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ㆍ협업

상장 결정한 슬랙, 대형 IT 기업에 피인수 가능성은?

Matthew Finnegan | Computerworld 2019.02.14
기업용 협업 소프트웨어 기업 슬랙(Slack)이 출범 후 6년 동안 일군 막대한 성장을 기반으로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지난 주 발표했다. 그러나 주식 시장에 오르기도 전에 인수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CCS 인사이트(CCS Insights)의 수석 애널리스트 안젤라 애쉰덴은 “슬랙이 상장을 추진한다는 사실은 곧 슬랙 투자자들이 출구/ROI 기회를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상장 대신 피인수를 고려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애쉰덴은 “특히, 디지털 업무 환경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직접/효과적으로 경쟁하고자 하는 기업에 슬랙은 인수 대상으로 상당히 매력적인 기업”이라고 말했다.

IDC의 연구 이사 웨인 커츠만은 “슬랙은 협업 시장을 노리는 기업에게 좋은 인수 대상”이라며, “이 시장을 잡으면 미래의 디지털 업무 환경을 잡는 것이 다름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성장에 앞서 기술 회사를 인수하는 사례가 몇 있었다. (이를 두고 ‘듀얼 트랙’ 프로세스라고 하기도 한다.) 작년 퀄트릭스(Qualtrics)는 평가액 약 50억 달러의 IPO를 며칠 앞두고 SAP에 80억 달러에 인수됐으며, 2017년 시스코는 상장 준비 중이던 앱다이나믹스(AppDynamics)를 37억 달러에 인수했다. 페이팔이 작년 아이제틀(iZettle)을 22억 달러에 인수한 것도 마찬가지다.

슬랙이 상장을 추진하는 동안 유력한 기업에 적극적으로 인수 의사를 타진하는 등 의도적으로 듀얼 트랙 프로세스를 추진했다고 볼 근거는 별로 없다. 그러나 이런 추측은 늘 있는 일이다. 슬랙이 성공 가도를 달리면서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 애플까지 슬랙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슬랙을 인수할 만한 이유

슬랙이 매력적인 인수 대상 기업인 것은 확실하다.

451 리서치(451 Research)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라울 카스타논 마르티네즈는 “슬랙은 협업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전례 없는 성장을 기록하며 시스코,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거대 기술 기업의 경쟁자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지난 달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슬랙의 일일 활성 사용자 수는 1,000만 명 이상이며 8만 5,000개 이상의 팀이 유료로 사용 중이고, 개인 유료 사용자도 300만 명에 이른다. 슬랙이 밝힌 2017년 연 매출은 2억 달러다.

애쉰덴은 “슬랙은 지금도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도입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으며 제품 및 개발 로드맵도 견실하고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슬랙은 2년 전 기업을 겨냥한 엔터프라이즈 그리드(Enterprise Grid) 버전을 발표했고, 캐피털 원(Capital One),  타겟(Target), 컨데나스트(Condé Nast)를 포함한 150여 개 기업 고객을 확보했다. 슬랙이 기업 환경에서의 대규모 배포를 노리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HIPAA 인증을 추가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업 시장에 진출할 경우 그만큼 큰 과제에도 직면하게 된다. 카스타논 마르티네즈는 “관건은 슬랙이 이 탄력을 이용해서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카스타논 마르티네즈는 “슬랙은 엔터프라이즈 그리드의 통계 수치를 따로 발표하지 않는다. 또한, 대규모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업이 꾸준히 진전되고 있다는 신호는 있지만 유기적 도입 이상으로 확장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며 “이 관점에서 보면 인수합병도 슬랙에게 고려할 만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슬랙은 경쟁 제품으로 빠른 도입세를 보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팀즈(Teams)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팀즈는 현재 전 세계 1억 5,500만 명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오피스 365에 포함돼 제공된다. 오피스의 일부이므로 기업 환경에서 즉시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팀 협업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도 슬랙의 투자자 유치는 계속되고 있다. 2018년에 또 한 차례의 투자 라운드를 통해 4억 2,700만 달러를 유치, 총 12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으며 평가 가치액은 71억 달러다.
 

막바지 인수? 후보자는…

슬랙은 벤처 캐피털 펀딩에 집중하기 위해 2016년과 2017년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현재 슬랙을 인수할 만한 현금과 의사를 모두 가진 기술 기업은 몇 개로 압축된다.

카스타논 마르티네즈는 “인수가 이뤄진다면 금액이 엄청날 것이기 때문에 슬랙 인수가 가능한 후보 기업은 소수”라고 말했다.
 

