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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픽 브리핑 | IT와 인공지능은 일자리를 파괴할까, 만들까

이대영 기자 | ITWorld 2018.06.08
지난 수년간 급속도로 발전한 인공지능, 머신러닝은 IT 산업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화제가 되면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일자리와 관련해 인공지능이 모든 업무를 대신할 것이라는 경고섞인 예상은 커다란 논쟁거리였다.

지난해 말, 가트너는 '가트너 심포지엄/IT엑스포 2017'에서 2018년 이후 주목해야 할 10대 주요 전망을 발표하면서 2019년까지 인공지능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보다 더 많은 수의 일자리를 없앨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가트너는 2020년에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창출된 일자리의 숫자가 사라진 일자리를 보충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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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트너는 일부 산업군에서는 총체적 일자리 손실이 발생할 것이고, 일부 시장에서는 불과 수년 동안만 순고용의 감소가 이뤄질 것이며, 헬스케어ㆍ교육과 일부 영역에서는 순고용 감소가 전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파괴한다는 주장은 인공지능 기술이 탄생한 이래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며, 이제 이런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인공지능만이 일자리를 감소시켜온 것이 아니다. 지난 수십년 간 발전해 온 IT 자체가 일자리를 감소시켜왔다. IT 본연의 목적은 자동화와 업무 효율성 증대로, 이는 '열 사람이 할 일을 한 사람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그간 IT는 전 산업군에서 일자리가 감소한 원인이자 동력이었다.

IT 전문가 대부분은 IT와 일자리에 대한 주제에 대해 거론할 때면 IT 자체가 만들어내는 새로운 일자리를 얘기하면서 두루뭉수리로 넘어가곤 했다. 하지만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시대에 이르러서는 말 돌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너무나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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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등의 신기술로 인한 일자리 증발이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조차도 급격하게 변하는 일자리 양상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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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가 직업 분야에 끼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연구원들은 향후 20~30년 동안 전 세계 인력의 30~50%가 엄청난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미처 논의되지 않은 위험성들도 있다고 경고했다. 포레스터 보고서에 따르면, 소매업종에서 자동화는 2,270만 개의 일자리를 없애는 대신, 로봇과 관련한 1,360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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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 년간 기계화와 자동화가 물리적인 반복적 작업 위주의 블루컬러 일자리를 대체해왔다면, 최근 인공지능의 자동화는 화이트컬러의 일자리, 지식전문가들의 그것까지도 모두 대체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매우 크다.

최근 떠오르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역시 빌딩 속에서 일하던 화이트컬러들을 대체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동화다. 포레스터 리서치에 따르면, RPA 소프트웨어는 글로벌 인적자원의 약 9%에 해당되는 2억 3,000만 명 이상 지식 종사자의 일자리와 생계를 위협할 전망이다. 가트너는 2020년에는 자동화와 인공지능이 비즈니스 공유 서비스 센터의 직원 요구사항을 65% 줄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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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없애는 기술은 크게 두 분야로, 인공지능, 머신 비전(Machine Vision), 그리고 로봇과 같은 신기술과 자율주행, AR/VR, 클라우드, 커넥티드 홈, IoT, 스마트시티, 웨어러블, 원격의료와 같은 융합형 기술로 나눌 수 있다.

신기술을 통한 일자리 감소는 이미 엄청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머신 비전은 품질 검사자, 보안 분석가, 경비원을 대체하고 있다. 로봇은 이미 공장이나 창고에서의 작업을 대체하고 있으며 이제는 음식점 직원, 유지보수 노동자, 경비원, 군인, 웨이터, 외과의사 등도 대체하고 있다. 현대적인 소프트웨어 로봇은 관리 인력, 고객 서비스 직원, FX 무역업자를 대체하고 있다.

