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7

구글 픽셀 4 체험기 : 중요한 건 디자인이 아니라 기능

Michael Simon | PCWorld
몇 달 동안 소문이 무성했기 때문에 사실 픽셀 4를 처음 손에 들면 어떤 모습일지 잘 알고 있을 것 같았지만, 이런 생각은 유쾌하게 깨졌다. 베젤은 거대하고 위와 아래가 비대칭이며, 사각형의 후면 카메라 어레이는 아이폰 11만큼 별로다. 하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은 생각보다 덜 거슬린다.

픽셀 4는 외모로 승부를 걸지 않는다. 한 시간 동안의 제품 발표에서 구글은 정밀 가공이나 다이아몬드 세공방식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외관이 아닌 기능으로 선택되리라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픽셀 4는 손으로 잡았을 때 느낌이 무척 좋다. 픽셀 3보다 두껍고(8.2mm vs 7.9mm) 무거운데(193g vs 183g) 여기서 오는 느낌의 차이가 뚜렷하다. 뭉툭하다는 얘기가 아니라, 더 견고하고 실감난다.

픽셀의 특징인 투톤 디자인 대신 무광택 뒷면이 상단까지 확장되어 메탈 느낌을 살렸으며, 알루미늄면도 같은 질감이다. 검은색면은 뒷면에 대비효과를 주어 하얀색이 새롭게 느껴진다. 올해의 새로운 ‘한정판’ 오렌지색은 매우 할로윈색이라서, 이달 이후로도 계속 판매될지 의문이다.
 
ⓒ MICHAEL SIMON/IDG

픽셀 4 XL의 쿼드 HD 디스플레이는 이미 디스플레이메이트(DisplayMate)에서 A+ 등급을 받았으며, 이는 픽셀 3 XL 보다 휘도도 10% 더 높고 색상 정확도와 디스플레이 전력 효율도 훨씬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사실 이 차이를 육안으로 발견하긴 힘들고, 여전히 아이폰 11 디스플레이보다 흐릿하고 갤럭시 노트 10+ 만큼의 생동감은 없다.

전면의 베젤은 아이폰 11 프로 맥스, 갤럭시 노트 10+, 원플러스 7T를 합한 것보다 더 크긴 하지만, 디자인 보다 기능에 중점을 둔 점을 칭찬하고 싶다. 픽셀 3와 같은 셀카 카메라는 없지만(그룹 셀카는 여전히 유효) 픽셀 4는 IR 카메라, 도트 프로젝터, 3D 얼굴인식 기술인 ‘페이스 ID’ 스타일의 투광조명센서(Flood Illuminator)를 포함한 많은 기술이 베젤에 담겨있다. 이 정도 사양한 미국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처음이며, 픽셀 4의 가장 멋진 새로운 기능이다.
 

마침내 페이스 ID의 경쟁자가 생기다

얼굴 인식 잠금 해제는 안드로이드폰의 새로운 기능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휴대폰은 전면 카메라의 2D 이미지를 사용하므로 안전에 취약하고, 우선적인 보안 방법으로 권장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픽셀 4의 시스템은 얼굴의 3D 지도를 만들어 타이탄 보안 칩(Titan Security Chip)에 저장하므로 잠금 해제는 기본이고 구매 및 인증에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 11과 마찬가지로 픽셀 4에는 다른 생체 인증 방식이 없다. 구글은 얼굴 인식 잠금 해제 방식을 이뤄냈다. 약 30초가 소요되는 얼굴 인식 초기 설정을 해두면, 이후로는 휴대폰을 사용할 때 잠금 화면을 건너 뛰도록 선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시스템이 아이폰 11보다 빠르다고 느껴지고, 픽셀 4가 신체의 진정한 확장인 것처럼 느껴진다.
 
