배포할 예정이며, 자체적인 확장 프로그램 개발 노력 역시 진행해나갈 것임을 약속한 바 있지만, 현재의 상황에 비춰보면 크리에이터 업데이트 배포 후에도 상황이 극적으로 변화하리라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층 새롭고 폭넓게 확장된 윈도우 디펜더 인터페이스
윈도우의 안티악성코드 보호기인 윈도우 디펜더(Windows Defender)는 초기 설정 시를 제외하곤 그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곤 하는 도구로 존재해왔다. 그러나 윈도우 10 크리에이터 업데이트 이후, 우리는 새로운 디펜더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디펜더 및 관련 보안 어플리케이션들은 윈도우 디펜더 보안 센터(Windows Defender Security Center)라는 이름의 올인원 보안 대시보드로 통합 개편했다. 윈도우 디펜더 보안 센터는 ‘설정 > 업데이트 및 보안 > 윈도우 디펜더 > 윈도우 센터 보안 센터 열기’의 경로로 접속 가능하다.
이는 단순한 윈도우 디펜더 대시보드의 역할을 넘어, 기기의 보안 및 전반적인 건전성을 관리하는 중심축으로 기능할 것이다. 이를 활용해 사용자는 기기의 잠재적 문제들을 살펴보거나 맞춤 가능한 설정들을 확인하는 등의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대시보드 내 아이콘들의 측면에는 체크 표시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해당 기능이 안전한 상태임을 의미한다. 혹 아이콘 옆에 빨간 동그라미와 하얀 X 표시가 겹쳐져 표시된다면 보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대시보드는 다섯 개의 영역으로 구성된다.
● 바이러스 및 위험 감지 : 이는 백신의 상태를 보여주는 기능으로, 기본 윈도우 디펜더 외 서드파티 안티악성코드 프로그램들과도 호환이 가능하다. 윈도우 디펜더 사용자라면 아이콘을 클릭해 보안 스캔 결과를 확인하거나 보안 방식을 커스텀 조정할 수 있으며, 외부 안티악성코드 솔루션을 이용하는 경우라면 아이콘을 클릭해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실행시킬 수 있다.
● 기기 성능 및 상태 : 이를 클릭하면 최신 윈도우 업데이트 상태나 스토리지, 기기 드라이버, 배터리 영역의 문제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 방화벽 및 네트워크 보안 : 여기에서는 방화벽 설정 확인 및 변경이 가능하다. 더불어 네트워크 연결 정보를 확인하고 네트워크 문제 해결사에 접속하는 활동 역시 지원된다.
● 앱 및 브라우저 제어: 웹 상의 잠재적 위험성을 내포한 앱이나 파일을 차단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브라우저 사용시 악성 웹사이트를 필터링하는 툴인 스마트스크린 필터(SmartScreen Filter)를 통제하는 기능이다.
● 가족 옵션 : 보호자에게 PC 통제권을 부여하는 기능이다.
3D 및 게이밍 기능
크리에이터 업데이트는 신규 3D 및 게이밍 기능을 포함한다. 엑스박스 사용자들의 경우 콘솔을 통한 게임 세션 라이브 스트리밍이 가능해질 것이다. 더불어 게임 플레이시 시스템 성능을 최대로 향상시키는 게임 모드(Game Mode)가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사용자의 게임 플레이를 녹화하거나 스크린샷으로 저장해주는 게임 바(Game bar) 역시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설정 메뉴에도 게임 전용 섹션이 추가돼 게임 바나 게임 모드, 게임 스트림의 통합 관리를 지원할 전망이다.
3D와 관련해서는 3D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페인트 3D(Paint 3D) 앱이 선보일 것이며, 가상현실, 증강현실 앱들에 대한 지원 역시 예정돼있다. 이후 윈도우 10 기반 가상현실 헤드셋 생태계의 성장을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코타나 일부 업데이트
코타나(Cortana)에 대해서도 일부 소소한 변화들이 예상된다. 월 단위 미리알림 설정이 가능해지고, 코타나를 윈도우 10 설정과 통합해 이 디지털 비서로부터 기기 설정과 관련한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PC 재시동, 전원 종료, 시스템 볼륨 조절 등 새로운 음성 명령들 역시 추가 인식할 수 있게 됐으며, 전체 화면 모드에서도 코타나 이용이 가능해지며 전반적인 편의성 개선이 기대된다.
다른 추가 사항들
위의 내용들 이외에도 이번 크리에이터 업데이트는 다수의 소규모 변화들을 포함하고 있다.
윈도우에서 유선, 무선, 블루투스 기기를 새로 추가할 스크린 위치를 찾지 못해 혼란을 겪어온 사용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설정 앱에 ‘기기’ 섹션이 새롭게 선보였다. 해당 영역을 통해 사용자는 신규 기기 추가를 위한 통합 인터페이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설정 > 기기 > 기기 추가)
새로운 ‘야간 전원’ 기능은 수면 사이클 교란의 원인으로 알려진 컴퓨터 디스플레이의 블루라이트를 제거해주는 기능이다. 취침 전 컴퓨터를 즐기는 사용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차단하고 윈도우 앱(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설치 가능한 터치 친화적 앱)만을 허용하는 설정 역시 가능해졌다. 설치의 선택권을 줄일 뿐인, 얼핏 무의미한 기능으로 보일 수 있지만, 기기에 블로트웨어(bloatware)가 설치되는 것을 제한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만한 설정이다. 일반적으로 블로트웨어는 데스크톱 앱으로 작성되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 업데이트를 설치하다 보면 프라이버시 설정 선택창이 표시될 것이다. 선택창에서는 연관 광고 전달을 위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콘텐츠 수집을 허용할 지, 위치 설정을 활성화할지 등의 옵션을 설정할 수 있다. 물론 선택 사항은 추후 언제든 프라이버시 설정 영역에서 변경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모든 변화들로 우리의 사용 경험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크리에이터 업데이트는 상대적으로 소소한 변화 내용들로 이뤄진 보수적인 업데이트지만, 그럼에도 그 내용물 하나하나는 충분히 탄탄하게 구현됐다. 혁명적인 무언가를 기대한 이들이라면 실망할지 모르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걸어가고 있는 장기적 행보에서 이번 업데이트는 의미 있는 한걸음으로 기억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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