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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용 메신저의 딜레마' 미국판 카카오톡 왓츠앱과 씨름 중인 기업들

Matthew Finnegan | Computerworld 2018.11.30
인기 일반 소비자용 기술이 개인 용도 대신 업무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AOL 인스턴트 메신저, 아이폰과 페이스북은 모두 개인용 앱과 장치로 출발했지만, 빠르게 기업 환경으로 파고들었다.

가장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15억 명이 사용하고 있는 페이스북 소유의 메신저 왓츠앱(WhatsApp)이 같은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영국의 시장 조사 및 분석 회사인 CCS 인사이트(CCS Insights)가 최근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모바일 앱이 왓츠앱이다. 슬랙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같은 팀 채팅 앱의 모바일 버전보다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CCS 인사이트의 기업 시장 조사 담당 닉 맥콰이어VP는 “기업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간 가장 성공한, 그리고 가장 인기 있는 앱 중 하나이다”고 말했다. CCS 인사이츠는 미국과 유럽의 직장인 672명을 설문 조사한 후 이와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왓츠앱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무료이고, 사용하기 쉽고, 많은 사용자에게 친숙한 앱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기 있는 앱이 안전하지 않은 앱인 경우도 있다. 직원들이 기업이 승인한 메시징 소프트웨어 대신 자신이 좋아하는 도구를 사용하면 IT 부서가 골치를 앓을 수도 있다. 개인용 앱은 그 특성상 그룹 참여자를 추가 및 제거하는 기능 등 중앙 관리 기능이 미흡하다. 또 민감한 자료가 외부로 공유될 위험이 커진다.

이에 일부 기업들은 왓츠앱 사용을 철저히 막고, 금지하고 있다.

맥콰이어에 따르면, 직원들이 왓츠앱 같은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도전과제인 대기업들이 많다. 그는 “왓츠앱에는 암호화 메카니즘이 내장되어 있다. 그러나 엔터프라이즈(대기업)에 필요한 제어(통제, 관리), 거버넌스, 가시성, 보안 기능이 미흡하다. 기본적으로 엔터프라이즈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납득이 가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것이 문제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데이터 보호 관련 우려 사항

왓츠앱은 2009년 출시된 후 큰 인기를 끌었고, 결국 페이스북이 19억 달러에 인수했다. 사용자가 늘고, 사용이 확대되면서 기업과 모바일 장치에서도 사용되는 사례가 증가했다. 예를 들어, 왓츠앱은 구식 기술에 의지해야만 했던 영국 의사들이 선호하는 앱이 되었다. 2015년, 5개 의료 시설의 의사 2,1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NHS의 데이터 프라이버시 위험 경고에도 불구하고 1/3에 달하는 의사와 간호사가 왓츠앱 같은 메시징 앱을 사용해 의료 정보를 전송하고 있다.

2016년 왓츠앱만 대상으로 한 후속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왓츠앱은 ‘효과적인 팀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고 있던 ‘위계 체계’를 무너뜨리는 등의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이 조사 보고서는 “왓츠앱은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부서와 병동 별로 고립된 경험이 많지 않은 의료 분야 종사자들에게 선배나 상사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핫라인을 제공한다. 의사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가장 효율적이고 유용한 커뮤니케이션을 수단을 활용할 것이다”고 분석하고 있다.

덴마크의 선사인 머스크(Maersk)의 경우, 낫페트야(NotPeta) 사이버 공격을 받았을 때 왓츠앱이 내부 및 외부 커뮤니케이션의 ‘생명줄’ 역할을 했다.

머스크의 소렌 스쿠 CEO는 파이낸셜 타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솔직히 꽤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이메일 서버, 모든 주소 관련 시스템의 가동이 정지됐다. 결국 개인 전화기의 왓츠앱을 사용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일부 회사들이 왓츠앱을 수용하고 있지만, 데이터 보호 위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다른 방향의 선택을 하는 기업들도 있다. 일부는 왓츠앱(다른 개인용 도구 포함)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의 경우, 2017년에 컴플라이언스 프로세스를 개선하려 시도하면서 왓츠앱 사용을 금지했다. 올해 초에는 또 다른 독일 회사인 타이어 제조업체 콘티넨탈(Continental)이 새로 도입된 GDPR 규정 준수의 일환으로 24만 명의 직원들에게 왓츠앱 사용을 금지했다. 이 회사는 사용자의 왓츠앱 연락처가 페이스북 서버에 저장되는 것이 우려된다고 설명을 했다.

사실 왓츠앱이 부상하기 이전부터, 그리고 EU가 올해 데이터 보호 규정을 강화하기 이전부터 기업들은 쉐도우 IT 사용에 대해 걱정했었다. 오붐(Ovum)이 2017년 300개 기업들 대상으로 실시한 ‘안전한 엔터프라이즈 메시징(Secure Enterprise Messaging)’ 서베이에 따르면, 65%에 달하는 응답자가 개인용 채팅 앱이 보안 ‘취약점’을 초래하는 것을 걱정했다. 또 절반은 직원들의 커뮤니케이션을 모니터링 및 감사할 수 없는 것을 걱정했다.