ⓒ MICHAEL SIMON/IDG

그런데 한 가지 단점이 있다. 구글은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누군가 휴대폰을 사용자 얼굴 앞에 대고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화면 주시  기능은 화면을 보고 있을 때 꺼지지 않도록 하는 기능일 뿐이며, 얼굴 인식 잠금해제 보안수준을 별도로 높여주지 않는다. 긴급 상황에서 얼굴 인식을 빠르게 끌 수 있는 방법도 달리 없는 것 같다. 경찰이나 정부기관의 긴급 압수 수색과 같은 상황을 가정하면, 페이스 ID보다 안전이나 보안에서 취약하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며, 삼성과 다른 제조기업도 이 성취를 활용할 수 있길 바란다. 구글은 픽셀 4의 기능 중심 설계로 분명 무언가를 이뤄냈으며, 이를 제품 디자인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는 다른 제조업체의 몫이다.
 

터치 대신 손 흔들기

상단 베젤에는 움직임을 감지하는 레이더 칩도 있다. 모션 센스(Motion Sense)라는 기능에 통합되어 터치하지 않고도 제어가 가능하다. LG G8 에어 모션과 유사하지만, 실제로 동작한다는 점이 다르다.
 
ⓒ MICHAEL SIMON/IDG

물론 모션 센스는 용도와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긴 하지만, 제대로 동작한다. 허공에서 화면 위쪽으로 손을 휘저으면 알람을 10분 뒤에 다시 울리게 할 수 있다. 음악 재생 중에 손을 좌우로 흔들면 다음 트랙으로 건너뛴다. 조용한 방에서 전화벨이 크게 울리면 손짓만으로 소리를 끌 수도 있다.

직접 모든 모션 센스를 테스트해봤는데 문제없이 잘 동작했다. 제스처 시스템이 실제로 그리고 ‘매번’ 동작하도록 휴대폰에 구현된 것이 처음이라는 사실이 꽤 인상적이다. 하지만 유용하게 사용하기까지는 발전이 필요하다. 알람 일시 중지 및 타이머 끄기도 좋지만, 이런 단순한 용도보다 훨씬 더 큰 가능성이 있다.
 

카메라 개선

픽셀 4에서도 역시 카메라가 주인공이다. 처음으로 와이드 및 2배 줌 망원까지 2개의 렌즈가 탑재됐지만, 혁신이라기 보다는 개선에 가깝다. 딱히 언급할 주요 기능은 없으며, 호평 받은 밤하늘의 별 촬영 기능도 나이트 사이트(Night Sight)를 개선한 것에 불과하다.
 
ⓒ MICHAEL SIMON/IDG

망원 렌즈는 고해상도 줌에도 도움이 되어, 인물 사진을 AI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다. 필자도 샘플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픽셀 4와 3간의 이미지 차이가 별로 없었다. 이는 비판이 아니라 구글의 훌륭한 AI 마법이 증명됐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유용한 새로운 기능은 이중 노출(Dual Exposure) 제어다. 화면 밝기를 조정할 때 두 번째 조정 슬라이더가 추가된다. 이제 전체 장면과 그림자 부분의 밝기를 동시에 조절해 너무 어둡거나 밝아지는 부분이 없이 멋진 효과를 만들고 까다로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라이브 HDR 덕분에 사진 촬영 후의 결과물이 어떨지는 실시간 촬영 모드에서 AI로 조정되어 뷰파인더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변화에 앞서 나간다고 자랑하는 것에 비해 픽셀 4는 3보다 큰 도약은 아닌 것 같다. 좀 더 테스트 해봐야겠지만, 첫 인상은 픽셀 3보다 기대했던 만큼의 진전은 없었다.
 

빠져있는 것들

픽셀 4는 여전히 헤드폰 잭이 없다. 그런데도 올해 제품 박스에는 USB-C 픽셀 버드는 포함되지 않았다. 휴대폰의 가격이 799달러(64GB), 899달러(128GB)인데도 헤드폰을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건 전혀 멋지지 않다. 이 때문에 픽셀 4를 쓸모 없는 금속덩어리로 만들고 고객을 떠나게 할 수 있다. 참고로 애플과 삼성은 이어폰을 포함하고 있다 USB-C-3.5mm 동글조차 없다. 어쩌면 구글은 내년 봄에 출시될 179달러 짜리 2세대 픽셀 버드를 모두가 기다렸다 사는 것을 기대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제품을 개봉하는 순간, 고객은 무례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일단 전원을 켜면 용서받을 수도 있다. 매력은 분명 외모가 아니라 내면에 있으니까. editor@itworld.co.kr
 


2019.10.17

구글 픽셀 4 체험기 : 중요한 건 디자인이 아니라 기능

Michael Simon | PCWorld
몇 달 동안 소문이 무성했기 때문에 사실 픽셀 4를 처음 손에 들면 어떤 모습일지 잘 알고 있을 것 같았지만, 이런 생각은 유쾌하게 깨졌다. 베젤은 거대하고 위와 아래가 비대칭이며, 사각형의 후면 카메라 어레이는 아이폰 11만큼 별로다. 하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은 생각보다 덜 거슬린다.

