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1.05

“특허괴물 변호사도 공동 책임” 미 연방법원, 변호사에 소송 비용 배상 판결

Evan Schuman | Computerworld
지난 수 년간, 소위 ‘특허 괴물(patent trolls)’들의 활약은 가히 악마적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대부분 악당들이 그렇듯, 이들 역시 그 만행을 저지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특허괴물 기업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취했던 2014년 미 연방 대법원 판례도 능구렁이 같은 이들 기업의 활동을 제대로 저지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 달 19일, 한 연방법원 판사가 특허 괴물 기업이 아닌 그들의 변호사에게 책임을 묻는 판결을 내놓으면서 게임의 판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이 판사는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한 특허 괴물 기업의 변호사들에게 50만 달러에 달하는 소송 비용 청구서에 대해 개인적으로 책임지게 하는 판결을 내놓았다.

이 이례적인 판결로 변호사들 역시 특허 괴물 기업들의 의뢰를 맡는 데 더욱 신중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생겼다. 사실 특허 괴물 기업의 의뢰를 맡는 변호사들은 시간당 수당을 받는 일반적인 변호사들과 달리 피고로부터 받아낸 돈에서 일정 비율을 사례금 형식으로 받기 때문에 전통적인 의뢰인-변호사 관계라기보다는 기업과 그 파트너의 관계에 더 가까웠으며, 이번 판례 역시 이러한 사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판결은 변호사들이 성공 보수보다 시간당 변호 비용을 더 선호하도록 만들만한 변화다. 그리고 이를 원치 않거나 수용할 수 없는 특허 괴물 기업은 가장 간단한 소송마저도 온전히 진행하기 어려운, 다시 말해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망가지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문제가 된 분쟁은 전형적인 특허 괴물 소송이었다. 인터넷 크라우드 펀딩 업체인 거스트(Gust)와 특허 보유 회사인 알파캡 벤처스(Alphacap Ventures), 대표 리차드 후아레즈 간의 소송이었다. 해당 소송은 지난 달 최종 판결이 이뤄졌으며, 재판 진행은 미 지방 법원 드니스 코트 판사가 맡았다. 코트 판사는 특허 괴물 알파캡이 대법원의 합법적 진행 불가 판결에도 불구하고 거스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터넷 크라우드 펀딩 업체 거스트의 변호를 담당했던 법률회사 화이트 앤 윌리엄스(White and Williams) 소속 변호사 로리 스미스는 “변호인에게 금전적 책임을 직접 묻는다는 것은 매우, 정말이지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다. 이번 판결은 특허 괴물들의 소송을 상당 부분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한다. 의뢰를 맡는 법률회사의 입장에서는 고객사의 특허 침해 주장이 분명한 것인지를 더 진지하게 고민하게 하는 변화다”라고 평가했다.

우선 특허 괴물이 무엇인지, 정의부터 내려보자. 특허 괴물 기업이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사용하지 않을 특허를 엄청나게 많이 매입한다. 이러한 행위는 특허 괴물 기업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충분 조건은 아니다. 두 번째가 중요하다. 이렇게 매입한 특허(적용 범위가 애매할수록 더 좋다)를 가지고 실제로는 위법 행위를 전혀 한 적 없는 기업들에게 소송 위협을 가했을 때, 그 기업은 비로소 특허 괴물이라고 불리게 된다. 특허 사용료를 내던지, 어마어마한 소송 비용을 감수하고 법정으로 가던지 선택하라고 배짱을 부리는 것이다. 그리고 피해 기업이 망설이고 있으면, 정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특허를 매도하겠다고 제안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복잡하고 골치 아픈 법정 다툼보다 이 쪽을 택할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 앤 윌리엄스 변호사 프랭크 브루노는 특허 괴물의 특징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특허 사용료를 꼽았다. 대부분 정상적인 기업들은 특허 사용료를 책정할 때 미래 수익률 등을 고려에 넣은 매우 정교한 수학적 계산을 거치게 마련이다.