자율 주행도 빼놓을 수 없는 일자리 감소 기술이다. 자동차와 트럭부터 항공기와 50만 톤 급의 화물선의 운전사나 승무원, 파일럿 등은 물론이고 주차단속원마저 대체할 것이다. IoT는 이미 엔지니어, 시설 관리자, 유지보수 인력의 필요성을 감소시키고 있다. 스마트시티는 경찰, 도로청소부, 기타 공무원의 필요성을 감소시킬 것이며, 웨어러블과 원격 의료 기술은 의사, 보조 간병인 등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다. IT 분야에서도 클라우드 기술은 IT 운영 인력을 대폭 감소시켰다.

이렇게 일자리를 잃은 이들에게 재교육이나 재훈련을 통해 더 가치높은 작업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주장은 사실상 거짓말에 가깝다. 또한 일자리 손실이 발생한 직종과 일자리가 신규로 발생한 직종과 같은 산업군이라도 전혀 다른 분야다. 유통 업종에서 사라질 대표적인 직업인 트럭 운전사가 재교육을 통해 데이터 과학자나 데이터 분석가로 재취업할 수 있는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 재교육이나 재취업은 이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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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대에서 어떤 일을 해야할까, 어떤 직업이 최소한 향후 20년 정도는 안전한 일자리가 될 수 있을까, 우리 자녀들에게는 어떤 직업을 권유해야 할까.

전문가에 따르면, 직종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기는 어렵지만, 손재주(Dexterity), 감성 지능(Emotional Intelligence), 협상(Negotiation), 독창성(Originality), 지각(Perception), 설득(Persuasion), 및 사회 지능(Social Intelligence) 등의 역량 또는 이들을 결합한 역량을 필요로 하는 직업은 자동화하기 어려울 것이며, 이런 성격의 직업군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한다.

특히 데이터 과학자는 지금 현재 가장 각광받고 있는 직업이며 앞으로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데이터 과학자가 되는 경로는 각 산업군마다 다르며, 실제 하는 일 또한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데이터 과학자의 주요 업무는 데이터 분석이다. 컴퓨터가 다 할 것처럼 보이는 데이터 분석에서 인간인 데이터 과학자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다.

미국에서 데이터 과학자는 최고 직업 가운데 채용기회, 보수, 전반적인 업무 만족도를 기준으로 최고의 직업으로 분석됐다. 또한 관련 학사, 석사 학위가 있으며, 이런 교육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데이터 과학자 스킬을 발전시킬 방법들은 많다.

데이터 과학자는 프로그래밍, 분석 역량, 제품 이해도 이외에도 일정 수준의 비즈니스 전문성을 겸비하고 특정 산업에 필요한 스킬 셋과 커뮤니케이션 역량 등이 필수적이다. 또한 한 산업군에서만 통용되는 직업이 아니라 아니라 전 산업군에 걸쳐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독립적인 직업군으로 편성해야 한다.

"최고의 직업 1위"…데이터 과학자의 역할과 되는 방법
가장 '핫'한 직업, 데이터 과학자가 되기 위한 조건
최고 수준 데이터 과학자의 다섯 가지 특징
미국 내 데이터 과학과 머신러닝의 초고속 성장 원동력 4가지

하지만 국내의 경우, 상황이 상당히 다르다. 데이터 과학자라는 직업 자체가 생소한 이유도 있겠지만, 분석 소프트웨어를 다루고 프로그래밍을 한다는 이유로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한 직군으로 평가받는다.

해외에서는 인기높은 IT 관련 직업이 국내에서는 3D 직종으로 취급받는 상황이기에 데이터 과학자라는 직업 또한 전망이 밝다고만 할 수 없다. 국내에서도 이미 다양한 산업군에서 데이터 과학자의 역할을 하는 이들이 종사하고 있지만, 그들 스스로 데이터 과학자란 사실을 모르고 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인공지능의 발전은 거의 모든 직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미 영향을 받는 곳도 많다. 어떤 직업군이, 어떤 일자리가 각광받을 지는 꼭 짚어 전망할 순 없다. 2021년까지 350만 명이 부족하다는 보안 분야 인력 또한 자동화로 인해 어찌될 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하나 있다. 향후 10년 간 거의 모든 산업에서의 직업군이 각기 다른 속도로, 다양한 모습으로 재편되거나 바뀔 것이라는 점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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