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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안드로이드·iOS 연 단위 업데이트, 이제는 그만둘 때가 됐다

Michael Simon | PCWorld 2020.06.22
최근 구글이 조용히 발표한 안드로이드 11 공식 베타 버전을 놓쳤더라도 괜찮다. 며칠 후에는 애플이 온라인으로만 진행하는 WWDC에서 iOS 14를 발표할 것이다. 이런 모든 상황은 무심한 듯 매년 반복돼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방식의 반복이 중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연간 업데이트는 애플과 구글을 점점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각 업데이트 버전에 새로운 내용을 가득 담기 위해 어떤 기능은 너무 서둘러 개발하고 또 어떤 기능은 너무 뒤늦게 발표하기 때문이다. 수년간 업데이트가 반복되면서 이제는 사용자를 놀라게 하는 신기능을 내놓기가 더 어려워졌다. 실제로 안드로이드 11은 지루하고 iOS 14도 마찬가지다.
 
이런 업데이트 방식을 바꿀 방법이 있다. 하지만 애플과 구글이 오랜 전통을 버릴 만큼 용감할까? 아마도 지루한 업데이트를 몇 번 더 반복한 이후에야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을 가능성이 더 크다. 
 

이것뿐 일까

안드로이드 11은 안드로이드 10의 반복이라고 해도 될 만큼 변화가 없다. 주목할만한 기능이라고 해봐야 버블스(Bubbles) 정도다. 대화 서클(circles)로 화면을 채울 수 있는 기능이다. 전원 버튼을 수정해 홈 컨트롤과 구글페이(Google Pay)를 옵션으로 추가했지만, 이것은 단순히 픽셀에서 빌려온 것이고, 나머지 개선 사항은 소소한 얼버무림 수준이다.
 
안드로이드 11은 정작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 MICHAEL SIMON/IDG
 
안드로이드 11 자체를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버전이라고 강조(강요)하는 그 인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없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안드로이드 11은 구글은 구글 I/O 행사에서 강화된 기능은 무엇인지 크게 떠벌렸을 것이다. 새로운 개인정보보호 옵션과 알림 관리가 너무나 큰 변화라고 강조했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는 소소한 업데이트 불과하다. 그리고 이 정도라면 연 단위 업데이트로 버전을 올릴 필요가 없다. 오히려 애플과 구글이 개발 로드맵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준비가 됐을 때 새로운 기능을 내놓는다면, 사용자에게 더 큰 놀라움과 흥분으로 돌아올 것이다.
 

난관에 부딪히다

매년 안드로이드와 애플의 팬들은 새 버전 발표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하지만 연간 운영체제 업데이트 방식에서는 기대가 실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때 애플과 구글은 놀라운 기능과 앱을 잇달아 제공했고, 이제는 새 운영체제가 무언가 탁월하지 않으면 쉽게 실망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혁신을 반복하기는 쉽지 않다. 이제는 사용자가 새로운 기능을 원하거나 필요로 하는 뚜렷한 이유조차 모호해져 버렸다.
 
구글에 미안하지만, 버블스는 그리 흥미롭지 않다. © GOOGLE
 
예를 들어 구글이 안드로이드 11에서 발표한 모든 기능이 사용자 경험을 향상하는 것은 맞다. 그룹화된 대화를 통해 여러 메시지 앱 간에 이동이 훨씬 쉬워지고, 일회성 권한은 보안을 한층 강화할 것이다. 새로운 파워 스크린 메뉴를 이용하면 구글 페이를 전면 중앙에 배치해 비접촉식 결제를 바로 사용할 수 있다. 화면 녹화 기능은 너무 지연되고 있지만, 제대로 지원만 한다면 버블스조차도 유용한 기능이 될 수 있다.
 
모두 훌륭한 개선이지만, 안드로이드 버전을 새로 이름 붙일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공개된 베타와 최종 버전 간에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지 않는다면, 안드로이드 11은 이전 버전과 바탕화면 이외에는 차이가 거의 없을 것이다. 몇 년 만에 가장 재미없는 신버전이 되는 것이다.
 
새로운 전원 메뉴, 스크린샷 인터페이스, 앱 제안은 소소한 업데이트다. © IDG
 
아마도 iOS 14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개인정보보호 기능이 일부 개선되고, 필요했던 시리 기능이 강화되며, 새로운 기능 한 두 가지가 추가될 것이다. 애플은 이런 소소한 업데이트를 기발한 선전 문구로 포장해 가장 스마트하거나 강력한 모바일 운영체제라고 광고하겠지만, 결국 억지스러운 느낌이 들 것이다.
 

연간 대신 분기별 업데이트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반드시 대대적인 연간 업데이트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 지난해 말 구글은 분기별 픽셀폰 정기 업데이트 프로그램인 ‘피처 드롭(Feature Drop)’을 배포해 사용자를 놀라게 했다.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다른 방식이지만, 매우 인상적이었다.

구글이 지금까지 내놓은 기능은 획기적인 것이 아니다. 일부 카메라 기능 개선을 제외하면, 많은 기능이 다른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피처 드롭은 새로운 기능을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API를 개발자에게 제공하며 안드로이드 폰을 최신 상태로 유지하는 한편, 매년 대규모 배포의 부담을 덜어줄 것이다.
 
아직 iOS 14를 보지 못했지만, 혁신적인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 IDG

 
애플은 때때로 iOS 배포 주기 중간에도 업데이트한 경험이 있다. 예를 들어 iOS 12에 추가될 예정이었던 그룹 페이스타임 기능은 한 달 후인 12.1에 적용됐다. 그 이전 해에도, iOS 11.3에 큰 업데이트가 있었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증강 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 아이폰 X의 새로운 애니모지와 건강 앱에서 건강 기록을 볼 수 있는 기능이 새로 추가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10 업데이트 주기는 훨씬 더 잦다. 최신 버전의 운영체제를 공개하는 호화로운 행사를 이미 예전에 중단했다. 대신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해서 최신 상태를 유지한다. 월간 배포에는 특정 시간대에 상관없이 보안과 관련되거나 새로운 기능, 앱 등이 추가된다.
 
현재 배포 중인 2020년 5월 업데이트와 같이 2년 주기의 더 큰 배포조차 반복적인 것이 되면서 '내 전화기' 같은 앱을 개선하거나 리눅스용 윈도우 하위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하는 정도다. 모든 것이 일반적으로 베타 테스트를 거치며 준비를 마칠 때까지 배포되지 않는다. 대중의 기대나 배포 일정이 따로 정해지지 않아, 특정 날짜에 나오지 않아도 실망할 일도 없다.
 
애플과 구글이 참고해야 할 방식도 바로 이것이다. 예를 들면 안드로이드 11을 내년 한 해 동안 3~4번의 업데이트로 나눠서 배포하는 것이다. iOS와 아이패드 OS 14도 대대적인 개선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연간 업데이트보다 여러 번의 작은 배포로 나누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그동안 애플과 구글이 뭔가 대단한 새 운영체제를 발표하는 것처럼 사용자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더는 이런 시도를 그만둘 때가 됐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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