브루노는 “특허법 하에서 침해는 매우 합리적인 로열티에 근거해 계산된다. 하지만 특허 괴물들은 특허 사용료를 책정 시 수익이나 이윤 같은 것은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이상하리만치 적은 액수의 특허 사용료를 요구하는 기업이 있다면, 특허 괴물일 가능성이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장기적 수익이 아니라 적은 액수를 받아 챙기는 소위 ‘먹튀’이기 때문이다. 특허 괴물 기업의 전형적 특성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방 법원 판사가 내린 결정은 특허 괴물 시스템의 폐부를 찌르는 데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특허 괴물들은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공격을 펼친다. 충분히 다수의 기업에 위협을 가해야, 자신들의 노력이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그 이후 몇 곳의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함으로써, 다른 다수의 선량한 기업들이 겁을 먹고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것이 특허 괴물들의 전략이다.

이런 방식에서는 종종 판사가 특정 특허 괴물의 특정 소송을 기각하더라도, 다른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갈취한 사용료로 특허 관련 손실 금액을 벌충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어떤 상황에서도 최종 승자는 특허 괴물인 것이다. 그런데 변호사에게 개인적으로(좀 더 정확히 하자면 그들의 소속 회사에) 벌금을 부과함으로써, 역학 자체를 바꾼다는 게 이번 판결의 핵심이다. 변호사가 소송 담당을 거절할 경우, 특허 괴물들에겐 수천의 기업들의 위협할 무기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판사가 거스트에 지시한 내용은 법원이 명령한 금액을 청구할 대상을 특허 괴물 기업이나 그들의 법률회사 가운데 선택해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었는데, 왜냐하면 특허 괴물 기업을 변호하던 변호사들이 이미 자신들의 고객 기업에게는 돈이 없기 때문에 소송을 거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한 뒤였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이러한 발언은 법원이 법률회사에 배상금을 청구할 것을 제안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특허 괴물들은 아이디어 산업을 위협하는 암적인 존재다. 정당한 특허의 가치를 깎아 내릴 뿐만 아니라 특허에 대한 정당한 소송마저도 의심받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허 제도의 본래 취지는 결코 이런 것이 아니었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였다.

그리고 특허 제도는 다시금 이러한 본래의 취지로 돌아가야 한다. 강탈과 이윤의 부당한 취득이 성행하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법원의 이번 판결로 특허 괴물 문제가 일거에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은 될 수 있을 것이다.  editor@itworld.co.kr


2017.01.05

“특허괴물 변호사도 공동 책임” 미 연방법원, 변호사에 소송 비용 배상 판결

Evan Schuman | Computerworld
지난 수 년간, 소위 ‘특허 괴물(patent trolls)’들의 활약은 가히 악마적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였다. 대부분 악당들이 그렇듯, 이들 역시 그 만행을 저지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특허괴물 기업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취했던 2014년 미 연방 대법원 판례도 능구렁이 같은 이들 기업의 활동을 제대로 저지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 달 19일, 한 연방법원 판사가 특허 괴물 기업이 아닌 그들의 변호사에게 책임을 묻는 판결을 내놓으면서 게임의 판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이 판사는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한 특허 괴물 기업의 변호사들에게 50만 달러에 달하는 소송 비용 청구서에 대해 개인적으로 책임지게 하는 판결을 내놓았다.

이 이례적인 판결로 변호사들 역시 특허 괴물 기업들의 의뢰를 맡는 데 더욱 신중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생겼다. 사실 특허 괴물 기업의 의뢰를 맡는 변호사들은 시간당 수당을 받는 일반적인 변호사들과 달리 피고로부터 받아낸 돈에서 일정 비율을 사례금 형식으로 받기 때문에 전통적인 의뢰인-변호사 관계라기보다는 기업과 그 파트너의 관계에 더 가까웠으며, 이번 판례 역시 이러한 사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 판결은 변호사들이 성공 보수보다 시간당 변호 비용을 더 선호하도록 만들만한 변화다. 그리고 이를 원치 않거나 수용할 수 없는 특허 괴물 기업은 가장 간단한 소송마저도 온전히 진행하기 어려운, 다시 말해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망가지는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문제가 된 분쟁은 전형적인 특허 괴물 소송이었다. 인터넷 크라우드 펀딩 업체인 거스트(Gust)와 특허 보유 회사인 알파캡 벤처스(Alphacap Ventures), 대표 리차드 후아레즈 간의 소송이었다. 해당 소송은 지난 달 최종 판결이 이뤄졌으며, 재판 진행은 미 지방 법원 드니스 코트 판사가 맡았다. 코트 판사는 특허 괴물 알파캡이 대법원의 합법적 진행 불가 판결에도 불구하고 거스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터넷 크라우드 펀딩 업체 거스트의 변호를 담당했던 법률회사 화이트 앤 윌리엄스(White and Williams) 소속 변호사 로리 스미스는 “변호인에게 금전적 책임을 직접 묻는다는 것은 매우, 정말이지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다. 이번 판결은 특허 괴물들의 소송을 상당 부분 억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한다. 의뢰를 맡는 법률회사의 입장에서는 고객사의 특허 침해 주장이 분명한 것인지를 더 진지하게 고민하게 하는 변화다”라고 평가했다.