픽셀 4는 외모로 승부를 걸지 않는다. 한 시간 동안의 제품 발표에서 구글은 정밀 가공이나 다이아몬드 세공방식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외관이 아닌 기능으로 선택되리라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픽셀 4는 손으로 잡았을 때 느낌이 무척 좋다. 픽셀 3보다 두껍고(8.2mm vs 7.9mm) 무거운데(193g vs 183g) 여기서 오는 느낌의 차이가 뚜렷하다. 뭉툭하다는 얘기가 아니라, 더 견고하고 실감난다.

픽셀의 특징인 투톤 디자인 대신 무광택 뒷면이 상단까지 확장되어 메탈 느낌을 살렸으며, 알루미늄면도 같은 질감이다. 검은색면은 뒷면에 대비효과를 주어 하얀색이 새롭게 느껴진다. 올해의 새로운 ‘한정판’ 오렌지색은 매우 할로윈색이라서, 이달 이후로도 계속 판매될지 의문이다.
 
ⓒ MICHAEL SIMON/IDG

픽셀 4 XL의 쿼드 HD 디스플레이는 이미 디스플레이메이트(DisplayMate)에서 A+ 등급을 받았으며, 이는 픽셀 3 XL 보다 휘도도 10% 더 높고 색상 정확도와 디스플레이 전력 효율도 훨씬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사실 이 차이를 육안으로 발견하긴 힘들고, 여전히 아이폰 11 디스플레이보다 흐릿하고 갤럭시 노트 10+ 만큼의 생동감은 없다.

전면의 베젤은 아이폰 11 프로 맥스, 갤럭시 노트 10+, 원플러스 7T를 합한 것보다 더 크긴 하지만, 디자인 보다 기능에 중점을 둔 점을 칭찬하고 싶다. 픽셀 3와 같은 셀카 카메라는 없지만(그룹 셀카는 여전히 유효) 픽셀 4는 IR 카메라, 도트 프로젝터, 3D 얼굴인식 기술인 ‘페이스 ID’ 스타일의 투광조명센서(Flood Illuminator)를 포함한 많은 기술이 베젤에 담겨있다. 이 정도 사양한 미국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처음이며, 픽셀 4의 가장 멋진 새로운 기능이다.
 

마침내 페이스 ID의 경쟁자가 생기다

얼굴 인식 잠금 해제는 안드로이드폰의 새로운 기능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휴대폰은 전면 카메라의 2D 이미지를 사용하므로 안전에 취약하고, 우선적인 보안 방법으로 권장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픽셀 4의 시스템은 얼굴의 3D 지도를 만들어 타이탄 보안 칩(Titan Security Chip)에 저장하므로 잠금 해제는 기본이고 구매 및 인증에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 11과 마찬가지로 픽셀 4에는 다른 생체 인증 방식이 없다. 구글은 얼굴 인식 잠금 해제 방식을 이뤄냈다. 약 30초가 소요되는 얼굴 인식 초기 설정을 해두면, 이후로는 휴대폰을 사용할 때 잠금 화면을 건너 뛰도록 선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시스템이 아이폰 11보다 빠르다고 느껴지고, 픽셀 4가 신체의 진정한 확장인 것처럼 느껴진다.
 
ⓒ MICHAEL SIMON/IDG

그런데 한 가지 단점이 있다. 구글은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누군가 휴대폰을 사용자 얼굴 앞에 대고 잠금을 해제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화면 주시  기능은 화면을 보고 있을 때 꺼지지 않도록 하는 기능일 뿐이며, 얼굴 인식 잠금해제 보안수준을 별도로 높여주지 않는다. 긴급 상황에서 얼굴 인식을 빠르게 끌 수 있는 방법도 달리 없는 것 같다. 경찰이나 정부기관의 긴급 압수 수색과 같은 상황을 가정하면, 페이스 ID보다 안전이나 보안에서 취약하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며, 삼성과 다른 제조기업도 이 성취를 활용할 수 있길 바란다. 구글은 픽셀 4의 기능 중심 설계로 분명 무언가를 이뤄냈으며, 이를 제품 디자인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는 다른 제조업체의 몫이다.
 