왓츠앱이 경쟁 상대가 되어버린 엔터프라이즈 모바일 메시징 벤더인 징크(Zinc)의 스테이시 엡스타인(Stacey Epstein) CEO는 “앱이 얼마나 안전한지 문제가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앱이 아리나는 것이 문제이다. 업무용으로 개발된 앱이 아니다. 관리 및 감독 기능이 없다. 사용자를 관리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엡스타인은 “현장에 나갔는데 문제에 직면했다. 동료에게 연락을 해야 한다. 그래서 왓츠앱 그룹을 생성해 사람들을 추가했다. 이 그룹에 추가된 사람들을 관리하는 것은 둘째 치고 확인할 수도 없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덧붙였다.


개인용 앱의 위험 경감 방법

콘티넨탈은 ‘사용 금지’를 선택했지만, 대부분은 조금 더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사용 금지’ 결정을 집행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붐 조사에 따르면, 기업이 승인한 모바일 메시징 앱을 제공하는 기업 응답자 중 38%는 왓츠앱 같은 대안이 될 수 있는 앱 사용을 허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2/3는 “차단이 불가능해 앱 사용을 허용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티보(TiVo)의 스티브 팔머치 CIO는 어떤 기업이나 기관이든 일부 직원들은 왓츠앱 같은 메시징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개인 대화에만 사용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IT가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기업 데이터를 외부에 공유 및 저장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티보는 이에 대한 전략의 일환으로 회사 장치이든 개인 장치이든 모든 장치를 대상으로 ‘우수한’ MDM 솔루션’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장치 사용 방식을 통제하는 적절한 안전책을 도입해 적용하고 있다. 덕분에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다. 장치를 잃어버리거나, 직원이 회사를 그만둔 경우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티보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MDM 소프트웨어로 모바일 앱을 전면 차단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팔머치는 티보의 직원들이 기술에 정통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너무 엄격한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사용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통제하지 않는다. 회사가 지급한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아마 일부 사용자는 왓츠앱으로 외부인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도구는 ‘기업 정책’과 ‘직원 트레이닝’이다. 그는 “우리는 이런 종류의 애플리케이션 사용을 다루는 정책을 수립해 적용하고 있다. 왓츠앱이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는 않다. 그러나 기업 데이터 공유, 외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서드파티 메커니즘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정책을 규정하고 있다.

즉, 우리가 도입한 도구로 통제를 하지 않는다. 정책으로 제한을 하려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용 메시징 앱들

티보는 또한 엔터프라이즈 커뮤니케이션에 더 적합하고, 모바일 환경을 지원하는 다양한 메시징 도구를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비즈니스용 스카이프(Skype for Business), 슬랙, 화상 회의용 줌(Zoom)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팔머치는 “우리는 직원들이 유사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다른 메커니즘을 지원하고 있다. 기업 환경에 더 부합하는 메커니즘이다. 일반 사용자용은 아닐 수도 있다. 즉 필요 사항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선호도 문제이다. 특정 도구에 대한 ‘친숙함’과 관련된 문제이다”고 말했다.

오붐 조사에 따르면, 가장 인기 있는 기업용 모바일 메시징 앱은 비즈니스용 스카이프이다. 그러나 다양한 신생 창업회사가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팀와이어(TeamWire), 위커(Wickr), 징크를 예로 들 수 있다.

징크의 엡스타인에 따르면, iOS와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버전이 있는 슬랙,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같은 팀 채팅 도구들이 인기이지만, 이들 도구는 현장 직원을 중심으로 단순한 인터페이스를 선호하는 직원들의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는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정말 중요하다. 유감스럽게도 데스크톱에 맞춰 개발된 슬랙과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같은 커뮤니케이션 앱은 컴퓨터 화면을 응시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진 앱이다. 물론 효과적인 앱이다. 그러나 모바일 환경에 있을 때, 즉 스마트폰에서 슬랙이나 팀에 로그인해 이를 이용하는 것은 왓츠앱 이용만큼 효율적이지 못하다. 사용자 환경, 경험이 정말 단순하고 아주 빠르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모든 사람이 사용 방법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왓츠앱의 기업용 버전

직원들이 업무에 단순한 채팅 앱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페이스북이 기업 환경에 친화적인 왓츠앱 버전을 출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실제 페이스북은 이와 유사한 변화를 시도했다. 2016년,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 내부에서 기업에 초점을 맞춘 워크플레이스(Workplace)라는 앱을 출시했다. 또한 오큘러스 VR 하드웨어용 엔터프라이즈 제품을 만들었다. 기업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2017년에는 기업이 일반 소비자와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왓츠앱 비즈니스(WhatsApp Business)를 발표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지금까지는 왓츠앱 기업용 버전 개발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 회사의 홍보 담당자는 왓츠앱 기업용 버전 개발 가능성과 관련, “왓츠앱은 친구, 가족, 비즈니스에 안전하면서도 간편하게, 효과적으로 메시징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고만 말했을 뿐이다.
 
맥콰이어는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더 기업 친화적으로 만드는 방법을 고려하기 시작할지 지켜봐야 한다. 이는 아주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의 왓츠앱은 개인용 제품이다. 기업들은 이를 지원하든, 못 본체 하든 대책을 세워야 한다. 기업 내 사용자들이 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기업용 왓츠앱 런칭을 위해서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수도 있다. 워크플레이스 채팅 기능과 조화를 시키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페이스북과 최종 사용자 모두 엔터프라이즈용 왓츠앱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는 “왓츠앱의 ‘다음 변화’로 판단된다. 그러나 실현될 시기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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