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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안드로이드는 보안이 약하다고?”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에 숨겨진 비밀

JR Raphael | Computerworld 2017.07.27
구글의 통합 보안 스위트인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Google Play Protect)가 적용되도록, 모든 안드로이드 기기가 업데이트되고 있다.

기억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플레이 프로텍트는 올 해 구글의 I/O 키노트 연설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 중 하나였다. 구글은 이를 가리켜 “안드로이드 보안에 대한 구글의 고집”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형태의 위협으로부터도 안드로이드 기기를 지켜낼 수 있는 보안 수트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물론, 스스로의 부주의로 변기에 폰을 빠뜨리는 것과 같은 위협으로부터는 보호할 도리가 없지만 말이다. 그렇게 자주 변기에 폰을 빠뜨리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다.)

한 가지는 분명히 하고 가자. 구글의 이러한 시도는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오래 전부터 많은 이들이 안드로이드 기기 하면 보안에 대한 걱정을 먼저 떠올리는 경향을 보여 왔다. ‘빅, 배드 바이러스 공포’에 대한 캠페인을 한 번 훑어만 봐도 어쩌다 이런 근거 없는 두려움이 만연하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이제 웬만한 안드로이드 유저라면 ‘안드로이드 악성코드 몬스터’에는 익숙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에 대한 거의 모든 담론에서, 그리고 모든 ‘빅, 배드 바이러스 사건 보도에서 거의 항상 다루어지지 않은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바로, 플레이 프로텍트가 제공하는 거의 모든 보안 기능은 지금까지 안드로이드의 일부로 계속해서 제공되어 오던 것들이라는 사실이다.

그렇다, 이는 사실이다. 플레이 프로텍트의 그럴싸한 보안 기능들은 전혀 새로운 것들이 아니다. 좀 더 사용자들의 눈에 잘 띄도록, 기억에 잘 남도록 새롭게 프레임 되었을 뿐이다.

믿을 수 없다고? 그럼, 플레이 프로텍트의 주요 기능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도록 하자.

1. 플레이 스토어 스캐닝을 통해 악성코드를 잡아낸다
분명 중요한 기능이다. 그리고 구글은 2012년 이후 줄곧 플레이 스토어 모니터링을 통해 악성코드가 포함된 앱을 적발해 왔다.

2. 모바일 기기에 설치된 앱을 모니터링 해 수상한 활동을 잡아낸다.
이 기능 역시 구글이 2012년 처음 도입했던(그리고 이듬해 더욱 광범위하게 본격적으로 런칭했던) 기능으로, 원래 목적은 플레이스토어 외의 루트로 비 공식적으로 설치된 앱을 관리하는 것이었다. 구글은 2014년 이 시스템을 확장해 기기에 설치된 모든 앱을 다 모니터링 해오고 있었다.

3. 원격으로 모바일 기기의 위치를 파악하고, 잠그거나 데이터를 삭제할 수 있다
아주 유용하고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다. 그리고, 아마 짐작했겠지만 2013년 이후 줄곧 안드로이드에서 이러한 기능을 제공해 왔다.

4. 악성코드를 배포하거나 개인 정보를 훔치려는 웹사이트에 대해 경고해 준다.
이 기능은 크롬의 ‘안드로이드용 세이프 브라우징’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2015년부터 도입되었다.

안드로이드 보안의 허구와 진실
여기서 잠깐. 이 글의 목적은 플레이 프로텍트를 깎아 내리거나, 필요 없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잠시 멈춰주길 바란다. 왜냐하면 내가 전하려는 요점은 그것과는 전혀 다른, 정 반대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플레이 프로텍트가 제공하는 모든 기능들은 보안 측면에서 두말하면 입 아플 정도로 중요한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보안 기능들은 이미 수년 전부터 안드로이드에서 자체적으로 제공되고 있었던 것들이다. 다만 대부분 사용자들이 이 사실을 몰랐을 뿐이다. 오로지 소수의 기술 마니아들만이 그 존재를 알고 있었다. 그 결과 지난 수 년간 우리는 안드로이드의 보안 이 취약하다는 오해를 진실처럼 받아들이며 살아 왔다.

그리고 바로 그런 점에서 플레이 프로텍트는 의미가 있다. 이전에 없던 어떤 새로운 보안 묘책을 내놓았기 때문이 아니라, 이러한 보안 기능들을 새롭게 프레이밍 하고, 포지셔닝 함으로써 구글의 보안 상태에 대한 유저들의 인식과 관점을 바꾸어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특징 중 하나가 일은 잘 해놓고 마케팅에서 초를 친다는 것인데, 이 때문에 일반 유저들에게 자신들의 강점을 충분히 알리지 못하고 있다.

악성코드에 취약하다는 오해야 말로 안드로이드의 고질적 문제였다. 플레이 프로텍트는 이러한 인식을 바꾸어 나가는 여러 단계 중 시작에 불과할 것이다. 폰에서 플레이 프로텍트 페이지로 가려면 먼저 시스템 설정의 ‘구글’ 섹션에 간 다음 ‘보안’ 항목을 찾고(메인 시스템 설정 메뉴의 ‘보안’ 항목과 헷갈리지 말 것),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 구글 플레이 프로텍트를 선택해야 한다. 확실히 가시적이지도 않고, 상당히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향후 구글이 이 정보를 좀 더 눈에 띄는 방식으로 더 많은 유저들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머지 않아 플레이 스토어에서도 플레이 프로텍트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또한운영체제 단에서 경험하는 플레이 프로텍트의 보안은 단지 시작일 뿐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다. 최소한 아직까지 운영체제 전반에 걸친 전체적 변화를 거치지 않고도, 플레이 서비스 업데이트만을 통해 전달할 수 있는 수준에서는 최선을 다 한 것이라고 보여진다 (운영체제 전반에 걸친 전체적 변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서드파티 제조사들이 기본 운영체제 설정을 임의로 수정하지 못하도록 라이선싱 계약 내용 역시 수정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그저’ 시작일 뿐이지만, 한편으론 ‘드디어’ 시작이기도 하다. 기존의, 있어도 있는 티도 나지 않고 뭔가 체계도 없어 보이던 보안에 비하면, 플레이 프로텍트는 안드로이드 보안이 보여지는 방식을 새롭게 바꾸어 놓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달리, 플레이 프로텍트는 ‘구글의 허술한 보안’을 ‘정비’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실제로 기능적인 측면에서 플레이 프로텍트에 기존에 없었던 것이 추가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리고 그 동안에도 다양한 보안 대책들이 마련되어 있었기에 안드로이드 상의 말웨어 위협은 사실상 유의미하다고 보기 힘든, 실체 없는 불안에 가까웠다. 그보다는 ‘말웨어 위협에 대한 불안’이 오히려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위협하는 존재였다.

그리고 플레이 프로텍트의 존재 이유는 바로 이 불안을 제거하는 데에 있다. 구글의 강력하고 철저한 안드로이드 보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다. 오래 전에 했어야 할, 하지만 이제라도 시작해서 다행인 노력이며, 이러한 노력 그 자체만큼이나 그를 둘러싼 상황과 문맥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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