터치 대신 손 흔들기

상단 베젤에는 움직임을 감지하는 레이더 칩도 있다. 모션 센스(Motion Sense)라는 기능에 통합되어 터치하지 않고도 제어가 가능하다. LG G8 에어 모션과 유사하지만, 실제로 동작한다는 점이 다르다.
 
ⓒ MICHAEL SIMON/IDG

물론 모션 센스는 용도와 범위가 극히 제한적이긴 하지만, 제대로 동작한다. 허공에서 화면 위쪽으로 손을 휘저으면 알람을 10분 뒤에 다시 울리게 할 수 있다. 음악 재생 중에 손을 좌우로 흔들면 다음 트랙으로 건너뛴다. 조용한 방에서 전화벨이 크게 울리면 손짓만으로 소리를 끌 수도 있다.

직접 모든 모션 센스를 테스트해봤는데 문제없이 잘 동작했다. 제스처 시스템이 실제로 그리고 ‘매번’ 동작하도록 휴대폰에 구현된 것이 처음이라는 사실이 꽤 인상적이다. 하지만 유용하게 사용하기까지는 발전이 필요하다. 알람 일시 중지 및 타이머 끄기도 좋지만, 이런 단순한 용도보다 훨씬 더 큰 가능성이 있다.
 

카메라 개선

픽셀 4에서도 역시 카메라가 주인공이다. 처음으로 와이드 및 2배 줌 망원까지 2개의 렌즈가 탑재됐지만, 혁신이라기 보다는 개선에 가깝다. 딱히 언급할 주요 기능은 없으며, 호평 받은 밤하늘의 별 촬영 기능도 나이트 사이트(Night Sight)를 개선한 것에 불과하다.
 
ⓒ MICHAEL SIMON/IDG

망원 렌즈는 고해상도 줌에도 도움이 되어, 인물 사진을 AI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다. 필자도 샘플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픽셀 4와 3간의 이미지 차이가 별로 없었다. 이는 비판이 아니라 구글의 훌륭한 AI 마법이 증명됐다고 볼 수 있다.

가장 유용한 새로운 기능은 이중 노출(Dual Exposure) 제어다. 화면 밝기를 조정할 때 두 번째 조정 슬라이더가 추가된다. 이제 전체 장면과 그림자 부분의 밝기를 동시에 조절해 너무 어둡거나 밝아지는 부분이 없이 멋진 효과를 만들고 까다로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라이브 HDR 덕분에 사진 촬영 후의 결과물이 어떨지는 실시간 촬영 모드에서 AI로 조정되어 뷰파인더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변화에 앞서 나간다고 자랑하는 것에 비해 픽셀 4는 3보다 큰 도약은 아닌 것 같다. 좀 더 테스트 해봐야겠지만, 첫 인상은 픽셀 3보다 기대했던 만큼의 진전은 없었다.
 

빠져있는 것들

픽셀 4는 여전히 헤드폰 잭이 없다. 그런데도 올해 제품 박스에는 USB-C 픽셀 버드는 포함되지 않았다. 휴대폰의 가격이 799달러(64GB), 899달러(128GB)인데도 헤드폰을 추가로 구매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건 전혀 멋지지 않다. 이 때문에 픽셀 4를 쓸모 없는 금속덩어리로 만들고 고객을 떠나게 할 수 있다. 참고로 애플과 삼성은 이어폰을 포함하고 있다 USB-C-3.5mm 동글조차 없다. 어쩌면 구글은 내년 봄에 출시될 179달러 짜리 2세대 픽셀 버드를 모두가 기다렸다 사는 것을 기대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제품을 개봉하는 순간, 고객은 무례함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일단 전원을 켜면 용서받을 수도 있다. 매력은 분명 외모가 아니라 내면에 있으니까.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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