후보 1.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경쟁 관계인 통신 및 협업 툴 업체를 곧잘 인수하기로 유명하다. 2011년 스카이프를 85억 달러에 사들였고, 그 다음 해에는 기업 소셜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야머(Yammer)를 12억 달러에 인수했다. 당연히 슬랙을 인수할 만큼의 자금력도 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수에 흥미가 없다고 볼 근거도 충분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자체 채팅 기반 팀 협업 애플리케이션인 팀즈에 대대적으로 투자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 CEO인 빌 게이츠, 현 CEO인 사티아 나델라는 비즈니스 사용자에게 스카이프를 제안하는 편이 더 낫다는 이유로 수십억 달러를 들여 슬랙을 인수하는 안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출시 이후 32만 9,000개의 조직에 도입된 팀즈는 현재 비즈니스용 스카이프를 대체해 마이크로소프트 포트폴리오에서 주 기업 커뮤니케이션 툴로 자리잡고 있다.
 

후보 2. 구글

마이크로소프트는 구글과 슬랙에게 공동의 적이다. 팀즈가 출시된 후 구글과 슬랙은 상호 제품을 긴밀하게 통합했다.

그러나 구글 역시 작년에 자체적인 팀 협업 앱인 행아웃 채팅(Hangouts Chat)을 출시하면서 슬랙이 들어갈 만한 G 스위트(G Suite) 포트폴리오의 공백을 채웠다.

애쉰덴은 “구글은 행아웃 채팅으로 이미 슬랙의 대안을 갖고 있다. 행아웃 채팅은 비교적 새로운 제품이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폭넓은 G 스위트 포트폴리오에 이미 긴밀하게 통합됐다”고 말했다.
 

후보 3. 아마존

아마존 웹 서비스는 클라우드 인프라 및 분석 툴 모음에 서서히 비즈니스 앱을 추가하면서 화상 회의 플랫폼인 차임(Chime), 콘텐츠 협업 툴 워크독스(WorkDocs)를 출시했다. 또한, 대형 기술 기업 중에서 포트폴리오에 슬랙과 경쟁할 만한 팀 협업 앱이 없는 극소수 기업 중 하나이기도 하다.

애쉰덴은 “아마존/AWS는 이 분야에서 경쟁하고자 하지만 그 수단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아마존 전략을 이끄는 동력은 일반적으로 클라우드 트래픽이다. 회의 분야에 차밍과 같은 제품을 둔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애쉰덴은 “슬랙을 인수하면 큰 주목을 받으며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겠지만, 그 점을 제외하면 슬랙이 AWS 관점에서 가장 확실한 수단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후보 4. 애플

애플에게 슬랙을 인수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을까? 애플은 화상 통화용 그룹 페이스타임, 협업 문서 편집을 지원하는 아이워크 앱 등 업무용 협업 및 생산성 제품군을 위한 기본적인 구성 요소는 이미 갖추고 있다. 다만 슬랙을 인수하면 수백만 명의 사용자를 그 즉시 확보하고 기업 시장에서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마지막 사항을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애플은 겉보기에는 소비자 시장에 집중하는 것 같지만 사실 최근 몇 년 사이 기업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관리 분야에 진출하는가 하면 IBM, SAP 등과 협력 관계도 맺었다.

그러나 아무리 긍정적으로 봐도 애플이 인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인수가 타당한가?

페이스북, 오라클, 세일즈포스도 슬랙 인수를 고려할 수 있는 위치의 기업으로 거론된다. 

가격만 적당하다면 기업에서 슬랙 인수에 관심을 가질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슬랙은 드물게 팀 협업 툴을 제품군의 일부가 아닌 독립적인 제품으로 판매한다. 경쟁사들은 팀 채팅을 독립적인 제품보다는 하나의 ‘기능’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자체 채팅 앱이 있더라도 더 넓은 포트폴리오에 슬랙을 포함함으로써 얻는 이점도 있다.

그러나 인수가 역효과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팀즈를 강하게 밀고 있는 상황에서 슬랙은 이미 상당한 압력을 받고 있으며, 인수할 경우 고객이 큰 혼란을 겪을 수도 있다.

애쉰덴은 “현재 시점에서 인수는 슬랙에도 어려운 일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슬랙이 발굴한 시장을 잡기 위해 이미 맹렬한 기세로 쫓아오고 있다. 아직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슬랙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수는 슬랙 고객은 물론, 슬랙 자체에도 불확실성을 일으킬 것이고, 마이크로소프트(페이스북도 마찬가지)는 이를 기회로 삼으려 들 것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슬랙이 지닌 주요 매력은 개방성, 다양한 서드파티 툴과 연결하는 기능인데, 이는 다른 업체의 성격과는 잘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커츠만은 “인수를 원할 만한 기업이 모두 포괄적인 통합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이 슬랙을 성공으로 이끈 방향”이라고 말했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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