우선 특허 괴물이 무엇인지, 정의부터 내려보자. 특허 괴물 기업이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사용하지 않을 특허를 엄청나게 많이 매입한다. 이러한 행위는 특허 괴물 기업이 되기 위한 필요조건이지만 충분 조건은 아니다. 두 번째가 중요하다. 이렇게 매입한 특허(적용 범위가 애매할수록 더 좋다)를 가지고 실제로는 위법 행위를 전혀 한 적 없는 기업들에게 소송 위협을 가했을 때, 그 기업은 비로소 특허 괴물이라고 불리게 된다. 특허 사용료를 내던지, 어마어마한 소송 비용을 감수하고 법정으로 가던지 선택하라고 배짱을 부리는 것이다. 그리고 피해 기업이 망설이고 있으면, 정가보다 훨씬 싼(?) 가격에 특허를 매도하겠다고 제안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복잡하고 골치 아픈 법정 다툼보다 이 쪽을 택할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 앤 윌리엄스 변호사 프랭크 브루노는 특허 괴물의 특징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특허 사용료를 꼽았다. 대부분 정상적인 기업들은 특허 사용료를 책정할 때 미래 수익률 등을 고려에 넣은 매우 정교한 수학적 계산을 거치게 마련이다.

브루노는 “특허법 하에서 침해는 매우 합리적인 로열티에 근거해 계산된다. 하지만 특허 괴물들은 특허 사용료를 책정 시 수익이나 이윤 같은 것은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 이상하리만치 적은 액수의 특허 사용료를 요구하는 기업이 있다면, 특허 괴물일 가능성이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장기적 수익이 아니라 적은 액수를 받아 챙기는 소위 ‘먹튀’이기 때문이다. 특허 괴물 기업의 전형적 특성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방 법원 판사가 내린 결정은 특허 괴물 시스템의 폐부를 찌르는 데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특허 괴물들은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공격을 펼친다. 충분히 다수의 기업에 위협을 가해야, 자신들의 노력이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그 이후 몇 곳의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함으로써, 다른 다수의 선량한 기업들이 겁을 먹고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것이 특허 괴물들의 전략이다.

이런 방식에서는 종종 판사가 특정 특허 괴물의 특정 소송을 기각하더라도, 다른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갈취한 사용료로 특허 관련 손실 금액을 벌충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어떤 상황에서도 최종 승자는 특허 괴물인 것이다. 그런데 변호사에게 개인적으로(좀 더 정확히 하자면 그들의 소속 회사에) 벌금을 부과함으로써, 역학 자체를 바꾼다는 게 이번 판결의 핵심이다. 변호사가 소송 담당을 거절할 경우, 특허 괴물들에겐 수천의 기업들의 위협할 무기 자체가 사라지게 된다.

판사가 거스트에 지시한 내용은 법원이 명령한 금액을 청구할 대상을 특허 괴물 기업이나 그들의 법률회사 가운데 선택해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었는데, 왜냐하면 특허 괴물 기업을 변호하던 변호사들이 이미 자신들의 고객 기업에게는 돈이 없기 때문에 소송을 거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한 뒤였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이러한 발언은 법원이 법률회사에 배상금을 청구할 것을 제안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특허 괴물들은 아이디어 산업을 위협하는 암적인 존재다. 정당한 특허의 가치를 깎아 내릴 뿐만 아니라 특허에 대한 정당한 소송마저도 의심받게 만들기 때문이다. 특허 제도의 본래 취지는 결코 이런 것이 아니었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였다.

그리고 특허 제도는 다시금 이러한 본래의 취지로 돌아가야 한다. 강탈과 이윤의 부당한 취득이 성행하는 계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법원의 이번 판결로 특허 괴물 문제가 일거에 해결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은 될 수 있을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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