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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구글 픽셀 2, 외면받는 현실을 인정하다… “진정한 차별화는 소프트웨어’

JR Raphael  | Computerworld 2017.10.18
단도직입적으로 말한다. 아직도 베젤에 집착하고 있다면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

물론,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베젤 없는 섹시한 화면과 꼭 갖고 싶다는 짜릿한 기분을 선사한다. 새롭고 미래 지향적이므로, 틀림없이 내부도 기존 제품보다 낫지 않겠는가?

뭐,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 이런 피상적인 특성은 새로 휴대폰을 사려는 사람들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와는 거리가 멀다. 하드웨어 구입을 유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요즘은 더 그렇다. 사람들이 귀를 기울이고 지갑을 열게 하려면, 쉽게 눈에 띄거나 측정 가능한 마케팅 요소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것을 기기 제조업체들은 잘 알고 있다. 지극히 얇은 두께, 최대의 카메라 화소수, 최고의 디스플레이 픽셀 집적도 등에 대한 그동안의 집착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재 베젤 열풍도 다를 바 없다. 일종의 트렌드다. 실용적인 장점을 제공하기 보다는 스마트폰을 팔기 위한 무한한 꼼수 중 가장 최근에 나온 것이다. 눈길을 끌 만큼 종전 제품과 달라 보이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의미 있게 삶의 질을 개선해주지는 못한다.

삶의 질을 의미 있게 개선해주는 것은 소프트웨어다. 소프트웨어는 최신 스마트폰, 극히 안드로이드에서 가장 중요하다. 최근 출시된 구글 픽셀 2에서 건질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소프트웨어다.

업계 대부분은 이런 현실을 애써 무시하고 있고, 구글 역시 지난 몇 년간 이 주제에 대한 언급을 점잖게 회피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노골적으로 인정했다. 구글의 하드웨어 수석 부사장인 릭 오스텔로는 픽셀 2 설명을 위해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이제 핵심 기능이 판도를 좌우한다. 해마다 새롭고 흥분되는 제품을 개발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더 이상 하드웨어만으로는 1년 안에 큰 진전을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본 내용 같은가? 사실 필자는 칼럼을 통해 한 동안 이 주제에 관해 다뤘다. 이제 휴대폰은 모바일 기술 개발 여정에서 단순한 ‘케이스’ 역할을 할 뿐이다. 이제 휴대폰은 기본적인 프레임워크로 자리잡았다. 내부에 존재하는 보다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소프트웨어, 생태계, 그리고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이 핵심이다. 이런 것들이야 말로 최신 모바일 기기를 매일 사용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하드웨어를 팔아서 돈을 버는 대부분의 회사들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생각해 보면 픽셀의 카메라가 특별한 이유는 소프트웨어 때문이다. 휴대폰의 사진 관리가 엄청나게 간단해진 것 역시 소프트웨어 덕분이다. 구글 포토(Google Photos)는 이미지 백업과 지능적 검색이나 공유 등을 포함한 이미지 관리의 편리함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구글 포토의 기본 서비스는 어느 기기에서도 활용 가능한 반면, 이것이 휴대폰 사용의 핵심인 기기는 픽셀이 유일하다. 무제한 전해상도 백업을 추가 비용 없이 제공한다. 다른 기기 사용자가 이 기능을 영구적으로 사용하려면 사진 및 동영상 라이브러리 용량 증가분에 따라, 한달에 2달러~100달러를 내야 한다. 또한, 동기화 후 공간이 부족하면 자동으로 사진과 동영상의 로컬 복사본을 사정없이 정리해 주는 시스템도 제공된다.

넓게 보면 소프트웨어는 휴대폰의 실제 ‘사용’ 경험을 즐겁게 만들어 주기도 하고 그렇지 않게도 만든다. 따라서 많은 안드로이드 제조업체들이 변화를 위한 변화를 위해 뭔가를 바꾸곤 한다. 그 결과 탄생한 인터페이스는 뒤죽박죽인 경우가 많다. 그래픽 스타일은 물론 심지어 탐색 방법도 기기 전반에서 일관성이 크게 부족하다.

헷갈리게 겹치는 각종 앱과 불필요한 서비스(사용자의 경험은 무시하고 일부 회사의 주머니를 채우기 위한 서비스)가 있는 휴대폰과 음성 비서부터 앱 스토어에 이르기까지 실제로 사용하고 싶은 동급 최강의 구글 서비스를 갖춘 휴대폰의 차이는 바로 소프트웨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소프트웨어가 지속적인 유지 관리와 업데이트를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기를 개선하고 안전하게 보호해 준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안드로이드 제조 업체들은 기존 사용자에 대한 지속적인 적시 업그레이드 제공에 있어서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형편 없다. 운영체제 배포는 물론, 월간 보안 패치도 마찬가지다. 구글은 말 그대로 유일한 예외다. 올해 나온 픽셀 2에서 구글은 보안 패치는 물론 운영체제 업데이트 보장 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렸다. 작년에 필자가 요구한 사항이 이제 실현된 것을 보니 기분이 좋다.

대부분의 다른 기기들은 3년 내내 거의 즉각적으로 업그레이드가 계속된다는 것은 어림도 없다. 잘해야 운영체제 배포 후 6개월 만에 업그레이드 한번 받는 것이 고작이다. 이런 차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휴대폰에서 가장 친밀하고 상호작용이 자주 일어나는 부분이 소프트웨어라는 점은 분명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할 수 있고, 한 해 한 해 지나도 기기에 새로운 느낌을 유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향후 12개월, 24개월, 36개월 동안 사용하게 될 휴대폰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자문해 보자. 보기에는 멋지지만 구입 후에는 대부분 외면당하거나 심지어 노골적으로 버려질 것이 뻔한 ‘깡통’을 원하는가, 아니면 향후 3년간 최적화되고 항상 최신 상태의 사용자 경험을 선사할 실용적인 장치를 원하는가?

안드로이드에 대한 가장 흔한 불만들, 지저분한 사용자 인터페이스, 블로트웨어, 일관성 부재, 삐걱대는 성능, 그리고 불한정한 업그레이드와 그로 인해 구식이 되어 버리는 기기 등은 모두 전적으로 소프트웨어와 관련되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픽셀은 이런 문제들을 겪지 않는다. 이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지금은 더 이상 2010년이 아니다. 2017년에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의 무형 특징들이다. 안드로이드의 장점은 개방형 모델이기 때문에 가능한 기기의 다양성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또한, 타사 제조 업체들로부터 기능이 많은 주력 휴대폰을 사는 것도 여전히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용자들에게 구글의 픽셀이 차별화되는 부분은 즉각적으로 관심을 끌만한 광고 친화적인 부분은 아니지만, 가장 의미있고 실용적인 부분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기기를 추천해 주는 사람으로서, 픽셀은 대부분의 사람들을 위한 사실상 “최고의 균형”을 갖춘 제품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한 듯 하다. 말하자면, “안드로이드의 아이폰”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다른 기기들은 보다 틈새 지향적인 수요와 우선 순위를 담당한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짐작하다시피 다 소프트웨어 덕분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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